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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하늘은 하늘색일까 외 3편 / 김주경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22|조회수56 목록 댓글 0

하늘은 하늘색일까

 

김주경

 

 

아이는 하늘색을 인정할 수 없는데

엄마는 하늘색을 증명할 수 없는데

창밖은 하늘 땅 구분 없는 우울한 봄날인데

 

황망한 낯빛으로 붉은 눈만 껌벅이는

하늘이 하늘색일 확률은 얼마일까

불변의 명제 앞에서 옹색해진 하늘색

 

아이는 하늘색을 찾을 수가 없어서

엄마는 하늘색을 버릴 수가 없어서

일곱 살, 반 접힌 도화지엔

그리다 만 봄, 봄

 

 

 

시간의 뒤편을 읽다

 

김주경

 

 

볕살이 절절 끓는 광장을 등에지고

연식도 품목도 구별 없는 잡동사니

떠돌던 내력은 함구한 채

햇무리로 앉았다

 

통기타 삼천리자전거 LP판에 재봉틀

재산목록에도 올랐을 한때의 영화榮華들이

시간의 뒤편을 걸어와

신화를 쏟아낸다

 

오가는 걸음들은 미로 속 보물찾기

사연을 얹어가다 추억도 당겨보는

한물간 아나키스트

모처럼 파안이다

 

 

 

비행운

 

김주경

 

 

하늘의 이마가 유리처럼 투명한 날

처음 본 바람과도 눈인사를 나누는 날

하늘을 하늘색이라 불러도 걸림 없어 가벼운 날

 

징검돌 하나 없이 가을을 건너다가

풀피리 오물거리는 양 떼를 만난다면

뜻밖의 도반을 만난 듯

환호성이 터지겠지

 

발돋움이 못 미치면 손차양을 올리고

앞서 끌던 목동이 점 하나로 가뭇해도

한 음보 흩어짐 없는

양 떼는 다 읽어야 해

 

-《가히》(2025 .겨울호)

 

 

 

 

 

 

 

 

ㅡ김주경ㅡ
경남 밀양 출생. 2013년 《경남신문》신춘문예 당선. 《서정과 현실》신인상을 수상하며 활동 시작. 시조집 『은밀한 수다』, 『난각번호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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