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는 항상 같은 속도로 춤을 춘다
이중원
밀려드는 물살에 맑은 눈매 녹아들고
부서지는 외침으로 메아리친 파도 소리
묵묵한 발자국만이 파문으로 남아서
까맣게 타다 만 말 언제고 때 벗을까
흐르고 치이며 닦이길 기다리니
펄 위에 희미하게 남은 네 웃음의 그림자
고요한 수면 위로 잠들은 아이의 눈
휘노는 자장가가 밤바다 노래처럼
은하수 꿈꾸는 시선 따라 가슴에 뿌려진다
그늘을 위한 증명사진
뒤집힌 채 입을 다문
반사경의 평원에서
뒤꿈치로만 걷는
백색의 실루엣이
창문에 녹아내리며
검은 눈을 반짝인다
무심과 유심 사이
이제는 끝이란 걸
미처 알지 못하고
이별하고 마는 것의
무한한 연속체 속
행간의 마침표를 뚫고
물망초가 피었다
- 객 동인지 4집『거울 속 히치하이킹』(2026, 고요아침)
ㅡ이중원ㅡ
1986년 서울 출생.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졸업. 2016년《조선일보》신춘문예 등단. 제8회 한국가사문학대상 수상. 시조집『꿈꾸는 기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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