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1층, 장사는 2층"… 상가 투자의 절대 공식 '1층 불패'가 무너진다
[Remark] 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상가 투자의 절대 공식으로 통용되던 ‘1층 불패’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소비 패턴의 다변화, 코로나 19를 거치며 바뀐 사회 트렌드 등이 오랫동안 상가 시장에서 지켜온 공식을 깨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공간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절대 공식으로 통용되던 '1층 우량 상가'의 위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소비 패턴의 다변화와 공간 활용 트렌드, 그리고 SNS 마케팅으로 리테일 시장의 지형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1층 월세가 상층부보다 비싸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없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1층의 임대료는 하락한 반면 고층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습니다. 또한 상식을 탈피한 상가 입점 구성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층수라는 물리적 제약을 탈피한 파격적인 MD(테넌트 구성) 사례가 증가하며 상업 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Remark] 약해지는 ‘1층 프리미엄’과 상층부의 재발견
과거 상가 임대료는 1층이 2층보다 2배,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서는 3배 가까이 비싼 것이 당연했습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매장으로 들어오는 '워크인(Walk-in)' 고객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1층과 2층의 임대료 격차가 좁혀지거나, 1층 대비 2층 임대료 비중을 뜻하는 '효용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분기 서울 집합상가 1층 평균 임대료는 ㎡당 5만1,700원이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4만9,100원으로 하락했습니다. 반면 1층을 제외한 층에서는 임대료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목격됩니다.
예를 들어 강남권역의 경우, 2019년 2~4층 상가 임대료는 1층 대비 37~48% 수준이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41~56% 선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이는 고객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업종이 상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는 상가 내 층별 역할과 입점 공식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1층은 직접적인 수익 창출보다 '브랜드 노출과 경험'에 집중하는 쇼룸(Showroom)의 성격이 강해졌고, 실제 소비와 오랜 체류는 2층 이상의 상층부에서 일어나는 구조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3층 공간의 경우 병의원, 학원, 오피스 등 '필수적인 목적'과 '전문성'을 띠는 업종들이 주를 이루며, 2층보다도 훨씬 긴 고객 체류 시간을 확보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Remark] '입지'의 개념을 바꾼 SNS와 MZ 자영업자
역세권이나 대단지 주변이 우량 상권이라는 전통적인 입지 공식 역시 SNS의 발달과 함께 조금씩 금이 가고 있습니다.
이태원 상권의 확장축인 경리단길과 해방촌, 그리고 최근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성수동, 연남동, 익선동 등은 지하철역과 거리가 멀거나 낡은 주거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 입소문을 타고 거대 상권으로 성장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지도 앱과 SNS 검색을 통해 원하는 매장을 기꺼이 '찾아가는' 목적형 소비가 보편화되면서, 가시성 높은 1층의 필수성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입니다.
최근 상권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흐름을 누구보다 영리하게 활용합니다. 비싼 1층 임대료를 감당하는 대신 2층이나 지하를 택해 고정비(월세)를 대폭 낮추고, 절감된 비용을 독창적인 인테리어나 유튜브, 릴스, 틱톡 등 숏폼 바이럴 마케팅에 재투자하는 '가성비 중심의 공간 기획'을 적극적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Remark] 소규모 매장을 넘어 대형 자본까지… '수직적 공간 확장'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1층 프리미엄의 약화'와 '상층부 활용' 트렌드가 비단 소규모 자영업자만의 생존 전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형 리테일 브랜드와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서도 이를 핵심 전략으로 적극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명동 르메르디앙 호텔 빌딩 저층부에 약 1,000평 규모로 입점한 '명동 유니클로'입니다. 명동의 1층 상가 임대료는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대규모 자본을 갖춘 글로벌 SPA 브랜드조차 넓은 1층을 통째로 임대하는 막대한 비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유니클로는 1층 공간을 매장 입구와 브랜드를 상징하는 핵심 쇼룸(얼굴)으로 가시성을 확보하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2층과 3층을 넓게 확보해 실질적인 메인 매장으로 활용했습니다. 명동 한복판이라는 상징적 접근성을 누리면서도 영리한 '수직적 공간 확장' 전략을 취한 것입니다.
이는 건물주(임대인)의 셈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계기이기도 합니다. 과거 대형 오피스나 호텔 건물은 1~2층을 화려한 로비나 은행 지점 등으로 비워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니클로와 같은 초대형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를 저층부에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리테일 시설이 주변 유동인구를 건물 안으로 강하게 빨아들이면 상권 전체에 활력이 돌고, 결과적으로 상층부에 자리한 오피스나 호텔의 자산 가치까지 동반 상승하는 밸류애드(Value-add)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니클로의 명동 귀환은 단순히 대형 옷 가게가 하나 생겼다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비싼 1층은 간판으로, 저렴한 위층은 실속으로 채우는 최신 리테일 트렌드'와 '저층부를 매력적인 상업 공간으로 기획해 전체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대형 오피스 시장의 생존 공식'이 완벽하게 맞물려 탄생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KT 에스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