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자색 당근·토마토 농사짓는 김재민 씨
남다른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김재민 씨는 귀농 후 많은 일을 해왔다. 매번 성공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도전이 있었기에 뚜렷한 성과도 따라왔다. 좌충우돌 7년간의 귀농 이야기를 소개한다.
품목 다양화로 안정된 농가 수익 실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에서 다양한 작물을 농사짓는 귀농 8년 차 김재민 씨(36·김농부 대표). 망고 농사로 시작해 지금은 자색 고구마와 토마토까지 품목을 늘려 안정적인 농장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영 수익 모델을 찾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19년에 귀농했으니 벌써 만 7년이 됐네요. 아직 완전한 안정기라곤 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 중이죠. 국내에서 망고 재배가 드물던 시절 일찍이 뛰어들어 홀로 고군분투하며 고생을 했어요. 시행착오도 많았고 수입이 없던 기간도 있었죠. 그 과정이 헛되지 않아 지금은 망고 재배 기술을 터득한 것은 물론, 망고 묘목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지요.” 그동안 지속적으로 재배 품목을 추가하며 농사 규모를 늘려왔다는 김씨는 현재 2만 130㎡(6100평)에서 농사짓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는 그의 귀농 정착기가 궁금해졌다.
[‘망고 매력’에 빠져 직장 생활 접고 귀농] 귀농 전 김씨는 대도시에서 독일산 자동차 영업직으로 7년간 일했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농사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경남 김해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다. 이후에도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며 남다른 ‘나무 사랑’의 마음을 키웠다.
“직장 생활하며 돈을 모아 귀농을 준비했어요. 그때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는 고부가가치 작물인 망고에 주목했죠. 아직 재배 농가가 거의 없어 잘만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렇다 할 재배 기술이 없다는 거였어요. 스스로 알아내야 했던 거죠.” 김씨는 2019년 어렵사리 2970㎡(900평)의 고추 재배용 비닐하우스를 구해 망고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망고 묘목을 구입해 심으려 할 무렵 땅에 물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농지를 잘못 구했던 거예요. 심기 전에 침수된 것이 차라리 나았던 거 같아요. 심은 후였다면 피해가 더 컸을 테니까요. 궁여지책으로 정보를 수집해 화분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후 애초 계획을 변경해 묘목을 화분에 심었죠.” 이후에도 난관은 계속됐다. 화분에 드리퍼를 꽂아 양액재배하게 됨에 따라 적절한 양액 조성표를 알아내야 했다. 다행히 묘목상을 통해 양액 조성표를 얻은 그는 레시피에 따라 성분을 조금씩 가감하며 농장 환경에 맞는 재배법을 터득해갔다.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년생 묘목을 심어 망고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수입이 없는 2년이라는 시간을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이때 청년 창업농에 선정돼 3년간 영농정착지원금을 받아 큰 도움이 됐어요.” 이후 김씨는 망고 농사 규모를 2배로 늘려 2021년엔 5940㎡(1800평)에서 농사를 짓게 됐다. 또한 망고 열매뿐 아니라 묘목 판매를 시작해 수입도 늘렸다.
[자색 당근·토마토 농사 병행…연중 생산체계 갖춰] 2021년 김씨는 소득을 늘리고 농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3300㎡(1000평) 규모의 당근 농사를 시작했다. 2022년부터는 기능성 품종인 자색 당근으로 바꿔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11월 말~12월 초에 파종해 이듬해 5월 말~6월 초에 수확한다.
“자색 당근은 수분 함량 등 일반 성분은 일반 당근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생리활성 물질로 주목받는 폴리페놀 함량이 1.5배 높아요. 또한 플라보노이드는 10배, 안토시아닌은 30배 이상 많아요. 이 외에도 대사증후군과 깊은 관계가 있는 인슐린 수치를 낮추며 혈당 조절 작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김씨는 생산한 자색 당근을 저온창고에 보관한 뒤 1·2·3㎏으로 소포장해 전량 직거래로 판매한다.
2024년엔 토마토 농사에도 뛰어들었다. 1만 1550㎡(3500평) 규모로 9~10월, 12월과 이듬해 2월 등 3번에 나눠 모종을 아주심기한 후 연중 생산한다. 품종은 <마토305> <옹골찬> <달짝이> 등 동양계 찰토마토다.
“생산한 토마토의 50%는 지역 공판장에 ?하하고 나머지 50%는 직거래하고 있어요. 직거래 중 25%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등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는 농산물 전문 셀러를 통해 소진하죠. 특히 쿠팡의 광고 효과가 좋아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요.” 김씨는 외국인 근로자 3명을 고용해 5㎏들이 400상자 물량을 매일 판매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서면점과 수원점 등에 토마토를 납품했어요. 그러나 수익과 효율 면에서 온라인 직거래 위주로 판매하는 게 나아 백화점 납품은 포기했죠. 매일 일정한 양을 파는 게 경영에 큰 도움이 돼요.” 토마토는 토경재배하지만 점적호스로 양액을 공급해 농사짓는다.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까지 받아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망고 묘목 판매 위주로 전환…스마트팜 조성 계획도] 김씨는 망고 농사 규모를 한때 1만 3200㎡(4000평)까지 늘렸지만 생산성에 한계를 느껴 지난해 5280㎡(1600평)로 줄였다.
“재배 기술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스마트팜이 아닌 일반 시설하우스에서는 고품질의 망고 생산이 힘들더라고요. 현재 애플망고인 <어윈> 품종을 연간 1t가량 생산해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어요. 대신 망고 묘목 판매를 늘렸어요. 묘목 판매가 망고 수익의 80%를 차지하죠.” 김씨에 따르면 망고나무는 피트모스로 화분재배한다. 10~12월 월동(꽃눈 분화 억제) 기간을 50~80일 둬야 하는데 이때 낮 온도는 15℃, 밤 온도는 5~8℃를 유지해야 한다.
“월동할 때 빛도 차단해야 하죠. 차광막과 보온담요로 빛을 적절히 차단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밤 온도예요. 일반 시설하우스에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또 여름철엔 하우스 온도가 50~60℃까지 올라가 열매터짐이 많이 발생했어요. 이러한 상황이 반복돼 열매 생산 대신 묘목 생산으로 판매 전략을 바꿨어요.” 현재 묘목의 주 ?객층은 일반 가정으로 관상용 판매가 주류를 이룬다. 관엽수처럼 잎이 큰 5년생 묘목의 선호 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이색 작물인 망고의 열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아이를 둔 가정에서도 많이 찾는다. 이 때문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 무렵이면 판매량이 늘어난다.
김씨의 다음 목표는 망고 재배에 최적화된 스마트팜을 짓는 것이다. 많은 투자 비용이 드는 만큼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망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그인 만큼 경남 지역에서 최고의 망고를 생산하는 농장이 되도록 머지않은 미래에 도전할 생각이다.
출처 농민신문 글 이소형 | 사진 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