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농가] 대저토마토 시설재배하는 김정용 씨
부산 강서구에서 대저토마토를 재배하는 김정용 씨는 짧은 출하 기간과 낮은 생산성을 개선해온 농업인이다. 그는 대저토마토에 맞춘 연동형 스마트팜에서 토경재배를 유지하며 출하 시기를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늘렸다. 이를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높이고, 지역 청년·귀농인에게 재배 기술을 전수하며 대저토마토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맞춤 시설과 기술로 관행 두 배 생산
소비시장에 알려진 대저토마토(짭짤이 토마토)는 이렇다. 부산 강서구 대저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토마토로, 개화 후 60~70일에 수확하는 일반 토마토와 달리 개화 후 100일이 지나서야 수확한다. 1년 중 약 3개월만 맛볼 수 있으며 새콤달콤한 맛과 찰진 식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단동 하우스 토경재배가 일반적이며 지금도 대저토마토 생산 농가의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 같은 대저토마토의 맛과 브랜드는 여전히 강점이지만, 판매 기간이 짧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37년 차 재배 농업인 김정용 씨(59)는 이 점에 주목했다. 기술과 시설을 활용하면 생산 기간을 늘려 소비를 확대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30년 이상 농사짓던 단동 하우스에서 벗어나 4620㎡(1400평) 규모의 연동 하우스로 전환했다. 이후 고품질 다수확 재배법을 하나씩 만들어갔다. 그렇게 대저토마토의 새로운 재배 실험이 시작됐다.
[연동형 스마트팜 전환 후에도 토경재배] “대저토마토는 9월에 파종해 10월 말 아주심기하고 이듬해 3월부터 5월까지 출하하는 작형이 일반적입니다. 바닷가 토양이 지닌 염류가 고유의 맛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토경재배만 하고요. 이런 장점은 극대화하되 단점을 개선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김씨는 10년 전부터 논문 등을 찾아보며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2023년 8연동 스마트팜을 지었다. 농장 곳곳에는 대저토마토에 맞춘 시설과 장치를 설치했다. 우선 층고가 7m로 상당히 높다. 연동 하우스는 단동 하우스에 비해 일조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층고를 높였?. 아주심기 직후와 출하 후반기 고온에 대비해 환기시설도 강화했다. 랙 앤드 피니언 방식의 천창 개폐장치와 곁창을 활용해 시설 전체의 개폐 면적을 늘렸다. 이를 통해 시설 내부의 뜨거운 공기와 습기를 제거하고 적정 습도 유지 능력도 높였다. 온도는 개화기와 착과기에는 주야간 15℃ 이상, 성숙기에는 20℃ 이상으로 관리해 생육과 비대를 촉진한다. 이러한 주요 데이터는 하우스 입구의 대형 모니터에 표시해 재배 관리에 실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층고를 높이면서 단동 하우스에서 5~6단 재배하던 것을 10단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맞춤형 환경 관리로 생육 기간도 길어졌고요. 2024년 12월 28일에 처음 수확하고 지난해 6월 10일까지 6개월 가까이 수확했습니다. 올해는 그 이상이 가능할 거라 예상합니다.” 그가 시설을 전환한 건 생산량 때문만은 아니다. 대저토마토 본연의 맛을 유지하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했다. 그래서 연동 하우스로 전환한 뒤에도 토경재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연동 하우스에 층고를 이렇게 높여놓고 무슨 토경재배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대저토마토의 맛을 만드는 건 물과 햇빛 그리고 토양이에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죠. 시설을 통해 광 조건을 개선하고 토경재배를 유지한 결과, 지난해 3.3㎡(1평)당 40.8㎏을 수확했습니다. 관행 재배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토양·물·잎따기 관리 재정립해 두 배 이상 수확] 김씨는 연동 하우스 재배로 전환하며 재배법을 수정·보완했다. 그에 따르면 농작물 생산에서 단순히 수량만 늘리는 건 어렵지 않다. 관건은 맛을 유지하면서 수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관행 방식의 토양 관리는 이어가되, 새 시설에 맞춰서 물관리와 작물 관리법을 수정했다.
“단동 하우스 재배 때와 마찬가지로 6월 22일 무렵이면 극조생종 벼를 모내기합니다. 73일이면 수확하는 품종이라 9월 초에 베어내고 볏짚을 깊이갈이해 넣어요.
이 과정을 거치면 전기전도도(EC)가 평균 6.9dS/m에서 3.4dS/m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볏짚을 갈아넣은 후에는 깻묵(유박)이나 가축분이 들어 있지 않은 완숙퇴비를 시비한다. 화학비료는 쓰지 않고 웃거름만 약간 넣는다. 지난해 퇴비 투입량은 3.3㎡당 1㎏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김씨에 따르면 밑거름 위주의 농사는 수월하지만 토양이 망가질 수 있다. 반면 웃거름 위주의 농사는 번거롭더라도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 공급량은 단동 하우스 재배 때보다 많다. 관행 대저토마토 재배에서는 아주심기 이후 물을 1~2번만 주고 끊지만, 현재 시설에서 고단재배할 때는 이 방법이 맞지 않는다. 이에 주기적으로 소량의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생육 단계와 외부 환경에 따라 물 주는 양과 간격도 달리하고 있다. 잎따기(적엽) 방식 역시 관행과 다르다. 관행 재배 때는 하단부 잎만 제거했지만, 연동 하우스 재배로 전환한 뒤에는 열매를 가리는 잎을 잘라내는 작업을 추가했다.
“잎따기는 토마토 수량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외부 일손에 맡기지 않고 부부가 직접 관리합니다. 잎 크기 또한 적당하게 유지하며 당도 등 토마토 맛을 높이고요. 이렇게 해서 토경재배할 때 3~4단마다 나타나는 생육 정체기를 극복하고 수량과 품질을 함께 높이고 있습니다.” [야냉육묘와 이산화탄소 발생기 활용으로 고품질 유지] 김씨의 대저토마토 농사 기간은 관행보다 길다. 10월에 심어서 이듬해 5월이면 출하를 마치는 8개월 농사인 관행과 달리, 그는 9월 초에 육묘를 시작해 이듬해 6월 중순까지 수확하는 10개월 농사를 ?는다. 자가 육묘하기 때문이다. 육묘 과정에서는 야냉육묘 단계를 추가해 우량묘를 만든다.
“작물이 자라는 첫 단계부터 지켜보며 세심히 관리합니다. 육묘기인 9월은 낮 기온이 30℃까지 오르는 시기라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게 하고 밤에는 차광과 함께 일교차를 15℃로 유지하는 야냉육묘를 합니다. 이 방법은 지난해 완성했는데 이렇게 하면 모종이 튼튼해지고 꽃도 마디마다 잘 형성됩니다.” 토마토 토경재배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이산화탄소 발생기도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저토마토를 작기 내내 고품질 다수확?려면 이산화탄소가 600~700ppm 필요하다. 이런 남다른 노력과 연구를 바탕으로 그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대저토마토는 연간 56t에 이른다. 판매는 직거래가 65%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2002년부터 쌓아온 개인 고객이 5만 명을 넘을 정도로 고객층도 탄탄하다. 그는 온라인 토마토 공부방도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부산 토마토 농가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40대 이하 청년·귀농인에게 새로운 시설과 기술 활용법, 고품질 다수확 생산 기술을 기꺼이 전수하고 있다.
“제가 찾은 기술과 방법을 앞으로 대저토마토 생산을 이끌 농가에 전달?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연구해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출처 농민신문 글 김산들 | 사진 남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