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농가] 대추 재배하는 송효필 씨
충북 보은에서 노지와 비가림 시설을 활용해 대추를 재배하는 송효필 씨. 그는 이상기후에 대응한 생육환경 관리에 힘쓰며 고품질 대추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말린 대추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생대추와 가공품까지 온라인 직거래를 확대하며 연 매출액 2억 원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생육환경 관리로 고품질 대추 생산 온라인 직거래로 판로 넓혀
충북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대추 과원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아버지 송진구 씨(77)의 뒤를 이어 가업을 승계한 송효필 씨(35·농부라더스 대표)가 운영하는 대추 농장이다. 4월 말 찾은 과원에서는 대추나무 가지마다 초록빛 새순이 돋아났고 순따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추나무 새순은 가지로 자라는 주순과 열매가 달리는 열매순 여러 개가 함께 나옵니다. 꽃이 피고 대추가 달리는 열매순을 키우기 위해 주순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대추 농사 8년 차인 송씨는 보은 대추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아버지의 대추 농사는 늘 정직했습니다. 하지만 유통구조 문제로 연 6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려웠어요. 좋은 대추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가 농장 운영에 참여한 이후 수익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현재 노지 1만 9800~2만 3100㎡(6000~ 7000평), 비가림 하우스 9900㎡(3000평) 규모에서 대추를 재배하며 연간 2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주력 품종은 <복조>이며 전체 면적의 약 10%에서는 추석 전 출하를 위한 조생종 <추왕>을 재배하고 있다.
[환경제어로 장마철 전 착과…환상박피로 안정 생산] 송씨는 경사가 가파른 곳에서는 노지재배를 하고, 과원의 지형 특성에 맞춰 우산형·연동형·계량형 등 다양한 형태의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비가림 시설재배는 장맛비와 저온 피해를 줄여 낙과와 열매터짐(열과)을 예방하고 고품질 생대추 생산에 유리합니다. 보은군 지원사업으로 재배환경에 맞는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최근에는 여름철 극심한 무더위로 밤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정 불량을 겪는 농가가 늘고 있다. 대추는 야간 온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야 수정이 원활히 이뤄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는 대추 수정 시기를앞당기고 생산성을 높이는 재배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장마 역시 대추 농사의 큰 변수다. 장기간 강우와 일조량 부족은 낙과와 열매터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기존 비가림 시설 외에 2년 전1650㎡(5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추가로 설치했다.시설 내부 환경을 제어해 장마철 전에 대추 착과를 완료하기 위해서다.“비닐하우스에서는 새순이 노지보다 2~3주 빠른 4월초부터 나옵니다. 측창을 조절해 내부 온도를 관리하면착과 시기를 장마철 전으로 앞당길 수 있습니다. 장마철 전에 대추 지름이 1.5㎝ 이상 자라야 낙과 피해를 줄일 수 있거든요.”대추나무 꽃이 피는 6~7월에는 안정적인 착과를 위해비배 관리와 병해충 관리에도 힘쓴다. 특히 그는 장마철광합성 부족에 대비해 6월 중순부터 환상박피 작업을한?.환상박피는 대추나무 원줄기의 수피(나무껍질)를 고리모양으로 벗겨내 체관부의 양분 이동을 차단하는 작업이다. 송씨는 “환상박피를 하면 수세가 안정되고 착과량이 증가해 대추 생산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품질 차이는 세밀한 환경·영양 관리에서 나와] 송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이상기후로 대추 재배가 더욱어려워졌다고 말한다.“지난해는 대추 착과량은 많았지만 여름철 폭염으로 햇볕데임과 응애 피해가 심했습니다. 일부 농가에서는 수확기를 앞두고 세균과 곰팡이로 병이 발생해 열매에 검은 반점이 퍼졌고 상품성이 ?게 떨어졌어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는 적기 방제와 함께 시설 내부의 환경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환풍기를 가동하고 측창을 개폐해 시설 내부 습도를조절하는 것이 병 예방의 핵심입니다.”또한 대추 수확량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생육 단계별영양 관리에도 세심하게 대응한다.“여름부터 가을까지 대추 생육 상태에 맞춰 14일 간격으로 방제와 영양 관리를 합니다. 폭염으로 뿌리 활력이 떨어질 때는 아미노산을 엽면시비하고, 수확기 전에는 마그네슘을 공급해 잎 황화를 줄입니다.”노지재배에서는 양분 용탈을 고려해 대추?무 잎이 떨어진 뒤 완전히 부숙된 퇴비와 복합비료를 밑거름으로시비한다. 웃거름은 대추 착과가 완료되는 7월 중하순에인산칼슘을 공급하고 수확 직전에도 추가로 살포한다.그는 대추의 크기와 맛은 결국 광합성량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대추나무 주지와 부주지(결실부)가 지나치게 많으면 수관 내부로 햇빛이 충분히 들어가지 못해꽃눈 분화와 과일 비대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이에 채광과 양분 집중을 위해 부주지를 1~2개만 남겨 관리하며 대추 품질과 수량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온라인 판매 확대…유통구조 혁신] 보은 대추는 과육이 많고, 평균 당도가 20~30브릭스로높다. 특히 비가림 시설에서 재배한 대추는 열매가 크고색이 깨끗해 상품성이 우수하다.그는 그동안 노지 대추도 30㎜ 이상 크기로 키워왔지만올해부터는 착과량을 늘려 다소 작은 크기로 생산할 계획이다. 말린 대추는 작은 것을, 생대추는 큰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전략이다.하지만 이러한 운영 방식의 변화가 처음부터 아버지의 공감을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보은대추축제와 단골 위주의 오프라인 판매를 선호하던 아버지와 온라인판매 확대를 추진하려는 송씨 사이에는적지 않은 의견 차이도 있었다.
결국 그는 성과로 자신의 유통·판매 전략을 증명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청년농부 송효필’을 운영하며 쿠팡 등 온라인채널 판매를 확대했고, 검색 노출을 강화해 전국의 카페와 가공업체까지 단골 고객으로 확보했다.생대추와 말린 대추, 대추즙 등 가공품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10~20% 수준이며 온라인 판매액만 약 1억 7000만~1억80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10월~11월 초에 판매하는 생대추 매출액은 약 9000만 원 수준이며, 연중 판매하는말린 대추가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그는 소비자에게 ‘보은 대추는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저온저장고에 보관한 생대추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지키고 있다.“당일 수확한 대추만 선별해 배송합니다. 대추 지름만재는 단순 기계 선별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길쭉한대추와 통통한 대추를 균일하게 담기 위해 세심하게 선별합니다. 또 생대추는 야간 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져당도가 충분히 오른 시점에 가장 단단한 것만 골라 출하합니다.”송씨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대추 재배환경을 더욱 정밀하게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여?겠다”며 “앞으로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해 고추 등 새로운 소득작물 재배에도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글 이진랑 | 사진 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