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경제성까지 고려한 단층주택 설계 사례
설계컨설팅 | 파주 월롱면 단독주택
세상에는 수많은 설계가 나오지만 그 모두가 건축물이 되지는 못한다. 대지 여건과 건축주의 상황, 건축가의 철학 등 다양한 요소가 담긴 설계 중 놓치기 아쉬운 사례를 만나본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지역지구 :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대지면적 : 422㎡(127.65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연면적 : 120㎡(36.3평)
높이 : 6.8m
구조 : 경량목구조
건폐율·용적률 : 28.43%
설계 : 바운더리 건축사사무소
고즈넉한 마을 풍경에 자리한 은퇴 후 주택
대지는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다. 1954년부터 형성된 오래된 터로, 마을 안쪽 깊숙이 자리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보존되어 온 장소성을 지닌다. 마을 내에서도 가장 풍부한 일조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 풍경을 넓게 조망할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이 돋보인다. 동시에 외부의 시선에서는 자연스럽게 벗어나 있어 조용하고 사적인 주거 환경을 형성한다. 또한 차량 기준 약 5분 거리에 서울문산고속도로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2027년 말 개통 예정)가 위치해 전원적인 풍경 속에서도 도심과의 접근성을 함께 갖춘 입지라 할 수 있다. 건축주는 노후를 위한 보금자리를 계획하며 오랜 시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집을 원했다. 남편은 목수로 오랜 현장 경험을 가졌고 아내는 가정을 돌보며 생활의 온기를 채워온 사람이다. 두 사람은 화려함보다는 실용성과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특히 노후 이후에도 큰 부담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인 주거를 바랐다. 건축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건축비와 향후 유지관리 비용이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시간이 지나도 관리 부담이 적은 재료와 공간 구성에 집중하였다.
에너지 효율까지 고민한 담백한 디자인
건축의 설계 개념은 ‘단순하지만 잘 디자인된 집’, 그리고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집’이다. 화려하거나 과장된 형태보다는 절제된 구성에서 분위기와 감각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꾸안꾸’의 태도를 공간에 담고자 했다. 특별히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럽지만, 비례와 재료, 빛의 방식 속에서 은은한 디자인의 밀도를 느낄 수 있는 집을 목표로 하였다.
경기 북부의 추운 겨울 기후를 고려해, 건축비를 절감하면서도 안정적인 단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형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에 따라 외피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순한 직사각형 매스를 기본으로 계획하였으며, 단열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명확한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지붕은 눈과 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박공지붕 형태를 적용해 유지관리의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실루엣을 형성하였다. 또한 내부 난방과 온수 시스템에는 히트펌프를 적용하여,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과 에너지 사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따뜻한 배려를 가진 중정과 빛을 품은 공간
전면의 담장은 외부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차단하면서도 내부에는 아늑한 중정을 형성하도록 계획하였다. 담장은 단순한 경계 요소를 넘어, 내부 생활을 보호하고 공간에 깊이감을 부여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또한 담장과 건물은 약 15㎝ 정도 이격해 계획하였는데, 이는 담장과 건물이 직접 연결되며 발생할 수 있는 열교를 줄여 단열 성능을 유지하려는 의도이다. 동시에 그 작은 틈은 길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는 여유가 되어, 집이 가진 소박한 배려와 따뜻한 태도를 드러낸다.
내부 공간은 경제성과 유지관리 측면을 고려해 별도의 지붕창을 계획하지 않았다. 대신 인테리어 요소를 활용해 마치 지붕창에서 자연광이 스며드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단순하게 구성된 내부 공간 안에서도 빛의 깊이와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공간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더하도록 계획하였다.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공간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자 한 이 집의 태도가 내부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PLAN & DETAIL
글&자료_ 건축가 박순빈 : 바운더리 건축사사무소
바운더리 건축사사무소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곳 사이에 경계를 탐구하며, 그 안에서 공간과 경험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지 않으며, 경계를 읽고 잇고 때로는 허무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환경, 일상과 장소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간을 만드려 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경계(Boundary)라는 틀 속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이야기다. 바운더리 건축사사무소는 지금까지 없었던 공간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https://boundaryarchitects.co.kr
구성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6년 6월호 / Vol. 32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