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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데’ 이광규 셰프의 로컬푸드 이야기

작성자해피데이|작성시간26.06.18|조회수73 목록 댓글 0

‘카나데’ 이광규 셰프의 로컬푸드 이야기

고급 횟감과 해산물을 취급하는 일식당과 이자카야는 재료를 다루고 해석하는 오너 셰프만의 감각과 기술력이 중요하다. 이는 식당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도 꼽힌다. ‘카나데’가 미식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광규 셰프의 재료를 향한 섬세하고 집요한 고민이 접시 위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글 황해원(외식칼럼니스트) 사진 고승범(사진가)

 

정교한 일식은 계절에서 시작된다

[제철 재료가 주는 생동감]
‘일식’ 하면 주로 신선한 횟감과 칼을 다루는 주방장의 섬세한 기술력을 떠올린다. 마니아들이 원하는 것 역시 정교한 손질을 거쳐 완성된 생선회의 식감과 풍미다. 그러나 이광규 셰프는 초점을 조금 다른 곳에 맞췄다. 바로‘제철’이다.얼핏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카나데’는 단순히 싱싱한 제철 생선회를 다루는데서 그치지 않고, 메뉴에 오르는 모든 재료를 되도록 그 계절에만 나는 것으로 꾸린다. 생선은 물론이고 평범한 튀김 요리에 곁들이는 소스까지 계절감을 살린다. 대표 메뉴인 ‘가리비 명란샌드’는 고로케 같은 튀김 요리로, 가리비·감자·명란이 한데 어우러져 맛을 낸다. 여기에제철 과일을 사용해 만든 소스를 얹으면 산뜻한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6월에는 복숭아와 자두를 산지에서 대량으로 들여와 크림과 함께 끓여 상큼한 계절의 맛을 전한다.이 밖에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독창적인 시도들이 메뉴판을 다채롭게 채운다. 오징어가 제철인 겨울에는 생물 오징어의 몸통에흰쌀밥을 가득 채워 쪄낸 뒤 녹진한 게장 크림소스를 얹어내고, 봄의 전령사인 두릅이 나올 무렵에는 두릅과 새우에 얇은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 특유의 향긋함을 살린다. 또한, 연한 고사리가 고개를 내미는 시기에는 직접 만든 고사리 페스토로 버무린 ‘카나데 스타일 고사리 파스타’를 특선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일식 조리법을 바탕으로 하되, 제철 재료를 가장 맛있게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 고객들이계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것이 저에겐 가장 중요한 가치예요.어떻게 하면 익숙한 일식의 틀에서 벗어나 풍부한 맛과 식감을 낼지 고민하다 보면 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그가 제철 재료와 신메뉴 개발에 온 힘을 다하게 된 데는 오래전 부산에서의강렬한 경험이 밑바탕에 자리한다. 기장의 멸치 마을에서 갓 잡은 생멸치로끓여낸 찌개의 맛, 그리고 조업하는 어부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그에게 큰영감을 줬다.

“그곳에서 맛본 찌개를 통해 멸치가 국물용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 되어 요리의 맛을 좌우한다는 것을 깨닫고 신선한 ?격을 받았습니다. 멸치에서 이토록 근사한 맛이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죠. 그때 제철 재료의 강력한 힘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 항구에 들어온 배에서 멸치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부들의 모습과다시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그들의 에너지 역시 잊을 수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진정으로 좋은 식재료는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과 생존 현장에서발현된다는 것을 깊이 체감했죠.”결국 그가 추구하는 요리의 본질은 재료에 대한 치열한탐구에서 시작해 사람의 삶과 풍경까지 접시에 담아내는 일이다.

[만화적 상상력으로 꾸린 한 상]
카나데에서는 메인과 몇 가지 시그니처 요리를 제외하면, 3개월마다 새로운 레시피의 메뉴를 선보인다.“신메뉴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는 제철 재료에 맞춰 조리법이 달라져야 하는 까닭도 있지만, 끊임없이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동력이 있어야 저 스스로도 발전할 수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신메뉴는 주로 만화 속 한 장면처럼 상상 속에서 밑그림과 색감으로 먼저 완성합니다.음식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 색감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제철 식재료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이어지거든요. 이것이 바로 풍부한 맛을 지닌 메뉴를 탄생시키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오너 셰프가 혼자 근무하는 작은 매장에서 이토록 실험적인 운영을 하기란 쉽지 않다. 손님이 많아 주문이 몰릴때면 음식 조리와 재료 관리 사이에서 한순간도 긴장을늦출 수 없다. 그럼에도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 것은 ‘완벽한 한 점’을 대접하고 싶다는 셰프의 진심 때문이다. 또한고객의 기억에 남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리사로서의 직업적 책임감도 포함돼 있다.

[가장 맛있는 한 점을 위해]
이곳의 메인 요리는 모둠 회다. 일식 셰프에게 생선은 가장 ?심이 되는 재료로, 어종별 손질법이 모두 다르기에끊임없는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 비린내가 강한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는 방식부터 한식이나 양식의 방법과는확연히 다르다.“생선마다 비늘을 제거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껍질에 상처를 내지 않고 온전히 비늘만 제거해야 맛이 살아나는어종도 있어 충분한 훈련이 필요해요. 그만큼 칼도 매번섬세하게 갈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어종별로 조리법에도 차이를 두어서 회의 맛을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도미는 갓 잡은 직후 최대한 빨리 제공해야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반면, 고등어는 적절한 조미와 숙성 시간을 거쳐야만 고유의 맛과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삼치의 경우 생으로 먹으면 다소 심심할 수 있어 겉면만 살짝 익히는 타다키(횟감용 생선의 겉면만 익히는 일식 조리법) 형태로 제공하는 식이다.


“생선마다 최고의 맛을 내는 타이밍과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숙성이 필요한 생선은 어종에 따라 온도와 시간에도 엄격하게 차이를 둡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또렷하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회에 꼭 필요한 소스도 그의 주요 연구 대상이다. 간장과고추냉이만 살짝 곁들여야 하는 생선이 있는 반면, 특별한 소스나 부재료와 만났을 때 풍미가 극대화되는 생선도 있다. 기름기가 많아 먹다 보면 금방 물릴 수 있는 참다랑어가 대표적이다.

 

그는 참다랑어에 촘촘하게 칼집을낸 후 참기름, 간장, 쪽파 등 갖가지 재료를 넣어 함께 무쳐낸다. 쫀득한 식감에 비해 고소함이나 단맛이 덜한 흰살생선에는 잘게 썬 갓김치를 곁들임 찬으로 내어 맛을보완한다. 딱 한 점을 먹더라도 가장 특별한 맛으로 즐길수 있도록 마지막 한 끗을 더하는 것. 이것이 미식가들이 ‘카나데’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산뜻하게 즐기는 일식 생선 요리]
<도미 난반즈케>
한여름을 앞둔 이맘때, 일식 셰프가 가장 반기는 생선은 바로 도미다. 도미는 여느 흰살생선과 달리 육질이 쫀득하고 은은하게퍼지는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날것 그대로 먹어도 훌륭하지만, 굽거나 튀기고 조려 먹어도 본연의 참맛을 다채롭게 즐길 수있다. 이광규 셰프가 제안하는 첫 번째 요리는 도미를 활용한 일식 요리, ‘도미 난반즈케’다. 난반즈케는 튀긴 생선·고기 등을 새콤달콤한 절임 소스에 버무려 먹는 일식 요리다.

<준비하기(2인분)>
도미 살 100g, 당근 ⅓개, 양파 ¼개, 노란 파프리카 ½개, 식초 4큰술,설탕 1큰술, 간장 3큰술, 미림 3큰술, 참기름 1큰술, 레몬 슬라이스 2조각,소금·후추 약간씩, 식용유 5큰술, 전분 적당량
<만들기>
1 당근과 파프리카는 채 썰고,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해 잠깐 물에 담가매운 기를 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2 볼에 식초, 설탕, 간장, 미림, 참기름, 레몬 슬라이스를 넣고 고루 섞은뒤 ①의 채소를 넣어 30분간 냉장 보관한다.


3 도미는 비늘과 뼈를 제거한 뒤, 흰 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완전히없애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4 ③에 전분을 앞뒤로 골고루 묻히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 올려 겉이노릇해지고 속이 익을 때까지 중간 불에서 튀기듯 굽는다.


5 ④를 ②의 채소 절임에 넣고 냉장고에서 20~30분간 함께 절인 뒤꺼내서 접시에 담으면 완성이다.



[담백한 이탈리아식 생선 요리 - 도미 아쿠아 파차]
아쿠아 파차(Acqua Pazza)는 생선과 채소, 조개류를 토마토, 물,화이트와인, 올리브오일과 함께 끓이듯 익혀내는 이탈리아식요리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가정에서도 레스토랑 못지않은 근사한 요리로 완성할 수 있다. 익힌 도미 살은 고소한 맛이 한층살아나고 식?도 부드러워진다. 채소와 바지락에서 우러난 국물이 은은한 단맛을 더한다. 입맛을 잃기 쉬운 무더위에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메뉴다. 이번에는 일식 스타일로 화이트와인 대신 청주를 사용했다.



<준비하기(2인분)>
도미 살 300g, 바지락 6개, 방울토마토 10개, 대파 1대, 알배추 ¼포기,마늘 2알, 처빌 5g, 물 200㎖, 청주 2큰술, 식용유 3큰술, 올리브오일1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만들기>
1 도미는 비늘과 뼈를 제거한 뒤, 흰 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완전히 없앤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2 마늘은 얇게 편 썰고, 대파와 알배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①과 편 마늘을 함께 올려 도미의 겉면이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4 ③에 방울토마토, 손질한 대파, 알배추를 넣고 센불에서 2~3분 볶는다.


5 ④의 채소 숨이 죽으면 물, 청주, 바지락, 소금을 넣고 바지락이 입을벌릴 때까지 끓인다.


6 ⑤를 오목한 그릇에 정갈하게 담고, 후추와 처빌, 올리브오일을 뿌려풍미를 더한다.


Tip. 남은 국물에 삶은 파스타 면을 넣어 볶아 먹어도 맛있다.

[이광규 셰프]
스무 살부터 요리를 시작해야키토리(일본식 닭 꼬?구이) 전문점과 일식 다이닝‘카덴’에서 근무하며 정통일식 요리에 입문했다. 일본오사카에서 보낸 유학 시절엔 본격적인 일식 기술 익히기에 주력했다. 현재 서울마포구 연남동에서 제철 일식 요리 전문점 ‘카나데’를운영 중이며, 계절감을 살린일식 요리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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