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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불안이 만연하면 무기력·무책임 전염된다

작성자피뤄팬|작성시간20.04.09|조회수17 목록 댓글 0

나라가, 아니 온 세계가 많이 불안하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 자체가 많이 불안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더 잘 드러낸다. 세상의 불안에 나의 불안을 자신도 모르게 투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잘 보이지 않는 측면이 드러나게 돼 있다. 그만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 역시 많아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반대인 두 종류의 숨겨진 불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유튜버이자 내과 전문의인 우창윤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의사들은 감염으로 인한 불안이 만연한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을 잘 들여다보면 과장된 형태의 행동을 하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함을 지적한다. 그리고 그 두 종류가 바로 비관과 낙관 뒤에 숨은 불안이다.

첫째, 올바르게 대처하면서도 지나치게 불안한 경우다. 사실 불안 자체는 당연한 인간의 측면 중 하나다. 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도 불안함을 너무 강하게 느끼면서 소중한 자기의 일상에 집중을 못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렇게까지 심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불안은 그만큼 힘든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 와중에 과장되고 잘못된 정보에 몰입하거나 심지어 탐닉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끊임없이 확인도 되지 않은 나쁜, 즉 비관적 뉴스를 다수가 모여 대화하는 온라인 대화방에 올리는 것과 같은 행동 말이다. 이를 두고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본질적 불안과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불안이 만나 강하게 점화된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심리학에서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측면은 기질적으로든 혹은 후천적으로든 강하게 가지고 있는 비관적 관점이다. 세상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판단의 성향이 의식 및 무의식적으로 지나치리만큼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커리어상에서 상승하거나 일정 수준의 성취를 이루고 있을 때에는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강한 비관성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거나 강한 위기 혹은 하락세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강한 비관이 고개를 들고 이는 다시금 '이제 끝이 왔다'는 식의 생각에 깊게 몰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사람들이 조직에 지니는 미묘한 부정적 효과에는 무엇이 있을까. 본 지면을 포함해 이미 여러 차례 독자들께 말씀 드렸다시피 무기력을 전염시키는 것이다. 해봐야 안 된다는 생각 말이다. 자신의 하락세를 세상이나 조직의 하락세로 연결시키려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하지만 정반대의 불안도 존재한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사람들도 주위에서 꽤 목격할 수 있다. 방역지침을 오히려 무시하고 따르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단순히 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 중 일부는 확인도 되지 않은 낙관적 방법으로 코로나19가 별것 아니라는 말을 계속 하고 다닌다. 하지만 이들도 불안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일상이 달라지는 것에 굉장히 큰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즉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불안이 큰 사람들이다. 불안의 상황 직전에 큰 성공이나 성취를 거둔 사람들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 성공이 변하면 안 되니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변화 자체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면서 입으로만 변화나 개혁을 외쳤던 사람들 역시 이때 자기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이런 방향으로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정작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대범하고 용감한 얼굴로 변화를 폄훼하거나 불필요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탐닉적 과민과 무책임한 허세. 둘 모두 그 사람의 만성적이고 근본적 불안을 말해준다. 굳이 조직의 리더가 아니라 해도 주위에서 이렇게 상반되게 과장된 행태 중 어느 것이든 보이는 사람들을 눈여겨볼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둘 중 어느 하나의 모습을 보이는가를 점검해 보면서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불안에 직면해 보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자기의 민낯이 드러날 때 이를 외면하지 않고 겸허히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고쳐 보려는 노력을 할 때야 비로소 발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의 이 불안함은 여러모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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