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일반적으로 금속은 상온에서 전기를 흐르게 하는 도체이며 온도를 낮추면 전기전도도가 증가한다. 이 성질은 P. K. L. 드루데가 제안한 자유전자모델로 잘 설명된다. 그 무렵에 액체수소 (1898), 액체헬륨 (1908)이 만들어져 극저온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수은의 온도를 극저온 상태로 하니 전기저항이 서서히 감소하다가 약 4K에서 갑자기 0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H. K.오네스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뒤 납과 주석도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0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전기저항이 0인 상태를 초전도상태, 저항이 0보다 큰 상태를 상전도 상태라고 정의하고 상전도 상태에서 초전도산태로 변화하는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한다. 초전도상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초전도현상을 가지는 물질 (금속이나 합금)은 다음의 특징을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없어진 완전 도체상태 (제로 저항 효과)이며 초전도체 내부로는 자기장이 통과하지 않고 자기장이 언제나 0인 완전 반자성 현상 즉 마이스너 효과를 가진다. 마이스너 효과란 1933년 Meissner와 Oschenfeld가 초전도 상태에 균일한 자기장을 가하여 내부의 자기장 변화를 측정하여 밝혀진 것으로 초전도 상태에서 초전도체에 주위 자계에 대응하는 표면 전류를 흘러 자기장 내부 침투를 막음으로써 내부의 자기장이 0이 되는 현상이다. 이것은 초전도체의 고유한 특성으로 완전 도체는 내부에 자기선속이 통과하여 B는 0이 아니나 초전도체의 경우는 표면 전류에 의해 B가 0이 되므로 완전 반자성을 나타내게 된다. 또한 BCS이론에서 초전도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도입한 개념인 쿠퍼쌍이 터널을 통과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설명되는 조셉슨 효과 즉,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체를 넣어도 일정한 조건에서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현상도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저항을 갖는 상태를 상전도 상태라고 하며, 상전도 상태로부터 저항이 없는 초전도 상태로의 전이가 일어나는 온도를 전이 온도 혹은 임계 온도라고 한다. 상전도 상태에서 초전도 상태로의 전이는 임계 온도 부근에서 급격하게 이루어지며, 오네스가 4K 부근에서 초전도 상태를 발견한 이래 최근에 발견되는 산화물 초전도체의 임계 온도는 질소의 액화 온도인 77K를 넘어서게까지 되었다. 임계 온도 이하에서 측정되는 전기 저항이 0이 되는지 혹은 매우 작게 되는지에 대한 여부는 논란이 많았다. 초전도체로 만든 솔레노이드로 초전도 상태에서 흐르는 전류의 감쇠와 관련된 자기장을 핵자기 공명 (NMR)방법으로 정밀하게 측정해 본 결과, 초전도 전류의 감쇠 시간이 105년보다 더 길다는 결과를 얻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초전도의 저항이 0이거나 거의 0(10-9Ω)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임계 온도 이하의 온도에서 자기장이 크게 가해지면 초전도 상태가 사라지고 상전도 상태로 되돌아가며, 상전도 상태로 복원되기 시작할 때의 자기장을 임계 자기장이라고 한다. 임계 온도보다 충분히 낮은 온도로부터 온도를 올려 가면 임계 자기장은 처음에는 별로 변화하지 않으나, 임계 온도에 가까워지면, 급속히 감소하여 임계 온도에서 제로로 되는 저항의 변화에 관계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임계 온도와 임계 자기장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Hc(T)=Hc(0)[1-(Tc/T)2]
여기서, Hc(0) 은 0K에서의 임계 자기장이고, Tc는 자기장이 가해지지 않았을 때의 임계 온도이다.
초전도현상의 원인규명에 최초로 성공한 사람은 미국의 J. 바딘 ,L. N. 쿠퍼, J. R. 슈리퍼 세 사람이었다. 1957년에 발표된 그들의 이론은 세 사람의 이니셜을 따서 「BCS 이론」이라고 명명되었고, 이것으로 이들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BCS 이론의 핵심은 두 개의 전자가 쿠퍼쌍을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쿠퍼쌍을 이룬다는 것은 한 개의 전자가 격자의 진동이나 불순물 등에 충돌하더라도, 또 다른 한 개의 전자가 조정기관 같은 역할을 하여 전자의 진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초전도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0' 이 되는 것은 쿠퍼쌍이 어느 정도의 평균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때 한 개의 전자가 저항을 받아도 쌍으로서는 전기저항을 받지 않는다 는 것이며 결국 평균속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전자는 똑같이 (-)전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반발하는 일은 있어도 서로 끌어당겨 쌍을 이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격자진동이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초의 전자가 통과한 후에 격자진동이 매체가 되어 이온 핵의 (+)전하가 접근하여 무리를 이루고, 다음전자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즉, 전자끼리 끌어당기게 하는 힘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자가 격자로부터 에너지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포논(phonon) 이라고 부른다. 결국 쌍 전자는 전자와 전자 사이에 있는 이온 핵의 구름을 매개로 하며 (+)가 끌어당겨 모은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어떤 전자가 격자의 사이를 통과하고, 그러면 그것을 따라서 주위의 이온 핵 이 모여든다. 이 모여든 이온 핵에 이번에는 다른 전자가 끌려온다. 그러나 들러붙지는 않고 전자는 이온 핵의 틈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버린다. 끌어온 전자를 놓쳐버린 이온 핵은, 다시 새로이 접근하여 오는 다른 전자를 끌어 들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자의 흐름을 설명한 것이 BCS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