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트먼트는 어떤 형식이라기 보다는 시나리오 이전에 쓰는 모든 원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 역시 트리트먼트의 범위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실제 단어의 뜻 대로 봐도 문서, 원고 거든요.
다만 우리 영화 현장에서는 보통 시놉시스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적은 것을 트리트먼트라고 인식들을 합니다.
그럼 님의 질문의 답을 알려면 시놉시스 보다 무엇이 구체적인지를 알아야겠지요.
우선 시놉시스는 이야기의 줄거리를 적은 것이죠.
주인공이 누구고 이런 사건이 벌어져서 이런 위기를 겪다가 이런 변화로 인해 이런 결과에 이른다는 이야기만
다 적어준다면 시놉시스로서의 요건은 갖춘 것입니다.
보통 5-15페이지 정도로 시놉시스를 쓰는데요. 이 줄거리를 좀 더 디테일하게 늘려나가면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트리트먼트가 됩니다. 분량은 15-40페이지 정도가 될 수 있고요.
이제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에서 쓴 내용이 줄거리의 전부인데 바로 대본을 쓰면 되는 거 아닌가? 뭘 더 늘려?
그렇죠. 실제로 시놉시스가 오케이다 하면 바로 대본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고요.
헌데 시놉시스와 시나리오 사이에는 반드시 간극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 면접을 앞 둔 주인공 남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 반해 그녀를 쫓아 간다
라는 상황을 시놉시스에서 적었다고 합시다.
시놉시스에선 별 문제 없이 잘 읽히고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
이걸 대본으로 옮기려고 보면, 어? 어디에 있는 횡단보도로 할까? 신촌? 강남역? 버스 중앙차선이 있으면 그림이 어떻게 되지?
가만 ... 횡단보도에서 만나면 그림은 예쁠 것 같긴 한데, 어떻게 우연히 만나게 하지? 남자가 그냥 반 해? 뭘 봐야 반하지?
어라... 생각이 안 나네. 횡단보도에서 만나야 뒤에 에피소드에 연결 시켜 쓸 수 있는데. 아...
뭐 대략 이런 과정들이 생기게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생각 끝에 횡단보도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면 문제 없는데,
다른 좋은 장소 아이디어가 생겨 이야기가 바뀌면 다시 시놉시스를 쓰던지 대본을 쓰며 시놉시스[줄거리]를
수정해 나아가야 됩니다. 이러다보면 시놉시스가 무의미한 상황이 올 수 있죠.
트리트먼트는 이러한 간극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만들어 나가는 과정입니다.
앞 서 횡단보도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남녀 라는 시놉시스는
트리트먼트에 이르러
회사 면접을 앞 둔 남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소매치기를 당한 여자를 발견한다.
남자는 소매치기를 쫓아 강남대로를 따라 추격을 벌인 끝에 가방을 되찾아 돌려준다.
헌데 가방 안에 있던 사진이 없다며 흥분하는 여자. 빠르게 오가는 차들 사이를 정신없이 헤맨다.
여자가 차에 치일 순간 달려들어 여자를 구해내는 남자. 남자는 지금 제 정신이냐며 여자를 나무란다.
헌데 손에 사진을 쥔 여자는 남자의 화는 아랑곳 않고 입가에 안도의 미소가 번지며
남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여자의 환한 미소를 본 남자는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고
남자 : (여자의 상처를 보고) 흉지겠네... 잠깐 여기 있어봐요.
잠시 후, 밴드를 사서 현장으로 돌아오는 남자. 허나 여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허탈한 마음과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는 남자. 이 순간 콕콕 -
어깨를 찌르는 손가락. 돌아보니 여자가 미소 가득 한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내민다.
이런 식으로 시놉시스는 발전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장소, 화면 전환, 일상적 대사들만 첨부하면 바로 대본으로 옮겨도 무리없는 정도가 되겠죠?
트리트먼트는 위와 같이 구체적인 상황, 대사, 배경등을 적어주며 시놉시스를 발전 시켜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의 트리트먼트는 위에 쓴 내용 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쓸 수도 있겠죠.
씬 별로 장소와 시간을 구분해 주고, 씬에 들어갈 내용을 위와 같이 발전시켜 나가며 수정해 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