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TV 드라마를 제작하기 이전에 필수 불가결한 단계로서 '기획서' 가 있다.
기획 책임자인 책임 프로듀서(C.P.)가 작성해서 제작의 주체가 되는 영화사, 프로덕션,
TV 드라마 제작국 등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획하는 전 단계에서 책임 프로듀서는 시나리오 작가들을 접촉하고 좋은
작품을 물색하여, 작가와의 협의 후에 연출 방향, 기획 의도 등을 담으면 기획서 제
작은 끝나고, 이렇게 기획안이 통과되면 비로소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기획에서 첫회 촬영까지 보통 3개월-1년,
영화의 경우 6개월에서 몇 년까지)
프로듀서는 그 후부터 만드는 작품이 어떤 것이며 어떤 목적을 가지며,
어떤 이익이 돌아오는 지를 명시하고, 그에 따라서 출연자를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자들의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도 기획서와 처음 몇 회 대본이다.)
기획서는 보통 인쇄된 얇은 책자로 '기획 의도' 와 '스토리' 부터 시작해서 시리즈물
인 TV 드라마 등에서는 '등장인물의 성격' 등이 추가된다.
'기획 의도' 는 그 기획의 기본 이념, 세일즈 포인트(시청률 확보 전략, 관객 확보
전략) 달성 목표 등을 명확하게 쓴 것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원작이나 주연배우, 또
는 그 외 출연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스토리' 는 기획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작품의 '이야기 내용' 을 나타낸
것이다. '스토리' 는 재미있게 써서 완성된 작품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떠올려 읽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꼭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작이 있는 것이라도 그냥 그대로 이야기의 개요를 요약하면 되는 것이 아니며, 영
상으로 될 부분과 가장 중요한 신 등을 명확하게 취사선택해서 무엇보다도 드라마로
서 제대로 '구성' 되어 있어야 한다.
'기획 의도' 는 말할 것도 없고 '스토리' 는 뭐니뭐니해도 '프로'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기획서는 신인들의 시금석이며 등용문이기도 하다.
바쁜 프로듀서와 인기 작가들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신인 작가들이나 작가 지망
생들에게 기획서 대필을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인이 힘있는 기획서를 써서 그것이 기획 회의를 통과하면 프로듀서는 즉시 그 기획
의 '시나리오화' 작업에 들어간다. 작가의 예정이 없거나 혹은 예정되었던 작가가 스
케즐이 바빠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기획서를 쓴 당사자인 신인에게 찬스가 돌아
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동 집필을 의뢰할 때도 있다.
스토리의 집필자는 무엇보다도 그 시나리오의 '전개'와 '구성' 을 잘 파악하고 있
다. 주인공의 매력이나 절정의 포인트, 작품으로서의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미 시나리오 속에 반 이상 몸을 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갑자기 시나리오
를 쓰는 찬스가 주어졌다고 해도 그렇게 당황할 일은 없을 것이다. (기획서를 잘 아
는 것이 이만큼 중요하다)
시나리오 스쿨(방송 3사의 작가교육원, 한국방송작가협회교육원, 영화진흥공사 교육
원, 예술협회 교육원, 희곡협회 교육원 등의 기관, 각종 사립 대학 관련학과, 각종
사립 학원)에 다닐 경우의 장점은 프로 작가들, 선배 동료들과 있는 그대로의 인간
적인 교류의 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학교가 주요 제작 회사들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 등용의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보통 방송 3사의 작가 교육원이 드라마 작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 하지만 3개월
과정에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야 하니 만만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기획안의 분량 기준은 '기획 의도' 가 200자 원고지 5-6장(A4 반장) '스토리' 는 30
장(A4 2장 반) 정도로 이보다 긴 것은 바쁜 방송 프로듀서와 인기작가들이 바로 쓰레
기통에 넣어 버리므로 주의하자.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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