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플라워>

작성자덤으로 사는 삶|작성시간06.02.04|조회수56 목록 댓글 2
뭔가 손에 움켜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허공으로 낙하하는 깃털을 잡듯이... 안개속에 가려져 있는 주제는 쉽게 영화내내 가늠하기 힘들다... 과연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했을까...!!

우리집의 후광을 든든히 지켜주던 이름도 없고 주인도 없는 그냥 그저 "원래" 라는 흔하디 흔한 한마디의 단어를 빌어 표현되는 누구의 머리속에도 깊은 의미로 살아있지 못한 산...이 있다.
그런데...
저산이 원래 내 것인데 그렇게 알고 죽었다.
저산이 원래 내 것인데 남의 것인줄 알고 죽었다.
저산이 원래 내 것이 아닌데 내것인줄 알고 죽었다.
저산이 원래 내 것이 아닌데 그렇게 알고 죽었다.
이 내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누가 가장 잘 살다가 간 것일까?
그렇다면 누가 가장 억울한 삶을 살다가 갔을까?
누가 가장 땡잡은 인생을 살았을까?
누가 가장 행복 했을까?

돈 존스톤(빌 머레이)는 버려진 인생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던 아내에게 버려졌고 치열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버려졌고 각자의 걸어가는 미래에게 버려졌고 또한 자신에게 버려졌다.
그저 자기보다 자기를 더 잘아는 친구 한명과 버려진 시간을 애처롭게 달래줄 음악밖에는 가진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전혀 생각치 못했던 20년전에 생겨났고 전혀 생각치 못했던 장소에서 자라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재산을 정체불명의 서신으로 부터 알게된다.
그는 그 재산을 찾아 떠난다. 과거의 잊었던 또는 잊혀졌던 기억들을 집어 꺼내야 하는 댓가를 치르며...

그가 가지고 있는 단서는 타자기의 유무와 얼토당토 안한 분홍의 빗깔... 그 애매모호한 지도만으로 그는 보물찾기에 나선다.
그는 한명한명의 추억을 조심스레 들추어 갈때마다 분홍의 빗깔앞에서 멈추어 선다.
그저 집에서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는 파자마에서.. 무심코 건내지는 명함에서.. 편하게 입고 다니는 바지에서.. 꽃다발에 장식되는 예쁘게 매듭지어진 리본에서.. 아무렇게나 내팽쳐진 풀밭위에 타자기에서..
그렇게 그는 어딘가에 분명히 있다고 믿는 보물의 실타래의 말미를 붙잡고자 노력한다.

몸과 마음이 상처나고 닳았음에도 여전히 공허함뿐인 그의 가슴에 물음표의 혹을 하나 더 달고 그는 다시 버려진 시간속에 유일한 벗, 음악과 조우한다.
그러던 그에게 그토록 찾던 보물, 아니 보물일지 모르는 이가 나타난다. 허름한 가방에 다소곳이 역여져 있는 분홍빚 매듭에 그는 쉽게 그의 가슴을 그와 함께 역는다.

짐 자무시. 그는 로드무비의 장르를 취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장르영화의 요소의 발자국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
길게 늘어져 있는 시간의 맥박이 할아버지가 눈을 껌뻑껌뻑이듯이 수초동안의 암전의 스탭을 밟으며 천천히 탬포를 늦추고 있음에도 영화자체의 맥박은 생생히 살아 있다.
20년전의 흘러가버린 과거를 되내일때에 차분하고 조용한 시간들을 그는 영화 전체의 맥에 충분한 여백으로 우려낸다.
과거의 기억들을 낯선 집에 방문했을때에 천천히 훝어 내려가는 시선을 타고 보여지는 시점들은 이내 나의 시점이 되어 있었다.

감독은 우리에게 묻는다.
"보물 찾았니?"
"잘 모르겠는데요..."
감독은 우리에게 조심스레 다시 말한다.
"그거 맞아! 니가 찾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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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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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똥이에요내얼굴 | 작성시간 06.02.16 오... 이해가 안 돼서 두 번이나 본 영화였습니다. 그야말로 적절한 평을 쓰신듯...
  • 작성자은비령 | 작성시간 06.03.07 정말 괜찮은 영화죠. 잔잔하면서도 유머있고... 두고두고 생각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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