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상>너무 친절해서 '네 속 마음이 다 들려'

작성자ilovsky|작성시간07.01.07|조회수288 목록 댓글 0
너무 친절해서 '네 속 마음이 다 들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조용한 세상>
 
 
 

"연쇄살인사건 네 번째 희생자를 막아라".."아저씨 나빠요! 도와줬어야죠!"

 

영화 속 등장인물로 출연하는 장애우들은 다른 캐릭터들로부터 소외된 채 비정상적으로 보기 쉬운데, 이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이며 그런 만큼 그들에겐 남 다른 능력 또한 발휘될 수 있다.

형사물과 멜로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 보였던 두 남자 김상경, 박용우가 출연한 영화 <조용한 세상>(제작 LJ필름, 감독 조의석)은 남과 다른 한 남자, 그리고 그로 인해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소녀 유괴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시종일관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주인공 정호(김상경 분)가 연쇄 살인사건 현장에 나타나 강력반 베테랑 김형사(박용우 분)와 마주치면서 술래잡기 같은 범인 찾기 게임이 시작된다.

 

공교롭게도 그 동안 연쇄살인사건을 다뤘던 영화 <살인의 추억>의 터프가이 김상경과 <혈의 누> 속 사건에서 지능범 박용우가 다시 뭉쳐 환각 상태에서 잇따라 여자아이들이 죽고 형사를 철저히 비웃는 모습의 삐에로 인형이 남겨진 사건 현장의 범인을 추적하게 된다.

 

영화 <살인의 추억>처럼 연쇄살인의 '범인'이 누군가에 초점이 맞춰진 미스테리물로 이야기 전개에 따라 범인을 추측하면서 관람하게 되지만,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따스한 '휴머니즘'까지 슬쩍 드러내려 했다.

▲ 영화 '조용한 세상'에서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소녀유괴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린 사진작가 정호 역의 영화배우 김상경 © LJ필름

 

이와 동시에 15년 만의 귀국 후 사진작가 정호가 머물게 될 양부모의 집에 어느 날 위탁시설 당당자들로부터 수연(한보배 분)이 맡겨지면서 어린 소녀들과 기묘한 인연이 얽히게 된 정호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수연과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학창 시절 이성친구의 죽음이 자기 탓이 라는 죄책감을 지닌 정호는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가 학창 시절 교실에서 목격한 장면이 결국 우진의 누나를 죽음으로 내몰게 됐다는 우진의 죄책감과 괘를 같이 한다.

 

학교 옥상에서 자살을 결심한 이성친구 옆에 있으면서도 죽음을 막지 못했고 자신이 내뱉은 말이 주변 친구들에게 전해져 자살해 버렸다는 죄책감을 지닌 채 한국땅을 떠났다. 오대수가 떠벌린 '세치 혀'에 대한 복수로 반응하는 영화 <올드보이>의 우진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정호와 닮았다.

 

폐쇄적인 성격에 걸맞는 정호의 직업은 사진작가. 귀국해 돌아와서도 카메라 렌즈와 셔터에 내면의 울림을 싣는다. 하지만 이런 것도 잠시, 김형사가 출동하는 현장에서 빈번이 마주치면서 그는 "때론 우린 보이는 것도 놓칠 때가 있죠"라는 의미 깊은 말을 남긴 채 다시 홀연히 사라진다.

 

"아저씨 나빠요! 도와줬어야죠!"

 

극중 위탁아 수연이 정호와 함께 길을 가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새에게 이런 말을 하기 전까지 카메라는 영화 결말 전까지 정호를 통해 세상 속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 때까지 정호의 세상에 대한 시선은 "어쩔 수 없는 것엔 손대는게 아니야. 상처만 남을테니까"라는 그의 말처럼 매우 냉소적이다. 하지만 이 때부터 정호는 수연을 통해 단절시켰던 외부 세계와 소통을 시작하게 되고 자신의 강점을 살린 친절함도 선 보인다. 

 

"그 남자, 사람 보는 눈빛이 달라 . 꿰뚫어 본다고 해야 할까?"

▲ 정호(김상경 분)는 위탁아 수연(한보배 분)과 기묘한 인연으로 15년간 잃었던 웃음을 되찾는다 © LJ필름

 

처음에 사건 용의자로 생각했다가 자식에게 칼을 들이대는 한 남자의 인질극 상황에서 경찰들보다 앞서 사건을 해결하는 그의 능력을 보고 점차 예리한 눈빛으로 그를 주시하던 김형사는 정호에게 맡겨진 수연이 네 번째 범행 대상임을 확인하면서 두 남자의 범인 추적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아직도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델로 한 <살인의 추억>에 가장 흡사하다. 하지만 시종일관 냉정한 표정으로 세상과 담을 쌓은 주인공 정호로 인해 스릴러의 요소보다 정호와 현대인들의 소외과 소통에의 희망을 보다 비중있게 다뤘다.

 

이 때문에 영화 종반부에 긴박감이 다소 쳐지긴 하지만 '범인이 누구냐'라는 궁금증과 두 남자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인해 관객의 시선을 '왜 도대체 저렇게 될 수 밖에 없나'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스크린에 고정시키는 데 성공한다.

 

결국, 어린 수연이 정호에게 던진 한 마디는 기성 사회의 어른들에게 던지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암시하면서 결국 '타자에 대한 무관심'이 어느 날 자신에게 커다란 사고로 돌아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수연으로 인해 과거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은 정호는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시력을 상실한 수연을 지키지 못한 채 유괴당하자 다시 한번 죄책감과 함께 아이를 찾아 나서게 된다. 하지만, 정호는 불에 휩싸인 허물어져가는 교실 속에 환각에 빠진 수연을 발견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살인범이 밝혀진다.

 

앞서 비교했던 <올드보이><살인의 추억><혈의 누> 등 스릴러 장르처럼 극중 캐릭터에 역동성을 더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한편, 타자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가진 조 감독은 극 중 두 캐릭터 주변에 일어나는 이야기 반전과 심리 변화와 달리 선하고 착한 일변도의 캐릭터의 설정이 너무도 친절해 결말을 예측 가능케 한다. 

 

조의석 감독은 주인공인 정호가 냉정함으로 일관했던 타자에 대한 시선을 영화 결말부에 불의를 못참는 열혈남 김형사와 따스한 수연의 시선으로 옮겨 놓으면서 불 속에 뛰어든 후 눈을 두손으로 감싸 덮는 정호의 결단을 통해 타자의 무관심으로 인해 입은 트라우마를 치유하려 든다.

방화범은 누굴까?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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