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거짓말로 자기 소개하기
얼마 전에 김애란 님의 <안녕이라 말했어>라는 책을 이야기 해주었잖니.
그 책을 읽고 김애란 님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잖아.
그래서 김애란 님의 또 다른 대표작 중에 하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란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2년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님 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한 책이란다.
한강 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인터뷰를 할 때
읽고 있는 책이라면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책을 이야기했었거든.
그리고 이 책은 2024년 동료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단다.
아빠는 <안녕이라 말했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제목을 잘 지으시는 것 같아.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제목은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자기 소개를 시킬 때는 쓰는 방법이란다.
자신에 대해 다섯 가지를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그 중에 하나는 거짓말을 하라고 하고 그걸 나머지 학생들이 맞춰보게 하는 거야.
이렇게 게임 식으로 자기 소개를 하면 다들 더 집중하게 되고
서로를 더 알게 될 것 같구나.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이 소설을 읽은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은 현장에서 써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1. 세 친구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안지우, 김소리, 오채운이라고 하는 세 명의 고등학생이란다.
Jiny도 고등학생이니 이 소설에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구나.
안지우.
지우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인데 아버지는 오래 전에 소식이 끊기고,
엄마와 단 둘이 살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엄마의 애인인 선호 아저씨와도 함께 살았어.
그러다가 엄마가 뇌암에 걸리셔서 투병 중이었어.
그런데 친구들과 놀러 가셨다가 실족사로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실족사이긴 하지만 자살인 것 같기도 했단다.
그 이후로는 엄마의 애인인 선호 아저씨와 함께 지냈단다.
학교에서는 늘 투명인간처럼 지내 제대로 된 친구도 하나 없었어.
방학이 되고 나서 지우는 편지 한 장 남겨두고 돈 벌러 집을 떠났어.
숙식을 제공하는 노가다 현장에서 일하기로 했어.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지.
자신이 키우고 있던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종의 도마뱀이야.
그 도마뱀의 이름은 용식이었어.
지우는 중학교 때부터 인터넷에서 용식이의 성장 일기를
‘용식 일기’라는 만화를 그려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어.
그래서 지우는 그림 그리는데 소질도 있었고,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에 대한 독특한 소재 때문에
지우의 이 블로그는 방문객이 많았단다.
최근에는 <내가 본 것>이라는 만화 시리지를 그려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2회까지 올렸단다. 반응도 괜찮았단다.
그런데 노가다를 시작하면서 업로드를 거의 하지 못하게 되었어.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것을 아빠는 처음 들어봐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음… 징그러우면서도 귀엽게 생겼더구나.
아빠한테 길러보라고 하면 거절하겠지만 말이랴^^
지우가 집을 떠나 일을 하러 가면서
용식이를 누구한테 맡길까 고민하다가
엄마의 장례식장에 유일하게 찾아온 같은 반 친구 김소리한테 부탁해 보기로 했어.
….
김소리.
지우와 같은 반 여학생으로 역시 고등학교 2학년이란다.
암에 걸린 엄마가 있었어.
엄마는 살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열심히 항암치료를 받으셨는데
2년 전 항암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그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래서 소리는 아버지와 단 둘이 지냈단다.
소리는 미대를 준비하고 있었어.
그런데 소리에게는 중학교 때부터 이상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
자신이 손으로 만진 대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었어.
그런 대상은 얼마 후 죽게 되는 거야.
동물인 경우도 있었고, 사람인 경우도 있는데
세 번이나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매일 아침 일어나면 엄마의 손을 만져서 확인해보았단다.
엄마는 흐릿하게 보인 적이 없었는데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었어.
어느날 지우가 방안 동안 자신의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를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소리는 알겠다면서 용식을 보살펴주기 시작했단다.
또 어느날 학교운동장에서 길 잃은 개 한 마리를 만났어.
아무 생각 없이 앞발을 만졌는데 그 개가 흐릿하게 보여서 깜짝 놀랐단다.
건강해 보이는 개였고 흐릿하게 보이는 경험을 너무나 오랜만에 해서 놀랬던 거야.
개의 목줄에 주인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서 전화를 했어.
주인이 학교운동장에 왔는데 알고 보니 같은 반 오채운이였어.
소리는 채운에게 그 개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져주라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단다.
…
오채운.
채운은 전학생이었어.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축구를 했는데
작년에 다리를 다쳐서 축구를 그만 두게 되었어.
채운도 그리 평범한 가정은 아니었단다.
채운의 아버지는 가정폭력범이었어.
술만 취하면 칼을 휘두르고 엄마를 위협하곤 했어.
그날도 아버지는 칼을 휘둘렀고, 잘못하면 엄마가 다치겠다는 생각에
채운은 아버지를 말리려고 했는데 몸싸움이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아버지가 칼에 찔려 있는 거야.
채운의 엄마는 채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이것은 엄마가 한 짓이라고 이야기를 했어.
절대로 진실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다짐을 시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단다.
그렇게 엄마는 채운 대신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아버지는 의식 불명 상태로 요양원에 있었어.
그래서 채운은 반려견 뭉치와 함께 이모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단다.
그런데 이모의 집안 사정도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눈치가 보였단다.
자신 뿐만 아니라 개까지 데리고 왔으니 말이야.
채운의 사촌 선이는 뭉치를 좋아했고, 자주 산책도 시켜주었어.
그런데 어느날 선이가 뭉치를 잃어버렸어.
정신 없이 찾다가 뭉치를 데리고 있다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갔더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 소리였단다.
그런데 소리가 울고 있었어.
채운은 소리에게 왜 우냐고 물어보니
보고 있는 만화 때문이라고 했단다.
사실은 뭉치의 발을 만졌다가 흐릿하게 보여서 울었던 것이거든.
채운은 그것도 모르고 소리의 말을 믿었단다.
어떤 만화를 보고 우나 궁금해서
소리가 보고 있는 만화를 얼핏 봤는데 <내가 본 것>이라는 만화였어.
채운은 나중에 집에 와서 <내가 본 것>을 검색해 봐서 확인해 보니
그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았어.
조금씩 각색은 되어 있지만
아버지가 칼에 찔린 그날 밤에 대한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화로 그려져 있었어.
도대체 누가?
그날 경찰들이 와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었을 거야.
좀 더 읽어보니 만화를 그린 아이는
채운이 예전에 식구들과 자주 가던 갈비집에 있는 아이이고,
그 아이는 자신의 반에 있는 안지우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
채운은 지우가 진실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
2. 거짓말로 하는 위로
채운은 의식 불명인 아버지가 최근에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오히려 아버지가 깨어날까 봐 걱정했단다.
그런데 얼마 후 뭉치가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어.
뭉치를 찾아주었던 날 소리가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났어.
마치 뭉치가 죽을 것처럼 좋은 시간 많이 가져주라고 했던 말.
그때도 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뭉치가 죽고 나자.
소리가 했던 말이 더 이상하게 생각했던 거야.
채운은 소리를 찾아가 그날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물어보았어.
소리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단다.
자신에게 이상한 능력이 있다고 말이야.
그러자 채운은 소리에게 자신의 아버지의 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어.
소리는 채운이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실까 봐 걱정이 되어 물어본 것이라고 생각했어.
소리는 채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함께 채운의 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에 갔어.
소리는 채운의 아버지의 손을 잡아 보고 곧 회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단다.
그런데 그 말이 채운이 듣기 좋으라고 한 따뜻한 거짓말인 것 같았단다.
채운은 사실은 반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을 텐데..
얼마 후 오채운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단다.
…
소리도 뜻밖에 사고를 맞이했단다.
보살피던 지우의 도마뱀 용식이가 죽고 만 거야.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종이 원래 관리하기 힘든 동물이긴 했지만
지우가 이야기한 대로 잘 보살피고 있었기 때문에
용식의 뜻밖의 죽음은 소리에게도 충격이었단다.
그리고 지우에게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 지 몰랐어.
고민하다가 지우에게 연락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했단다.
지우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소리에게 급하게 돌아오려고
빨간 신호등인데 길을 건너려다가 지우를 피한 오토바이가 넘어졌어.
오토바이 주인과 시비가 붙은 지우는 파출소까지 갔다가
보호자에게 연락하라는 경찰에 말에 지우는 선호아저씨에게 연락을 했어.
그래서 파출소에 선호아저씨가 오시고 나서야 지우는 훈방 조치되었어.
선호아저씨의 화물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자신과 엄마 사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우와 선호 아저씨는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공통점이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 아픔을 서로 감싸줄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고…
그 파출소 일로 둘은 좀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아픔으로 감싸주고 좀더 의지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리고 지우는 소리와 채운에게서도 연락을 받았는데,
그건 최근에 업로드한 <내가 본 것>를 보고 연락한 것일 거야.
그 마지막 회를 보고 채운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았어.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지금까지 지우와 소리와 채운은 자신의 아픔을 혼자 이겨내려고 했다면
이제부터는 서로 아픔을 위로해주는 진정한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구나.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소설을 맺어져서 좋았단다.
….
누구나 말하지 못할 상처들이 있을 것이야.
그 상처에 마음 아파하지만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극복하려고 노력하곤 하지..
누군가 그 아픔을 알지만 아는 척하지 않으면서
에둘러 공감해주고 위로를 해준다면 그 상처는 많이 아물 것 같구나.
뒤늦게 김애란 님의 소설들을 알게 된 아빠는
김애란 님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나서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지우는 K시 한 파출소의 의자에 보호자를 기다렸다.
책의 끝 문장: 평소에 연필을 쥐는 손이었다.
책제목 : 이중 하나는 거짓말
지은이 : 김애란
펴낸곳 : 문학동네
페이지 : 240 page
책무게 : 312 g
펴낸날 : 2024년 08월 27일
책정가 : 16,000원
읽은날 : 2026.05.16~2026.05.17
글쓴날 : 2026.06.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