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는 에마
아빠가 전에 이야기했듯이 제인 오스틴의 장편 여섯 편을 모두 읽겠다고 했잖아.
오늘은 그 네 번째로 <에마>를 읽고 이야기해줄게.
<에마>는 책 두께가 장난이 아니구나.
700페이지가 넘으니 벽돌책의 반열에 들겠다고 하겠구나.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제인 오스틴의 짧은 삶이 안타깝기 그지없구나.
더 오래 살았다면 더 많은 작품을 남겼을 텐데…
이번 <에마>도 당시 영국의 사회상을 여성의 시각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단다.
아빠의 상상력이 부족해서
머릿속에서 당시 풍경을 제대로 그릴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말이야.
혹시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있나 싶어 찾아보니,
예전에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가 있고,
최근에는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의 영화가 있더구나.
아빠의 부족한 상상력을 영화가 채워 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나중에 기회 되면 영화로도 봐야겠다.
책 두께가 두꺼운 만큼 할 이야기가 많으니 바로 책 이야기를 시작할게.
아참,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1815년이라고 하는구나.
…
주인공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에마라는 스물한 살의 아가씨야.
에마 우드하우스.
엄마는 일찍 돌아가시고,
언니 이저벨라는 존 나이틀리와 결혼해서 출가하고,
에마는 아버지와 함께 하트필드에서 살고 있었어.
에마의 어린 시절부터 16년 동안 에마를 가르친 가정교사이자 친구인 테일러가
얼마 전에 웨스턴 씨와 결혼했단다.
웨스턴 씨는 첫째 아내와 사별하고 지내다가 테일러와 결혼한 거야.
웨스턴 씨는 아들 프랭크가 있었는데 아내가 죽은 다음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우기 어려워
프랭크는 외삼촌 부부가 키워주셨단다.
프랭크는 어느덧 스물세 살이 되었어.
에마는 늘 테일러와 함께 지내서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
테일러가 결혼하고 나서 아버지와 둘이 지내다 보니,
자주 외로움을 느끼고 무료함을 느꼈단다.
사실 테일러와 웨스턴 씨의 결혼을 주선한 것은 에마였단다.
에마는 다른 사람들의 짝을 지어주는 것을 좋아했어.
테일러와 웨스턴 씨의 짝을 지어주고
그 다음은 엘튼 씨의 짝을 찾아주려고 했어.
그러면서 자신은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았단다.
이 정도면 에마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대충 알겠지?
1. 선입견
테일러는 결혼 후에도 가끔씩 에마의 집에 찾아와 놀다가 갔단다.
하트필드에서는 자주 사교 모임을 가져서 저녁이면 이웃들이 모였단다.
당시 영국 사회는 사교 모임은 일상이었던 것 같은데,
I성향의 사람들은 좀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에마는 그 사교모임에서 해리엇 스미스라는 사생아와 친하게 되었어.
해리엇이 사생아이다 보니 에마는 은근히 자신보다 낮은 신분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에마는 해리엇을 더 챙겨주려고 하고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했어.
앞서 이야기했던 엘튼 씨가 해리엇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에마는 엘튼 씨와 해리엇을 짝지어 주려고 했단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로버트 마틴이라는 사람이 해리엇에게 청혼 편지를 보낸 거야.
해리엇은 그 편지를 에마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어.
에마는 이미 해리엇의 짝은 엘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틴의 청혼 편지라니.. 자신을 방해하는 것처럼 생각되어,
에마는 해리엇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거절하도록 유도했단다.
그래서 해리엇은 마틴에게 청혼에 거절하는 편지를 썼어.
이쯤에서 조지 나이틀리라는 사람을 소개해야겠구나.
조지 나이틀리는 에마의 언니 이저벨라의 남편의 형이란다.
그러니까 에마에게는 아주버님이 되겠구나.
그렇지만 에마의 집안과도 친분이 있어 자주 집에 방분했단다.
그 조지 나이틀리가 에마가 해리엇에게 조언한 사실을 알게 되어
에마에게 화를 내며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단다.
에마의 속마음도 꿰뚫었는지 혹시 해리엇과 엘튼을 짝지어 주려고 하는 것이라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단다.
엘튼은 결혼 상대로 해리엇을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
조지 나이틀리가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엘튼을 다시 만나 그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엘튼이 해리엇을 좋아한다고 에마는 확신했단다.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언니 식구들이 하트필드에 방문했단다.
또 사교모임이 열렸는데 해리엇이 심한 감기가 걸려 모임에 오지 못해서
에마는 병문안을 다녀 왔단다.
사교 모임에서 에마는 엘튼을 만났는데,
엘튼은 해리엇이 감기 걸린 것을 알면서도 걱정을 별로 안 하는 것을 보고
에마는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런가? 하고 생각했어.
그날 사교 모임을 지켜보던 에마의 형부 존은 에마에게 이야기하기를
엘튼이 에마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에마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에마는 엘튼이 해리엇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
웨스턴 씨 부부의 집에서 모임이 있었어.
웨스턴 씨의 아들 프랭크가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취소를 했는데,
에마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한편,
조지 나이틀리는 프랭크가 핑계를 대고 안 온 것이라고 했어.
별 거 아닌 것으로 에마와 조지는 의견 충돌로 말싸움을 하기도 했어.
…
어느 날 사교모임 후, 엘튼은 에마를 찾아와 구애를 했단다.
형부 존의 생각이 맞았던 거야.
남자는 남자가 더 잘 보는 것 같구나.
아니면 엘튼이 에마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에마의 편견 때문에 에마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에마는
해리엇을 좋아하다가 어떻게 다시 자신을 좋아할 수 있냐면서 엘튼에게 화를 냈어.
하지만 엘튼은 해리엇을 좋아한 적 없고, 처음부터 에마를 좋아했다고 했어.
조지의 말대로 에마가 헛다리를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구나.
에마는 엘튼의 구애를 거절하고 엘튼도 화를 내며 가버렸단다.
이를 어쩐다. 해리엇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
엘튼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마틴의 청혼을 거절하도록 부추긴 것도 마음에 걸렸어.
에마는 고민 끝에 해리엇을 만나 이야기를 했단다.
해리엇은 에마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담담히 받아들였단다.
에마는 그동안 괜히 해리엇에게 바람만 넣은 것 같아 미안했단다.
2. 마지막 단추까지…
또 한 사람을 소개해야겠구나.
제인 페어팩스라는 아가씨인데 에마와 동갑이었어.
에마는 제인 페어팩스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안 좋아했어.
제인은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일찍 돌아가셨어.
아버지가 은혜를 베풀어준 캠벨 씨가 어린 제인을 친자식처럼 키워주셨단다.
교육도 잘 받아서 자랐는데,
최근에는 베이츠 양 집에 머물고 있었어.
조지는 에마가 제인을 안 좋아하는 것은 열등감 때문이라고 팩폭을 날렸단다.
….
웨스턴 씨의 아들 프랭크가 마을에 방문했단다.
에마도 프랭크와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
에마는 선입견을 많이 갖는 편인데,
첫인상이 좋았던 프랭크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단다.
그런데 프랭크는 앞서 이야기했던 제인과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대.
에마는 속이 아프겠는데?
프랭크는 2주간 머물다가 돌아갔는데,
에마는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생각해 보았어.
프랭크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자신은 결혼할 생각은 여전히 없기 때문에 그 감정은 사랑은 아니라고 단정했어.
…
그런 와중에 약간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어.
에마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엘튼이 결혼했다는 소식이야.
그것도 외모도 괜찮고 경제력도 좋은 호킨스 양과 결혼했다는 소식이야.
에마가 생각하기에 엘튼이 자신에 비해 좀 과분한 여자와 결혼한 거야.
에마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신분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 같았어.
얼마 후 엘튼 부부가 사교 모임에 등장했어.
에마는 엘튼 부인인 호킨스 양을 처음 만났는데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좋지 않았어.
그렇게 첫인상이 좋지 않아서 그 이후 계속 안 좋은 면만 보게 되었어.
…
어느 날, 해리엇이 집시들에게 곤경에 빠진 적이 있는데,
프랭크가 도와주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어.
그 일이 있고 나서 해리엇은 에마에게 이야기하기를 독신으로 살겠다고 했어.
에마가 생각하기를
해리엇이 집시 일을 겪고 프랭크에게 빠지게 되었으나
신분 차이가 나서 그와는 결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독신으로 살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했어.
…
에마는 인성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람인 것 같았어.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비꼬면서 이야기하기도 했단다.
그런 모습을 본 조지는 따끔하게 에마에게 충고를 하기고 하고,
그 일로 에마가 상심해서 울기도 했단다.
이 소설에서 에마에게 따끔하게 충고하고 지적하는 사람은 조지 나이틀리뿐인데,
그것에 사랑의 다른 형태가 아닌가 싶구나.
비록 둘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에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이 여럿 있었잖니…
….
어느날 웨스턴 부인, 그러니까 테일러가 에마를 찾았어.
에마가 테일러를 찾아가보니 테일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어.
프랭크가 제인과 작년 10월에 비밀 약혼한 사이라고 이야기했어.
테일러는 에마와 프랭크가 서로 좋아하는 줄 알았기 때문에
이 소식을 에마에게 알려주는 것이 고통이라고 했어.
하지만 에마는 이미 몇 달 전부터 프랭크에게 관심이 없어졌다면서 괜찮다고 했어.
오히려 속으로는 해리엇에게 또 상처 줄 말을 전할 생각이 고통스러웠지.
에마가 해리엇을 찾아가니 해리엇은 그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러면서 아무렇게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 에마는 의아해했어.
해리엇이 말하길 자신이 좋아한 사람은 프랭크가 아니고 조지 나이틀리 씨라고 했어.
에마는 또 헛다리를 짚었구나.
해리엇이 이야기하기를 이번에는 조지 나이틀리 씨와 자신이 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어.
에마는 약간 충격을 받았어.
자신이 독신주의자이긴 하지만, 조지 나이틀리 씨에게 일순위는 자신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해리엇이 조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니…
사실 해리엇이 조지를 마음 속에 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신이 해리엇을 사교 모임에 함께 해서였을 거야.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마틴의 청혼을 거절하게 만든 데서부터인가?
이제서야 가볍게 내뱉었던 자신의 언사에 대한 후회감도 들었어…
..
또 한번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어.
어느 날 조지 나이틀리가 방문하여 에마에게 고백을 했단다.
예상된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이제서야 퍼즐이 제대로 맞춰진 것 같구나.
에마는 조지의 고백을 받아들였지만, 한편으로 해리엇이 걱정되었단다.
해리엇에게 일단 편지로 자신과 조지의 소식을 알리고,
해리엇이 슬픔을 잊게 하려고 런던에서 이저벨라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로 했어..
그리고 얼마 후 해리엇으로부터 소식이 왔어.
해리엇이 로버트 마틴과 결혼한다는 소식이었어.
멀리 돌아왔지만 해리엇과 마틴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에마는 이제서야 마지막 단추가 제대로 채워진 기분을 느꼈을 거야.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마는 완벽하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더 친근해 보이더구나.
그리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들, 사랑하는 모습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미인이지 총명하지 부유하지 거기에다 안락한 가정에 낙천적인 성격까지 갖춘 에마 우드하우스는 인생의 여러 복을 한 몸에 타고난 듯했고, 실제로 세상에 나와 스물한 해 가까이 살도록 걱정거리랄 것이 거의 없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이런 결함들에도 혼례식을 지켜본 작은 무리의 진정한 친구들의 소망과 희망, 확신, 예언은 이 결혼의 완벽한 행복으로 완전히 실현되었다.
책제목 : 에마
지은이 : 제인 오스틴
옮긴이 : 윤지관, 김영희
펴낸곳 : 민음사
페이지 : 728 page
책무게 : 1383 g
펴낸날 : 2012년 03월 23일
책정가 : 18,000원
읽은날 : 2026.05.21~2026.05.25
글쓴날 : 2026.06.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