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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작성자insmile|작성시간06.11.08|조회수112 목록 댓글 0

0. 힘들게 책을 들다.
이 책을 산 것은 작년 봄인 듯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때쯤인 걸로 기억한다.
토요일 출근길에 교보문고에 갔다가
집어들었던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라는 작가때문에 집어든 충동구매에 가까웠다.
그리 썩 읽고 싶었던 책도 아니고,
방대한 양도 그렇고,
낯선 이방인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에
읽고 싶은 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젠 읽어볼까 하고 집어들었다.
예상했듯이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름만 알고 있던 마키아벨리를 대략적으로 알게 되었고,
그의 역작 <군주론>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1. 역사적인 인물읽기의 전제조건
역사적인 인물읽기 전
그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먼저 알고 있는 것이
그가 살아온 길을 이해하는데 쉽다는 것은 지당하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 읽기는 이해도가 높지만,
다른 나라의 역사인물 읽기는 쉽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마케아벨리의 생몰년은 1469년~1527년이다.
이탈리아 15세기와 16세기를 살다간 사람이다.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는 그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가 공직생활 하기 전까지의
당시 이탈리아를 많은 양을 할애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에서도 보았듯이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글로 남기기에
책의 분량이 많아서 부담스럽지만,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는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도 그렇다보니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얼렁뚱딴 넘어가는 것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이해하기는 더 쉽다.
당시 이탈리아는 도시국가형태로 여러 국가들이 공존해 있었다.
나폴리 공화국, 교황령 공화국, 피렌체 공화국,
베네치아 공화국, 밀라노 공화국 등이 그것인데,
이들은 각각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루는 형상이었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공화국 태생으로,
당시 피렌체공화국은 메디치 家가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이다.
코스모와 그의 손자 로렌초로 이어지면서 황금기를 이어갔고,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으며 이웃 나라들과 우의를 지니던 시절이었다.
또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이끌어갔는데,
대표적인 예술가로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모두 이시대 피렌체 사람들이었다.
그랬던 피렌체는 피렌체를 이끌어오던 메디치가의
로렌초가 43살 많지 않은 나이게 죽고,
그의 아들 피에로가 메디치가를 이어받으면서 전세가 반전이 된다.
그의 정책은 피렌치시민들과 이웃나라들과의 사이도 안좋아지게 된다.
...
이때 메디치가의 정책을 비난하면서 등장한 인물이 사보나롤라라는 수도사이다.
이는 피렌체 사람들의 여론을 이끌면서 메디치가를 악인으로 몰아 끌어내리고,
자신이 피렌체를 이끌어간다.
밀라노공화국이 나폴리공화국을 점령하는데 도와주면서
다른 이탈리아 공화국과 적대국이 된다.
그러나 그 역시 반사보나롤라파의 등장과 함께 만들어진 여론으로
화형당하게 된다.
그렇게 사보나롤라의 6년 혼란기를 접었지만,
아직 피렌체는 안정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때 마키아벨리 나이 29살이었다.
사보나롤라가 죽은 얼마 뒤 그는 드디어 공직에 나타난다.


2. 드디어 등장
29살의 마키아벨리가 처음으로 맡은 공직은 서기관이라는 직함이다.
마키아벨리를 연구하는 사람조차도
인기없는 변호사의 아들이
그것도 대학교육을 받지 못한 마키아벨리가
다른 유망하고, 대학교육을 받은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서기관에 지명된 사실에 대해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는 당시 시대적 상황이 변혁의 시대이기 때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마키아벨리가 선출되었다고 추측하고 있엇다.
비록 그렇게 예상치 못한 서기관 선출이었지만,
이후 마키아벨리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게 된다.


3. 멀티플레이어
관직에 오른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맡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외교, 대통령 보좌관, 국방에 관련된 일까지 섭렵하는 등
피렌체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능력있는 인물이 된다.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라 해도 손색이 없다.
..
그가 외교에 소질이 있다보니,
각국에 협상할 일이 있으면 항상 마키아벨리가 그 역할을 하고,
늘 시킨 사람이 기대했던 이상의 성과를 올리게 된다.
당시 교황령 로마국의 체사레 보르자가
피렌체 일부도시를 점령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이 일로 그는 체사레 보르자를 만나게 된다.
이때 그를 만나게 된 것은 불과 몇달이지만,
마키아벨리는 체사레의 지도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후에 군주론을 쓸때 모델로 삼게 된다.
...
공화정체의 피렌체에서 변화가 생긴다.
1년제의 대통령제도가 종신 대통령제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때 대통령이 된 사람은 피에로 소데리니란 인물인데,
이 사람은 마키아벨리의 능력을 알기 때문에
마키아벨리를 더욱 중용하게 된다.
이때부터 마키아벨리는 서기관의 명칭외에
보좌관이라는 명칭이 더 붙게 된다.
비록 수입은 그대로이지만...
그리고 그는 앞선 시각을 가지고 피렌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정한 애국자였다.
당시 피렌체는 프랑스의 보호하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피렌체는 국가군이 없었다.
마키아벨리는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주장과 함께
피렌체 국민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하였다.
...


4. 피렌체는 다시 메디치 가의 손으로...
당시 프랑스는 이탈리아로의 진격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에 이탈리아의 공화국들은 에스파냐 등과 동맹을 맺어 프랑스와 맞서게 된다.
그리고 전투가 벌어졌는데,
결과는 어느한쪽의 승리도 아닌,
정확히 이야기하면 양쪽 모두 패자인 전투가 되버렸다.
이탈리아 본국에 있던 에스파냐인들이 귀환을 해야했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이 기회를 13년동안 은둔해있던 메디치가 놓치지 않았다.
메디치가는 에스파냐의 귀환을 위한 자금을 대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용하여 피렌체 정권을 다시 잡게 된다.
1512년 여름 에스파냐의 군사력을 등에 업은 메디치가는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구데타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종신대통령이었던 피에로 소데리니는 도망을 가게 되고,
정부인사들도 모두 퇴출된다.
이때 마키아벨리도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리고 일년뒤 마키아벨리에게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나게 된다.
반메디치 음모를 꾸미던 어떤 사람의 목록에 마키아벨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이름이 있었다는 이유로 감옥살이와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
메디치가에서 교황이 선출되는 피렌체의 경사가 생겼을 때
마키아벨리도 석방되지만,
그의 감옥생활은 곧 그의 은둔생활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비록 그의 감옥생활은 끝났지만,
경제적 빈곤이 그를 억누르게 된다.
피에로 소데리니 정권 당시 함께 일했던 이들은 모두 복직이 되었지만,
마키아벨리만이 복직되지 못했다.
 

5. 시련이 그를 작가로 만들다.
은둔생활을 하던 마키아벨리는 프란체스코 베트리란 친구와 편지교환을 하게 된다.
프란체스코는 피렌체 로마대사로 일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안부를 전하거나 직장 청탁을 하는 내용의 편지가 오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이야기를 주고 받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베트리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군주론>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갖게 된다.
그에게 그런 시련과 불행이 없었고,
계속 관직에 있었더라면
<군주론>이나 <정략론>의 역작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고,
오늘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유명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좀 불행한 것은 <군주론>을 비롯한 그의 저작들이
죽은 후에 빛을 보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떻게 사귀게 된 것이 모르지만,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부유한 집안의 젊은 자재들과 친하게 되었고,
그 젊은이들은 마키아벨리를 스승으로 극진히 모셨다.
이에 대한 답례인 마키아벨리도 <정략론>이란 책을
그 제자들을 등장인물로 인터뷰형식으로 쓰게 된다.
그의 글솜씨가 소문나면서,
그는 메디치 가로부터 피렌체 역사 서술을 부탁받고
적은 돈이지만, 기꺼이 그에 응하게 된다.
당시 마키아벨리는 서서히 작가로써 유명세를 타게 되는데,
이런 역사서나 정치서때문이 아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희극을 쓰게 되는데,
그 희극을 바탕으로 한 연극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희극작가로 이름을 날리기도 한다.


6. 그의 말년
그렇게 작가로 유명해진 마키아벨리는
구이차르디니란 역사가를 만나 친구가 된다.
구이차르디니는 역사가일 뿐만 아니라
로마교황령 공화국의 교황의 보좌 역할도 하는 인물이었다.
다시 국제정세는 다시 급변하게 된다.
에스파냐와 독일이 이탈리아를 치기 위해 일어섰던 것이다.
이에 이탈리아 공화국들은 프랑스, 영국까지 포함한 동맹군을 결성한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우유부단 교황 클레멘스 7세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동맹군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다보니 결집이 잘 되지 않았다.
동맹군이 전지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이
에스파냐와 독일은 분리되어 있던 세력을 한데 보아 막강한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정세다보니 이탈리아는 에스파냐군에 성문을 열어줄 밖에 없었고,
로마도 하루만에 초토화되었고, 교황은 도망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혼란을 틈타 피렌체에서도 메디치가가 쫓겨가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한번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서기관 후보로 나섰던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만다.
그것이 큰 상심이었는지 그일이 있고 10일 뒤 마키아벨리는 병상에 눕고
그 뒤 이틀만에 운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그의 명작들만 남긴 채 말이다.


7. 책을 덮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에서 <군주론>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룰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단지 마키아벨리 한 사람만을 조명했을 뿐이다.
그대신 <군주론>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군주론>이란 책을 검색해봤더니
엄청난 출판사의 다양한 <군주론>이 있었다.
아, 어느 것을 나을까?
읽어본다면 어느 출판사를 선택해야 하는가?
....
맨 마지막 페이지에
"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신도 마키아벨리를 나의 친구라 생각하십니까?"
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글쎄.. 난 친구가 되기에는 그의 위트있고, 대담한 삶의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는데,
그는 나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친구는 되기 힘들고,
스승은 될만 나다.
나의 스승 마키아벨리???

 

 

 


책제목 :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지은이 : 시오노 나나미
출판사 : 한길사
독서기간: 2006.10.31- 2006.11.08
페이지: 59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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