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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kg만 줄어도 의심하라" 암 투병자·생존자 모두 '체중'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

작성자양삿갓|작성시간26.06.23|조회수7 목록 댓글 0

 

"1kg만 줄어도 의심하라" 암 투병자·생존자 모두 '체중'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

장일영

 

입력 2026.06.02. 03:00업데이트 2026.06.02. 08:52

 

 

살이 빠진 게 아니라 근육 손실 가능성  '근육'과 '영양'이 가장 강력한 항암제

 

현재 통계적으로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은 암을 경험하게 된다. 한 가구당 한 명, 적어도 친인척 중 최소 한 명 이상 암이 걸리는 셈이다. 암 치료 기술도 발달하여 완치 생존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말기암이라도 2년 넘게 생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암환자들이 “체중이 한 4㎏ 정도 빠졌어요”라며 이를 당연한 현상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전에 비해 떨어진 체력 감소를 호소한다. 진찰해보면 이미 허벅지 근육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심하게 많이 말라 있다. 즉, 이런 기력 저하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자체 부작용 때문만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체중 감소와 그로 인한 근육 소실이 몸의 활력을 떨어뜨린 주원인일 수 있다.

암환자들은 치료 경과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1. 암을 진단 받고 수술이나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거나 막 마친 상태
  2. 치료를 마친 후 완치에 가까워 정기 추적조사만 하는 상태

의학적으로는 후자를 ‘암 생존자’라고 부른다. 오래전 암을 진단 받고 완치 판정을 받으신 생존자분들도 의도치 않게 체중이 줄고 기력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암환자에게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는 현재 어느 시기에 처해 있든 결코 당연하거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체중 감소는 반드시 영양 부족 혹은 불균형을 동반한다. 몸의 거의 모든 세포는 항상 고쳐쓴다. 그 고쳐쓰는 과정이 여러 조건에 따라 지연될 수 있고 때에 따라선 퇴화해서 없어져버리기도 한다. 즉, 체중 감소는 ‘재생’ 과정에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의미를 항상 내포한다. 그리고 대부분 재료 부족, 즉 영양 부족이 동반되어 있다. 재료가 있는데 쓰지 못하는 경우보다 영양소라는 재료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의미다.

암 환자라고 이 과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체중 감소는 결코 치료 과정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다만, 암세포라는 변수, 그리고 수술이나 항암, 또는 방사선 치료 같은 변수들이 추가되어 더 복잡해진 것일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건 여타 이유나 상황을 막론하고 ‘신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보다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뜻이며,  상태가 지속되면 치료를 견디는 힘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면역 기능마저 떨어진다.

따라서 체중 감소는 사전에 미리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영역이다. 1㎏ 체중 감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으면 잘 봐야 한다. 이미 체중 감소가 시작되어 눈으로 확인되는 상황이라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신체 기능이 모두 고갈된 후 영양을 보충하려 하면, 이미 대사 능력이 저하되어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임상에서는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치료 시기별 영양 관리 전략

암 치료의 긴 여정 속에서는 시기에 따라 영양 관리의 중점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먼저 수술이나 항암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를 한창 받고 있는 적극적 치료 기간에는 우리 몸이 상처를 회복하고 치료의 부담을 견뎌내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암 진단받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영양분을 요구한다.

특히 암세포 증식 속도가 빠르거나 병이 재발했을 때, 암세포가 유발하는 체내 염증 반응은 전반적 대사 상태를 평소보다 훨씬 더 항진시킨다. 가만히 쉬고 있어도 몸 안에서는 에너지가 빠르게 소모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가 암 발생의 주요 증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하여 암 치료 전후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상황까지 더해지면 체중은 훨씬 더 급격하게 감소한다. 따라서 적극적 치료 기간에는 이러한 손실분을 충분히 감안하여 암에 걸리기 전보다 훨씬 더 잘 먹어야 한다. 정확히는, 아주 비만하거나 대사 과잉 상태가 아니라면 영양 섭취를 줄일 필요가 없고, 그런 계획이 있다면 심각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 모든 치료를 마치고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는 암 생존자들은 전략을 약간 달리해야 한다. 이때는 몸에 과도한 영양분이 쌓여 대사 과잉 상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체중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혈당, 중성지방 등이 높아지는 대사 과잉은 오히려 체내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장기적 건강 관리에 해가 될 수 있다. 식사량과 종류를 절제하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무조건 체중을 빼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만했던 사람은 적정 체중, 표준 체중 혹은 마른 체형에서는 체중 감량보다 ‘넘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항암제는 ‘운동’

식사 전략은 치료 시기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어야 하지만, 운동은 적극적 치료 기간과 암 생존자 기간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요소다. 현재까지 밝혀진 의학 근거들을 종합해 볼 때, 암 환자 예후를 개선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가장 강력한 항암 효과를 증명한 것은 특정 보조 식품이나 영양제가 아니라 바로 꾸준한 운동이었다.

운동은 체내 염증 수치를 낮추고 면역세포 활성도를 높이며 치료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그 효과의 크기(impact size)가 그 어떤 보조 치료보다 높다. 그런데 이처럼 유익한 운동을 환자가 지치지 않고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토대가 바로 근육이다. 근육을 평소에 잘 지키고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당장의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도록 돕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신체적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외 종양학 학술지에 발표된 수많은 임상 연구에 따르면, 체성분 분석에서 근육량이 유지된 환자일수록 계획된 항암 치료를 중단 없이 완수하는 완주율이 높으며, 전체 생존 기간 또한 유의미하게 긴 것으로 확인된다. 근육이 치료의 독성을 견디는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암 환자에게 체중 감소가 발생했을 때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점은, 일반적인 체중 감소에 비해 지방보다 근육 손실이 훨씬 더 심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근육은 지방보다 훨씬 밀도가 높다. 즉, 같은 부피여도 근육이 훨씬 무겁다. 그렇기 때문에 체중계 바늘이 아래로 내려갔다는 것은 가벼운 지방이 아니라, 부피 대비 무게가 많이 나가는 귀중한 근육 조직이 이미 상당량 소실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상황은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면역 물질을 보관하는 귀중한 근육 조직이 상당수 사라졌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건강하게’ 먹는 것과 ‘잘’ 먹는 것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게 신체적 조건을 만들어주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치료 과정에서 기력이 너무 떨어져 일시적으로 운동을 하지 못할 때일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식사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건강하게 먹는 것과 잘 먹는 것 의미를 혼동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둘 다 필요하지만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많은 환자가 몸에 좋다고 알려진 자연식이나 채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며 건강하게 먹기 위해 극진히 신경을 쓴다. 식단 자체 질을 높이는 노력은 훌륭하다. 하지만 정작 진료실에서 면담하다 보면 영양 총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칼로리 결핍과 단백질 부족 상태에 놓인 경우가 허다하다.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느라 정작 치료에 필요한 만큼 잘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는 암세포를 굶기겠다는 생각으로 식사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아주 심한 비만이거나 대사 과잉 상태에서 암이 발생한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양 공급을 줄여 암세포를 굶기겠다는 접근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암세포는 환자가 음식을 먹지 않아도 체내의 정상 근육과 장기를 분해하여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결국 암세포 자체보다 환자 자신의 면역력과 체력이 먼저 고갈된다. 이 과정에서 근 손실이 더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이유로 암 환자에게 간헐적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식사 제한, 혹은 편향된 식사는 전혀 권장하지 않는다.

체중 감소는 ‘후기’에야 나타나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근육 감소와 영양 불량은 꽤 진행된 후 비교적 늦게 눈으로 확인되는 경향이 있다. 체중 감소가 에너지 대사 과정상 가장 마지막에 발생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영양소가 부족할 때 이를 보상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여러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든 이전 상태를 유지하려고 버티다가, 이 모든 보상 과정이 무너질 때 비로소 체중 감소가 눈에 띄게 발생한다.

따라서 신체 내부 영양 결핍이 실제 눈에 보이는 체중 감소나 근육 위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적 지연이 존재하며, 설명이 되지 않는 체중 감소는 우리 몸이 보내는 초기 시그널이 아니라 모든 방어선이 무너진 후에 보내는 후기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긴 암 치료를 앞둔 과정에서 이 시그널은 앞으로 방향성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의도치 않게 체중이 1~2㎏ 정도 빠졌거나 근육량이 몇 백 그램 줄어든 것을 확인했을 때, “이 정도 작은 변화는 그럴 수 있다”라며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이미 내 몸 안에서 소비한 총칼로리와 단백질의 양이 섭취량보다 많아 순손실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신속히 식사량이나 구성을 점검할 시기이다. 영양 중재의 효과가 가장 좋을 구간이기도 하다.

간혹 특정 영양소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암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육류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기를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한 연구 결과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양이 과잉된 상태나 비만한 집단에 적용되는 개념일 뿐, 현재 대사가 항진되고 영양이 부족한 구간에 처한 환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체중 감소나 근육 소실 같은 시그널이 보인다면, 지금까지 유지해온 식습관 전략을 즉시 검토하고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활력과 근육을 지키고, 나아가 환자 본인 고유의 면역력까지 견고하게 지켜내는 가장 현명한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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