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은 李대통령을 향한 '구애'였다! '패가망신' 하러 올림픽공원에 갑니다!...
- 기자명 최보식 편집인
- 입력 2026.06.17 09:14
'패가망신' 하러 올림픽공원에 갑니다!...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올림픽공원 시위는 매우 단조로운(?) 시위다.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재투표' 구호를 반복하다가 가끔 애국가를 부르는 게 전부다. 엔터테인먼트나 선동연설이 전혀 없다.
나는 월요일인 15일 이렇게 썼다.
'올림픽공원 시위가 11일째를 맞았다.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 중이다. 11일은 날수로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이는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마다 장을 벌이는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시위로 치면 이미 두달반을 넘긴 셈이다. 게다가 올공 시위는 날마다 24시간 밤샘시위다..."
뭔가 계기가 없으면 점점 사그러들고, 그 시점이 이번 주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늘 똑같이 반복되는 시위에 '뉴스'가 없으면 언론은 다루지 않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날 공교롭게 꺼질 듯한 시위의 불꽃에 확 바람을 불어준 쪽은 이재명 정부였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이 결정적인 휘발유 역할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 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다. 한국 경찰이 사람을 특정해서 체포하는 건 최고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서울 경찰을 지휘하는 총수라면 "불법행위 동조자들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애용어 '패가망신'을 꺼낸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떤 파장을 낳을지, 시위 참가자들을 자극할 줄 모르고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발언을 했을까. 경찰 밥을 한두 해 먹은 것도 아니고 경찰 2인자 위치에 있는 그가 그런 정무적 판단을 못했을 리는 없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의 말에 겁먹고 올공에 모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는 '누구'에게 들어라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그 대상은 시위 참가자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그가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이런 낚시 발언을 터뜨린 것은 '대통령님께 충성을 다하는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알리려는 목적이었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려고 한 것이다. 소위 이대통을 향한 애타는 구애였다.
해외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올림픽공원 청년 시위에 대해 "시위 현장에서 욕설 감금 폭행이 일어나고 있다" "부정선거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반사회적 행태" 등을 연이틀 언급하며 시위 진압의 '운'을 띄웠다. 서울 경찰청장은 대통령의 눈에 들어 경찰총장에 진급할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다. 듣기로는 이 대통령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중용한다고 한다.
바로 그날 타이밍을 맞춘 듯, '후원금 차명 수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다음 날에는 김민석 총리가 “정부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형벌은 자기가 지은 죄에 따라 받는 것이지, 본보기로 처벌한다는 것은 '위헌'이다.
이들의 오버 액션 효과로 사그러질 것 같았던 올공 시위가 땡볕 속에서 되살아났다. 특히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이 회자되면서, 시민들은 "그래, 패가망신하러 한번 가보자"며 올림픽공원으로 모였다.
실제 이번과 월요일 화요일은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모였다. 화요일 저녁에는 한 개인독지가가 1000명분 식사를 무료 제공하는 푸드트럭을 보내왔다.
보수 일각에서는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업무 과실 혹은 태만으로 인한 '부실선거'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다. 장동혁 대표가 '재선거'를 주장하며 선거소청을 제기하고 또 올공 시위에 합류한 것을 두고 '부정선거음모론'에 올라탔다고 공격하고 있다. 큰판에서 보면 지금은 장동혁을 흔들 때가 아니다.
본지는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가 없어 투표를 못하는 사태, 출구조사가 발표되고 개표가 시작됐는데 투표가 끝나지 않은 상황... 설령 표를 조작할 의도가 없었다 해도 참정권이 침해당하고 공정한 투표 절차 위반이 이뤄졌기 때문에 '선거 부정'이라고 보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