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가 억수로 오던 늦가을 자정을 넘긴 시간에
친구는 맨발에 운동화를 신고
온몸이 비에 흠뻑 젖은채로 가게안으로 들어옵니다.
"형,,쏘주 한병만 먹고 갈께..술좀내놔"
친구와는 만난지 두해쯤 되었을때죠.
,,,,늘 추워보이고 남루한채
술냄새를 풍기고 다니던 친구는
인천 문단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하던
노동자 시인(이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박 영근 시인 입니다.
친구는 엊그제 49세를 일기로
그토록 춥고 갈증에 목이메이던 세상을 뒤로하고
꽃잎 흐드러지는 저 편한 세상으로 먼저갔습니다.
고인을 그리워 하며 이글을 씁니다.
"부디 다시만날때 까지 편히 쉬소서"
[영결식장에는 국내의 저명한 문인들이 왔더군요..]
"네이버" 인물검색에선 박영근을 이렇게 소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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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원작시인 박영근, 못난 세상 버리다
[오마이뉴스 2006-05-14]
[오마이뉴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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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근 시인 ⓒ2006 민족문학작가회의 제공 | |
| ⓒ2006 민족문학작가회의 제공 |
지난 1980년대, <취업공고판 앞에서>(청사, 1984)란 시집으로 이 땅에 현장 노동자 시인이 끌고 가는 '노동문학'의 뿌리를 심은 박영근(1958~2006) 시인이 이 험난한 세상과의 끈질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길을 떠났다.
고 박영근 시인은 지난 3일, 알콜성 치매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을지로 백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 상태가 악화돼 서울 백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11일(목) 저녁 8시 40분 결핵성 뇌수막염과 패혈증의 악화로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박영근 시인은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를 수학한 뒤 서울로 상경, 현장노동자로 일하다가 1981년 <반시, 反詩> 6집에 시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노동자 출신 시인 박노해와 백무산, 이소리, 김해화, 김기홍 등 노동자 출신 시인들의 출현을 몰고 왔고, 1980년대 민족민중문학의 주체논쟁의 한복판에서 노동시와 민중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안치환 작곡)의 원작시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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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인천지회 부회장과 인천민예총 사무국장, 인천민예총 부지회장, 2004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장 등을 맡았고,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사)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었다.
시집으로 <취업공고판 앞에서>(청사), <대열>(풀빛), <김미순전(傳)>(실천문학사)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창비), <저 꽃이 불편하다>(창비) 등을 펴냈으며, 산문집으로 <공장옥상에 올라>(풀빛), 시평집으로 <빛>을 펴냈다. 1994년 제12회 '신동엽창작상'과 2003년 제5회 '백석문학상'을 받았다.
고운기 시인은 박영근 시인의 시집 <저 꽃이 불편하다> 표지글에서 "이제 나는 그를 '시인'이라고만 부르려 한다, 노동을 포기했단 말이 아니다, 노동자로서 시인이 아닌, 시인으로서 그의 삶 전부가 언젠가부터 나에게 너무도 뚜렷이 각인된 까닭이다"라며, "홀로 깊이 물으며, 잃었다가도 길을 찾고, 끝내 가고야 말리라 다짐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그의 이번 시집은, 호주머니에 담갔다가 언제라도 꺼내들고 싶은 선물이다"라고 평했다.
"그는 민중주의적 감상주의의 소산인 첫 시집 <취업공고판 앞에서>를 지배하던 연민과 애상의 긴 터널을 오랜 고통 끝에 이제 막 빠져나와 이 두 번째 시집에서 마침내 위대한 노동자들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집에는 80년대 노동현실의 거의 전국면이 다 들어 있으며 그에 대한 우리 노동자들의 가장 일차원적이고 즉자적인 대응에서 가장 수준 높고 치열한 대응까지가 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이 오랜 단련 끝에 얻어진 민중적 정서와 형식과 가락 속에 자신만만하게 용해되어 있다." - 두 번째 시집 <대열> '추천글' 몇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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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북문학축전>에 참가한 박영근 시인 ⓒ2006 이종찬 |
| ⓒ2006 이종찬 |
장례위원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고형렬, 공광규, 김남일, 김명환, 김사인, 김윤태, 김이구, 김창규, 김형수, 나종영, 나희덕, 도종환, 박관서, 박남준, 박두규, 박문수, 박상률, 박선욱, 박철, 방현석, 백무산, 서정균, 서홍관, 성효숙, 손동혁, 손세실리아, 송경동, 오철수, 유종순, 유용주, 이남희, 이도윤, 이영진, 이원규, 이은봉, 이인휘, 이재무, 전성태, 정세훈, 정우영, 최인석, 표신중, 하종오, 한창훈, 현준만, 홍인기, 황규관 등이다.
고 박영근 시인의 장례식장은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6호실(02-590-2557)이며, 발인은 오는 15일(월) 아침 8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박영근 시인장'(민족문학작가회의 주관)으로 치러진다.
다음은 고 박시인의 시집 <취업공고판앞에서>에 실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전문.
솔아 솔아 푸른 솔아 -百濟. 6
부르네 물억새 마다 엉키던
아우의 피들 무심히 씻겨간
빈 나루터, 물이 풀려도
찢어진 무명베 곁에서 봄은 멀고
기다림은 철없이 꽃으로나 피는지
주저앉아 우는 누이들
옷고름 풀고 이름을 부르네.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어널널 상사뒤
어여뒤여 상사뒤
부르네. 장마비 울다 가는
삼년 묵정밭 드리는 호밋날마다
아우의 얼굴 끌려 나오고
늦바람이나 머물다 갔는지
수수가 익어도 서럽던 가을, 에미야
시월비 어두운 산허리 따라
넘치는 그리움으로 강물 저어가네.
만나겠네. 엉겅퀴 몹쓸 땅에
살아서 가다가 가다가
허기 들면 솔닢 씹다가
쌓이는 들잠 죽창으로 찌르다가
네가 묶인 곳, 아우야
창살 아래 또 한 세상이 묶여도
가겠네, 다시
만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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