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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김홍신

작성자박상회(참존)|작성시간26.06.18|조회수4 목록 댓글 0

 

 

[시, 읽는 즐거움] 천년의 빗방울로도 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랑~~

- 김홍신 작가의 육필시 '사랑'이 들려주는 순정의 언어

사랑은 얼마나 클까.

누군가는 별의 숫자로 말하고, 누군가는 바다의 깊이로 말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초 밀리언셀러 작가 김홍신은 단 여섯 줄의 짧은 시로 사랑의 크기를 말한다. 천년 동안 내릴 빗방울만큼 사랑한다고.

수많은 장편소설을 통해 시대와 인간을 이야기해 온 그가 <PEN문학> 2026년 5·6월호 '이달의 육필시'에 발표한 시 '사랑'은 오히려 놀라울 만큼 단순하고 맑다. 

그 단순함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

■ 사랑

- 김홍신


천년동안
내릴
빗방울만큼




바보같이

- <PEN문학> 2026년 5·6월호(통권 191호), '이달의 육필시'에서

♡♡♡

■ 나의 방식으로 읽고 說하기

- 장건섭 시인/미래일보 편집국장

시를 읽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천(千)'이라는 한 글자다.

작가는 처음부터 숫자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계산을 위한 숫자가 아니다. 인간의 상상을 넘어서는 시간을 상징하는 숫자다.

천년.

한 사람이 살아낼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천년 동안 내릴 빗방울을 생각해 본다. 장맛비도 있고, 봄비도 있고, 가을비도 있을 것이다. 산과 들, 강과 바다, 도시와 농촌에 떨어질 셀 수 없는 물방울들.

작가는 그 무한에 가까운 수량을 사랑의 단위로 사용한다.

그런데 정작 시의 절정은 마지막 두 글자에 있다.

"바보같이"

사랑은 본래 바보의 언어다.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 사랑은 손익을 따지지 않는다. 사랑은 받은 만큼 돌려받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종종 세상 사람들에게 바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일들은 대부분 그런 '바보 같은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일도, 한 사람을 평생 기다리는 일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도, 결국은 이성보다 사랑이 앞서는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김홍신 작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수많은 인간 군상을 소설 속에 등장시켰고, 인간의 욕망과 좌절, 사랑과 배신을 평생 탐구해 온 소설가가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 역시 결국 사랑이었다.

그것도 아주 순진하고 투명한 사랑.

그래서 이 짧은 시는 오히려 장편소설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 대한민국 최초 밀리언셀러 작가, 김홍신

김홍신 작가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했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와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한 그는 장편소설 <인간시장>을 발표하며 대한민국 출판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인간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로 기록되며 단순한 베스트셀러를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었다. 

주인공 장총찬은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 시대의 양심으로 받아들여졌고, 작품은 사회정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대변했다.

이후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등을 발표하며 한국소설문학상과 소설문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 전 10권은 잊혀진 발해의 역사를 복원한 역작으로 평가받으며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단 한 번의 사랑>,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비롯해 <인생사용설명서>, <하루사용설명서>, <인생견문록> 등 130여 권의 저서를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문학뿐 아니라 제15·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헌정사상 드물게 8년 연속 의정활동 평가 1위를 기록했고, 현재도 문학과 사회를 잇는 다양한 공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김홍신 문학세계

김홍신 문학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문체보다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회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시장>이 정의를 향한 분노를 보여주었다면, <대발해>는 역사적 정체성을 복원했고, <인생사용설명서>는 삶의 지혜를 이야기했다.

장르와 형식은 달라졌지만 그 중심에는 늘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존재했다.

이번 육필시 '사랑'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평생 인간을 탐구해 온 작가가 결국 한 편의 짧은 시로 도달한 결론은 "사랑한다, 바보같이"라는 고백이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 철학이 있을까.

세상이 점점 영리해질수록 사람들은 사랑마저 계산하려 한다.

얼마나 주었는지, 얼마나 받았는지, 손해는 아닌지 따져 묻는다.

그러나 김홍신 작가의 시는 말한다.

진짜 사랑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이 아니라 빗속으로 기꺼이 걸어가는 마음이라고.

천년 동안 내릴 빗방울을 다 셀 수 없는 것처럼 사랑의 깊이 또한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사랑은 여전히 아름답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바보 같다.

그리고 어쩌면 세상을 끝내 구원하는 힘도 그런 바보 같은 사랑일 것이다.

"천년의 빗방울보다 많은 것은 사랑의 숫자가 아니라 사랑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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