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의령 선영
이병철회장 모친 안동권씨(1873-1941, 69세) 옛 묘 터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887
어머님 가시온지 어느듯 十七星霜 되나이다. 生前의 높으신 遺德과 깊으신 慈愛에 도로혀 不孝를 저즈른 이 不肖息들이요이다. 罔極之恩 느끼오며 그 徹天의 恨 먹음으면서 두 아들 秉珏과 秉喆은 삼가 가추지 못한 자그마한 石物 다시 세우나이다. 丁酉年(1957년) 9월 24일
이곳에 묘를 쓰고 25년 되던 1966년, 삼성과 이병철회장은 사카린 밀수사건에 연루되어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당시 사건이 크게 사회문제가 되자 이병철회장은 한국비료 주식의 51%를 국가에 헌납해야만 했다. 그러자 이병철회장은 그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풍수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듬해인 1967년 장용득님의 권유로 이곳 묘를 현재의 수원 이목동으로 옮기게 된다.
일반인들이 보았을 때는 가장 원시적이고 미신적인 방법 같지만, 40년 후 그 결과는 수만배에 달하는 엄청난 프리미엄으로 돌아와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최고경영자부터 전 직원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지만, 그 뒤에는 묵묵히 지원해 주는 땅의 정직함이 있었다. 물론 어느 기업인들 피땀 나는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마는, 어느 단계를 넘어서는 것은 노력과 인적자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는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지자체 입지와 군부대, 학교 등도 모두 해당되니 풍수의 역할이 실로 막중하다 하겠다.
각설하고 이곳의 지형을 보면 우측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이 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흘러오다가 묘 앞에서 직거수로 약 1km 빠지는 형상이었다. 묘 뒤편도 정상적인 맥이 없고 산기슭에 궁색하게 의지하여 山水가 불리한 곳이니, 옮기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識
서기 1967년 丁未 四月 五日 경기도 시흥군 수암면 수암리(故 安山邑) 鄕校舊址 옆 山 寅坐原으로 移葬하였음. 李秉珏
이병철회장 증조모 묘소(辰坐)
의령군 유곡면 신촌리 산11
경사가 매우 가파른 지형에 쓰여 져 있다. 증조모 묘소 뒤에는 이름 모를 묘 한 기가 있다.
이병철회장 증조부 묘소(甲坐)
이곳은 위의 증조모 묘소와 바로 이웃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천하대지며 괴혈이라 말한다. 두 묘 이후에 이병철이라는 불세출의 巨人이 등장하기에 선입견적 요소가 다분히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냉철한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요인으로 인해 풍수의 왜곡과 변질이 실로 적지 않은 곳이니, 묘소는 아무 말 없으나 사람들만 공연히 흥분할 따름이다.
과연 풍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몇 가지 지적해 보겠다.
1. 이곳은 경사가 매우 급하다.
하지만 혈처는 산사람이 서있을 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당판이 안정되어야 함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곳으로 인해 급경사지에도 혈을 맺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첫 번째 오류이다. 穴取安止라 하였다.
2. 용의 변화가 전혀 없는 산의 가지에 매달리듯 쓰여 져 있다. 그러한 까닭에 상하좌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용과 가지를 분별하지 못함이니 두 번째 오류이다.
3. 이곳은 청룡백호와 조안산의 전망이 뛰어나다.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이를 일러 고서에서는 前貪後失이라 지적하였으니, 세 번째 오류이다. 멀리에는 규봉도 있으나 그에 대해서는 침묵할 뿐이다. 규봉이라고 전적으로 흉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나의 몸이 그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산에 오르면 앞을 보지 말고 뒤를 보시라.
4. 묘소 앞 축대의 좌우경사를 보면 당판이 어떠했을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평시에는 그토록 균형과 안정을 말하면서 왜 이곳에서는 그토록 관대한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풍수는 늘 일관된 기준과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때그때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 네 번째 오류이다. 地貴平夷라 하였다.
5. 증조부 묘 앞에는 큰 바위가 양 쪽에 박혀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기가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이라고 한다. 또 역시 돌을 좋아하는 풍수들의 편협한 사고가 아닐 수 없으니, 돌을 만사형통으로 착각하는 것이 다섯 번째 오류이다.
6. 이곳에 오면 사람들은 산의 좋고 나쁨을 살피기보다는 오로지 삼성그룹이라는 귀납적 결과에만 도취되어 흥분한다. 땅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풍수의 본질을 외면한 체 견강부회하고 있으니, 여섯 번째 오류이다.
7. 이상과 같은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이곳은 보통 상식적인 안목으로는 알 수 없는 괴혈이라고 말하는데, 어찌하여 그분들 눈에는 그토록 괴혈이 많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논자는 아직까지 괴혈을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제 아무리 괴혈이라도 가지가 아닌 용에 형성되어야 하며, 혈처에서는 최소한의 보편타당성이 지켜져야 한다.
기본과 원칙을 무시함이 일곱 번째 오류이니, 스스로를 道眼 神眼이라 착각하지 마시라.
논자는 이곳을 폄훼하고자 함이 아니다. 주변에 특별히 험한 것 없고 砂格 또한 아름다운 곳이니 망자의 체백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이유와 학문적 접근이 수반되어야 하겠다. 그래야만 풍수가 사랑받고 존경받으며 존립할 수 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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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청원안갑수 작성시간 13.03.13 멀리도 다녀 오셨습니다.
오르시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이렇게 사진과 자료 정리까지도 해 주시니 감사 드립니다.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오늘입니다. -
작성자덕숭산 작성시간 13.04.03 풍수는 너무 이론에만 치우치는 것도 문제지만 증조부님 산소는 백호가 수십겹씩 겹쳐있고 청룡도 수십겹씩 겹쳐있고 당판이 좀 경사졌으나 전순이 넓게 형성되었습니다.백호가 수십겹씩 겹쳐 있어서 재물이 넘쳐나고 전순이 넓고 크고 기운이 새지 못하도록 암반으로 형성되어서 대명당으로 판명된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증조부모님 산소도 혈장이 경사가 좀 있으나 이곳에 모시고 나서 집안이 불같이 일어난것을
볼때 혈장이 좀 경사져도 용혈사수가 갖추어지고 결혈된다면 명당이라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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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류병렬[德山] 작성시간 13.04.30 공부 잘하고 갑니다 선생님
공감가는 글입니다 -
작성자이창연(춘천) 작성시간 13.05.08 지역에서 문화재 유적지 답사하며
해설을 하다보면 혈자리는 보통 사람도 알더라고요...
그냥 서 있을 때 너무 편하다고...
상식에 가까운 게 진리에 가깝다는 생각...
역으로 말하면 고수의 비법이 오히려 자기체면일 수 있다는 생각... -
작성자설악산 작성시간 13.05.23 잘은 모르지만 선생님의 말씀에 통쾌함과 명쾌함이 있어 시원스럽기까지 합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