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 명당을 찾는 방법은 산봉우리 기운을 살핀 다음, 그 봉우리에서부터 산줄기가 잘 이어졌는지 점검하고, 산줄기 끝에 자리를 정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명당(혈)은 산의 꽃이니 나무의 열매와 같다고 한 것인데, 꽃과 열매가 나무의 끝에서 열리듯 좋은 땅도 산줄기 끝에 생기는 법이다. 이때 산이 크고 웅장하면 대지가 되고, 산줄기가 길면 복록 또한 유구한 것이다.
이러한 곳은 사찰로는 통도사, 해인사, 부석사, 봉정사, 신륵사 등이 있고 명동성당 또한 남산의 산줄기 끝 지점이다. 민간의 집으로는 오죽헌, 선교장, 서백당, 임청각, 반기문 생가, 육영수 생가, 홍명희 생가 등이 있다. 마을로는 하회마을, 양동마을, 남사예담촌 등이 있다.
서울 전지역을 망라했을 때 풍수가 가장 좋은 명당은 어디일까?
서울의 산줄기를 보면 북한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북악산과 인왕산을 거쳐 남산으로 이어진다. 남산에서는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녹사평을 지나 둔지산으로 이어지는데, 그 산줄기는 한강을 만나 멈추게 된다. 따라서 둔지산 아래가 북한산의 모든 정기가 맺힌 명당이 된다.
배산임수와 남향을 이룬 이곳은 산줄기가 힘차게 달려오다 물을 만나 멈추었으니 갈룡음수의 땅이라고 한다.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며 쉬는 곳이니 위엄이 있으면서도 편안한 땅이다. 이곳에서는 한강 너머로 관악산 등의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보이게 된다. 따라서 풍수인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용산공원’ 지역이 서울에서도 최고의 명당이 된다. 그런 까닭에 주변의 열강들이 침입했을 때 용산을 지휘부로 삼아 한반도를 점령했던 것인데, 용산을 차지한 자가 한반도를 좌지우지했던 것이다.
두 번째를 꼽으라면 강남구 대치동 학여울역 인근으로 양재천과 탄천이 합수된 후 감싸준 지형이다. 이곳은 관악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우면산과 매봉산을 지나 양재천을 만나 멈추는 곳이다. 이곳 역시 산과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으로 위에서 보았던 용산의 지형과 흡사한 경우다. 실제로 이곳은 높은 부동산 가격과 탁월한 주거환경을 바탕으로 서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요즈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용산어린이정원 등 용산공원의 일부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부지만큼은 당초 계획대로 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의 대안으로 탄천물재생센터와 세텍(SETEC) 일대를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용산공원의 본래 기능과 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제안이다.
풍수적 관점에서도 이들 지역은 의미가 크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텍 일대는 관악산과 우면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의 기운이 모여 열매를 맺는 곳에 해당한다. 또 탄천 일대는 청계산에서 이어진 산줄기가 탄천 앞에서 멈추는 곳으로 구룡산과 대모산의 산세가 꽃을 피우는 형국의 길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입지적으로 좋은 두 지역에 공동주택을 조성하고 이를 다자녀 가정과 신혼부부, 청년층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클 것이다. 젊은 세대가 좋은 주거환경에서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단순히 주택 몇 채를 더 공급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 세대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용산어린이정원이 자리한 지역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풍수적으로 볼 때 이곳은 용산에서도 핵심적인 노른자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장의 주택난을 이유로 고밀도 주거지역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가치를 보존할 필요가 있다. 훗날 국가적으로 더욱 중요한 용도가 생겼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국토정책이 될 수 있다. 한번 대규모 고층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다시 원래의 공간으로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용산 일대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옛 방위사업청 부지, 캠프킴, 장교숙소 5단지 등 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탄천물재생센터와 세텍 일대를 연계해 개발한다면 용산공원의 핵심부를 훼손하지 않고도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도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하기보다 보다 큰 안목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용산공원의 핵심 지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하고, 세텍과 탄천 일대처럼 주거지로 활용할 가치가 높은 곳에는 양질의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조성한 주택을 다자녀 가정과 신혼부부, 청년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선다.
좋은 땅에 젊은 세대가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다.
https://youtu.be/ElQIvxotn4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