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지혜로운 자의 선택과 때를 기다리는 법
[본문6]
萬章(만장)이 問曰(문왈) 或曰(혹왈) 百里奚(백리해) 自鬻於秦養牲者(자육어진양생자)하여 五羊之皮(오양지피)로 食牛(사우)하여 以要秦穆公(이요진목공)하라하니 信乎(신호)이까?
孟子曰(맹자왈) 否(부)라 不然(불연)하니라 好事者爲之也(호사자위지야)이니라 百里奚(백리해)는 虞人也(우인야)이니 晉人(진인)이 以垂棘之璧(이수극지벽)이라 與屈産之乘(여굴산지승)으로 假道於虞(가도어우)하여 以伐虢(이벌괵)이어늘 宮之奇(궁지기)는 諫(간)하고 百里奚(백리해)는 不諫(불간)하니라 知虞公之不可諫而去之秦(지우공지불가간이거지진)하니 年已七十矣(연이칠십의)라 曾不知以食牛(증부지이사우)로 干秦穆公之謂汻也(간진목공지위오야)면 可謂智乎(가위지호)아 不可諫而不諫(불가간이불간)하니 可謂不智乎(가위부지호)아 知虞公之將亡而先去之(지우공지장망이선거지)하니 不可謂不智也(불가위부지야)이니라 時擧於秦(시거어진)하여 知穆公之可與有行也而相之(지목공지가여행야이상지)하니 可謂不智乎(가위부지호)아 相秦而顯其君於天下(상진이현기군어천하)하여 可傳於後世(가전어후세)하니 不賢而能之乎(불현이증지호)아 自鬻以成其君(자육이성기군)을 鄕黨自好者(향당자호자)도 不爲(불위)어늘 而謂賢者(이위현자) 爲之乎(위지호)아
[해설]
만장이 묻기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백리해는 진나라의 제사에 바칠 짐승을 기르는 사람인데 다섯 마리의 양가죽을 받고 자기 몸을 팔아서 거기서 소먹이는 일을 하며 진나라의 목공에게 벼슬자리를 구했다. 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입니까?”
맹자가 대답하기를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일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사람의 소리다. 백리해는 우나라의 사람이었다. 진나라가 수극에서 난 구슬과 굴에서 난 말을 선물로 보내어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려하니 군사가 우나라를 통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한 일이 있었다. 그때 궁지기는 길을 빌려주지 말자고 간했지만 백리해는 간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공 한테는 간해 보았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나라를 떠나서 진나라로 갔지만 그때 그의 나이는 이미 70이었다. 그가 그때까지도 소먹이는 자가 되어서 진나라의 목공에게 벼슬자리를 구하는 것이더러운 짓임을 몰랐다면 어찌 그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하겠는가? 간해야 소용이 없는 것을 알고 간하지 않았으니 지혜롭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우공이 망할 것임을 알고서 우나라를 떠나가 버렸으니 그를 지혜롭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 때에 진나라에 등용되어 목공이 함께 일할 만함을 알고서 그를 도왔으니 지혜롭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진나라의 대신이 되어서 그 왕의 명성을 천하에 떨치게 하여 후세에 까지 전해지게 하였으니 그를 어찌 현명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자기 몸을 팔아서 왕의 사업을 이루게 하는 일은 시공에서 명예나 좋아하는 사람조차도 하지 않는 일인데 어찌 현명한 사람이 그런 짓을 하였겠는가?
즉 백리해는 춘추시대 우나라 사람으로 뒤에 진나라로 가서 목공을 도와 천하의 패자가 되게 한 현자다. 당시 진나라가 우나라에게 괵을 쳐들어 갈 터이니 길을 빌리라고 했다. 백리해는 불초한 제후가 다스리는 우나라가 머지않아 망할 것을 알고 진나라로 간 것이다.
[현대적 해석]
여섯 번째 이야기는 지혜로운 자의 선택과 때를 기다리는 법에 관한 백리해(百里奚)의 이야기입니다. 나이 일흔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도 자신의 존엄을 잃지 않았던 한 노현자의 삶을 통해, 현대의 청년들에게 인생의 긴 호흡과 올바른 판단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안 될 일에 매몰되지 않는 냉철함: 불간(不諫)의 지혜
백리해는 우나라가 망할 길을 선택할 때, 동료 궁지기와 달리 임금에게 간언하지 않았습니다. 맹자는 이를 두고 우공(임금)에게는 말해도 소용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그의 지혜를 높이 평가합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우리는 흔히 끝까지 부딪히는 것만이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맹자는 가망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물러날 때를 아는 것 또한 지혜라고 말합니다. 이는 무책임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곳을 찾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청년들이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조직 문화나, 나의 진심을 왜곡하는 관계에 자신을 소모하지 마십시오. 안 될 일에 매듭을 짓고 일어서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에너지의 보존입니다.
2. 인생은 70부터, 늦은 때란 없다.: 끝까지 잃지 않은 자존감
백리해가 진나라로 갔을 때 그의 나이는 이미 일흔이었습니다. 맹자는 그가 양가죽 다섯 마리에 자신을 팔아 소를 먹이며 구걸하듯 취업했다는 소문을 반박합니다. 그런 현자가 비굴한 방식을 택했을 리 없다는 것이죠.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오늘날 청년들은 20대, 30대만 되어도 이미 늦었다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백리해는 70세에 비로소 자신의 뜻을 펼칠 군주(진목공)를 만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가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알아볼 수 있는 준비된 안목입니다.
청년들이여! 남들보다 조금 늦어지는 것에 공포를 느끼지 마십시오. 취업이든 창업이든, 당장의 조바심 때문에 스스로를 헐값에 팔아넘기지 마세요. 백리해처럼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때를 기다린다면, 그 깊어진 내공이 결국 여러분을 후세에 이름을 남길 리더로 만들 것입니다.
3. 누구를 돕느냐가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 지인(知人)의 안목
백리해는 진목공이 함께 일을 도모할 만한 인물(可與有行 가여유행)임을 알아보고 그를 도와 천하에 명성을 떨쳤습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내가 아무리 뛰어나도, 나의 역량을 담아낼 그릇(리더나 조직)을 잘못 만나면 재능은 썩게 됩니다. 맹자는 백리해가 목공을 알아본 안목 자체가 그의 현명함을 증명한다고 말합니다.
청년들이여! 연봉이나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 함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동료와 리더를 찾는 것입니다. 나를 단순히 부품으로 쓰는 곳이 아니라, 나의 현명함을 빌려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곳을 선택하십시오. 그것이 백리해가 소먹이꾼이라는 굴욕적인 소문을 뚫고 전설이 된 비결입니다.
4. 맹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오늘의 시 한 편
해 저문 길의 별빛
굽은 나무 아래서
마른 입술로 충고를 하느니
지는 해를 등지고
차가운 새벽을 향해 걸어가라
일흔의 나이에도
스스로를 헐값에 팔지 않았음은
가슴 속에 품은 보배가
양가죽 다섯 장보다 무거웠기 때문이다
보라, 진심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니
늙은 사자의 포효가 천하를 흔든다
[오늘의 정리]
여섯 번째 이야기는 우리에게 자기 확신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세상은 백리해가 비천하게 출세했다고 수군댔지만, 맹자는 그의 삶의 궤적(우나라를 떠남, 목공을 알아봄, 천하를 다스림)을 통해 그가 얼마나 고결한 인격체였는지 증명해 냅니다.
남들의 시선이나 세상이 정한 유통기한에 쫓기지 마십시오. 나를 알아주는 곳에서, 나의 방식대로, 가장 나다운 성과를 내는 것. 그것이 맹자가 백리해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 진정한 성공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