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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황제(皇帝)다.
지금의 세상에도
황제라고 칭하는 황제가 있다.
참 신기한 일이다.
2월이다.
그 1월이 말없이 찢겨져 나간 것이 미안한지
영하이던 온도가 영상의 온도를 살짝 껴안아본다.
부연 안개 속에
떼거지로 몰린 참새가 빈 살구나무(마을 이름이 매화마을인데 온통 살구나무 천지다) 가지에 주렁주렁 열였다.
(내 창가에, 매일 새우깡을 부셔 놓는 먹이통이 있기에.......)
몰려온 참새들 주둥이가
2월의 아침을, 희망이 기쁨을 찍어 조잘거린다.
어저께
큰 가게(마트)에서 산 고등어를 굽는다.
넓직한 팬(이제 우리말이 되었다)에 식용유를 부어넣고 급열성 열로 굽는다.
소주와 맥주
남들은 소맥이라고 아주 경제적으로 줄여 말한다
한민족의 우수성이 여기에도 나타난다.
(언어집약적.......요즘, 세대들, 하도 줄인 말이 너무 많아 한참을 생각해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생산지= 수입- 노르웨이 산이란 글짜가 보인다.
와 -
내가 감히 한번도 가 보지 못한 그먼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내 입으로....
옛 북빙양을 뚫고 아메리카 대륙을 클럼버스 보다 훨씬 먼저 갔다는 그 곳 사람들의 고향 노르웨이,
진시황 밥상에도 못 오를 그 귀한 노르웨이제 고등어로
소주와 맥주의 단합을 위해 섞어 마신다.
마침
친구랑 어제 청량리시장서 산 호두까지 깨 부수면서.....
호두를 파는 이쁜 아줌씨 말씀
내가
“와 – 호두 너무 싱그럽게 잘 생겼는데 꼭 여사님 닮았네요....”
하는 농담덕분인지
다 담고는 다시 한주먹을 더 담아주시면서
“미국산이지만 알이 아주 꽉 찾어요…….” 한다.
그것으로
맥주에 소주인지 소주에 맥주인지를 잘 교합시켜서 마신다.
노르웨이에서 온 고등어에
미국에서 태평양을 건너온 호두로 술 안주하니,
내가 바로 황제가 아니고 뭣이겠는가?
비록
옆에 내시와 시녀와 황후는 없지만.........
2월이 열리는 아침에............
- 도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