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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젊은인 줄 알았더니, 진짜 무식하군~
청계산 등산로 중간 한 켯에 작은 슬레이트집이 하나 있다.
약간 외진 변두리 마을이라지만 등산로가 바로 집 앞에 나 있어 주말이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쾌 많다.
본채 앞대문 문짝에는 <立春大吉>이라고 큼직하게 쓰 놓았다,
그리고
바로 벽 쪽 면에는, 화살표 하나와<多不有詩>라고.....
사자성어 같은 알쏭달쏭한 글자를 한자로 입춘대길보다 더 크게 적어 놓았다.
친구 3명이,
그날도 청계산 등산하러 갔다가 내려오다 이 이상한 글귀를 보았다.
그래서
각자가 그 글귀에 대해 분분한 해석을 내 놓았지…….
입춘대길이야 모두 다 익히 잘 알고 있겠지만.
작은 옆문에 적혀진 多不有詩는 아무리 해석을 해보려 해도 정말 알쏭달쏭하고 난해하다.
그중 한 명이
많은 것도 필요 없다, 유능한 시면 좋겠다…….
그러자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쓸만한 시는 있다….
아니다,
많이 쓴 시는 없지만 그래도 시는 잘 안다.
…….등등
해석이 제각각이라 결론이 전혀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그 뜻을 물어보고, 가장 해석에 접근하지 못 한 친구가, 그날 저녁 식사와 술을 몽땅 사기로 합의를 했다.
주인장은 아주 80대도 더 되어 보이는 상 노인이었다.
"어르신 多不有詩란 사자성어가 도대체 무슨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까요?"하고
정중히 여쭈었다.
그러자 그 어르신은 날 아래 위로 힐끗 훑더니…….
"보아하니 먹물깨나 묻힌 젊은이들 같은데, 이런 아주 상식적인 것도 몰라서 지금 나 같은 노인네한테 되물어보는 거여?~~~“
그렇게 말씀하신 후
어이없다는 듯 그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신다.
잠시 후.
어정어정 느리게 걸어 나온 그 어르신
"이 사람들아- 화장실도 모르시는가. 뒷간 말이야?"
"예? 갑자기 화장실이라니요?"
"참, 이 젊은이들이 날 노인이라고 막 놀려먹는 건가?"
"다, 불, 유, 시 말이야...... (W. C)
나 참, 젊은이들이 무식하기는…….“
싸가지없는 등산객 중 일부가 하도 대문에다 쉬를 해사서
어르신께서 화장실 안내문을 따로 붙혔단다.
”왜? 내가 뭐 잘 못 했는가?“
”아-, 아 아닙니다……. “
그 넘의 W - C ~~~ (다불유~시 多 不 有~ 詩)
- 도랑 -
* 원고분량= 11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