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그리는 사실주의 화가 이석주
초현실적 풍경이 주를 이루는 이석주의 그림을 요해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아마도 내면의 진술이 아닐까?
그러나 그의 경우 내면의 진술은 외부 현실을 소재로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하다. 초기의 벽돌에서 시작하여 도시
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익숙한 현실의 단편들이다. 그 소재의 품목은 시간이 흐를
수록 다양하게 등장한다. 책을 비롯하여 기차, 말, 시계, 낙엽, 구름, 천, 꽃에 이르기까지. 이석주는 기억에 떠오
르는 이 품목들을 화면에 조합한다. 그것은 이미지의 조합이다. 항용 이석주의 그림이 난해해 보이는 이유는 그
가 이러한 이미지들을 직조하는데 있어서 환치나 몽타쥬와 같은 기법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단편을 놓고 보면 현실적 존재인 이미지들이 화면에서 서로 부딪치면서 현실과는 다른 초현실적 세계
하나하나의 단편을 놓고 보면 현실적 존재인 이미지들이 화면에서 서로 부딪치면서 현실과는 다른 초현실적 세계
를 드러낸다. 그의 작품을 초현실주의적으로 파악하는 관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이러한 시각이 그의 회화
세계의 의미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 또한 아니다. 그의 작품이 극사실주의의 관점에서 거론되는 이유도 따지고 보
면 현실을 정치하게 묘사하는 고유의 기법에 있다고 할진대, 이처럼 대상을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처럼 묘사하는
기법은 현실의 단면들의 조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면들의 조합이 그의 그림을 초현실적 지평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윤진섭 칼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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