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1.daumcdn.net/cafe_image/mobile/bizboard_placeholder.jpg)
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내일은 설날.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에 내려가려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저승 귀신들은 명절이 되면 자식들 얼굴도 보고
제삿밥 얻어먹으려는 즐거움에 들뜨는데
잘 길러 미국에서 의사를 하고 있는 아들을 둔 귀신은
평소 저승 노인정에서
자식 자랑을 하면서 지냈는데
꿈에 아들에게 고소공포증이 있어 미국에 갈 수 없으니
한국에 나와 제사상을 차려주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명절에 PC방에 가라하여
“ 역시 배운 놈은 다르구나?”하고 PC방에 갔는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소리가 뭔지 몰라
그냥 돌아왔다 합니다.
그 귀신 못 배웠지만 한국에 살면서
쓴 도라지에 막걸리라도 제사상에 올리는 머슴 집 아들이
진짜 효자라고 하면서
다시 태어나면 뼈 빠지게 돈 벌어서
자식 놈 안 가르치기로 맹세를 했다 합니다.
못난 소나무가 고향 산소 지킨다는 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장남으로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데
서울에 오시면 아파트 생활이 감옥소 같다 하시면서
이내 시골 여동생 집으로 내려가시는데
시골에는 대화 할 할머니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시골 노인정 회장님이시기도 한데
평소 내가 서울에서 동장을 한다고 뻥을 치시면서
자식 자랑으로 시간을 보내시는데
아니라는 것 다 알면서도 회장님 대우를 해 주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머니의 힘입니다.
울 엄니가 국가유공자로 적지 않은 연금을 받아
가끔 탕수육과 짜장면을 사는 등
기마이(?)를 부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장님 자식이 설에 안 내려왔다면
회장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차가 막혀도 고향에 내려갑니다.
그리고 명절 때 부모님을 찾아 뵙지 않으려는 부인과
이혼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사연이야 있겠지만
명절 때 아니면 언제 부모님 찾아뵙고
형제자매 친척들 얼굴을 보겠습니까?
또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 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그건 노동이 아니고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만든 음식 가족들이 맛 있게 먹어 주면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그리고 내 며느리가 명절 때 내 집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면
잘했다고 칭찬 해 줄 시어머니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물론 남편들도 설거지를 해 주는 등
아내를 고충을 덜어주어야 하겠지요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