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어느 해 여름
고교동창이자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전경대 3인방이
팔당댐 밑에 모였습니다.
서울시에 근무하는 나와 서울 지하철공사에 근무하는 소*영
그리고 군산에서 해양경찰 경비정 함장을 하는 김*현.
슬로건은 해경에 근무하던 김*현이 진급을 하여
서울로 교육을 받으러 온 기념 천렵이었습니다.
팔당댐 예봉산 밑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낚시로 고기를 잡으려고 하는데 고기가 잡히나?
“ 너 투망 칠 줄 아냐? ” 술붕어
“ 우리 집이 용화저수지 옆이다. 귀신이지.” 소*영
“ 우리 투망치자. 이러다 물고기 비린내도 못 맡아보겠다.”
두물머리 양수리에 가서 투망을 사와 투망을 치는데
물 반 고기 반 이었습니다.
옮겨 다닐 필요도 없었습니다.
투망을 치기 좋은 바위 아래에 떡밥을 뿌려 놓으면
피라미 같은 작은 고기들이 새까맣게 몰려드는데
투망 한번에 냄비로 한 가득 잡혔습니다.
매운탕도 끓이고, 튀기기도 하고 술을 마시는데
그야말로 띵호아 였습니다.
당시 팔당댐 밑에는 낚시꾼들을 상대로
미끼와 술, 라면 등 간단한 요기 거리를 파는 매점이 있었는데,
아마 그 집 소주 우리가 거의 다 바닥냈을 겁니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 고
남는 물고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소주를 몇 병씩 사 주고 가는데
넘치는 술 기분 째졌습니다.
밤은 하염없이 깊어가고 주위에 술병은 쌓여만 가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릅니다.
햇볕이 따가워 눈을 떠보니 해가 중천 이었습니다.
세 놈이 널브러져 자고 있는데 어째 온 몸이 근질근질 거렸습니다.
아뿔사!
팔당 댐 모기들의 융단폭격을 받아 온 몸이 벌집이 된 것입니다.
“아이고! 가려워.! ”
그날 밤 팔당댐 모기들 회식을 시킨 셈입니다.
그날 밤 이후 팔당댐 모기들이 좀 이상해졌다는 전설이.
꼭 술에 취한 듯 헤헤거리고 춤을 추고
짜식들! 알콜 맛은 알아가지고.
그때 지하철 공사에 다니던 친구는 퇴직 후
마석에서부동산과 통나무집을 짓고 파는 일을 하고 있고,
경비정 함장 하던 친구는 서해해경청장을 하다
세월호 사건으로 옷을 벗고 김제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하고 있고
나는 여주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다음 주 수현이 불러 천렵 가자 ”
“ 투망을 불법인데 ”
“ 괴산군은 투망 허용 한다.”
마석에 사는 친구로부터 온 전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