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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4

작성자알베르토|작성시간24.07.20|조회수60 목록 댓글 3

일명 샌다 신께서 이제는 옆으로 새는 것을 멈추고 진짜 백두산행 이야기를 털어놓겠습니다.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여관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여행사가 주장하는 사기성 준4성급 호텔에서 6시에 조식을 합니다. 4찬 스텐 식판을 하나 집고 조잡한 나무 젓가락을 손에 들고 앞 사람을 주욱 따라가는디 먹고 싶은 것이 없습니다. 옥수수빵 같은 거 하나에 삶은 계란 하나 또 멀건 좁쌀 죽과 썰어논 수박 세쪽으로 조식 끝. 꼴에 그래도 따끈한 빵이며 우유나 시리얼, 옥수수 스크램블 에그 또는 병아리콩 스프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으나 무참히도 기대에 찬물을 확.

 

한 테이블에 열댓명씩 앉게 했는데 옆 자리 듕귁 사람들은 식판에 가득 담고 명불허전 안봐도 비디오 호떡집 불난듯 웃음기 없이 화나서 싸우는듯 소리지르며 먹습니다. 이쪽 옆자리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이미 먹고 떠난 자리에 의자 하나당 똑같은 왕뚜껑 사발면 빈 용기가 테이블 가득 놓여 있습니다. 먹고 나서 건데기나 국물은 다라이에 붓고 용기는 쓰레기통에 담고 갔으면 좋으련만 듕궈나 한궈나 도긴개긴입니다. 앉던 의자 하나 밀어넣지 않고. 중국엔 아직 식기 셀프 반납이 체질화되지 않은듯.

 

서파를 가려면 우리 전용 버스에서 내려 큰 버스로 갈아탑니다. 다른 한국인 일행과 중국인들이 함께 탔지요. 우리 시내버스 같이 생겼는데 앞 부분은 세로로 길게 앉고 뒤쪽 출입문 부터는 두명씩 앉는 좌석식입니다. 얼마쯤 지나 허술한 차림의 중국 노땅 하나가 술에 취해 주정하는듯 기사더러 소리를 칩니다. 무려 십분 이상을 시끄럽게 소리 소리 질러요. 내 옆에 앉은 딴 팀의 가이드한테 저 사람 뭐라고 하는 거냐고 물었으나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네요. 광동 사투리나 또 다른 지방 사투리를 쓰면 전혀 못 알아듣는다고. 

 

난 정말 새벽 술에 취해 주정하는 줄 알았어요. 참말로 가지가지하더라고. 기사도 뭐라고 큰소리로 꾸짖는 것 같고. 알고 보니 오줌이 마려워 좀 세워달라는 뜻이었다네요. 기사도 못 알아듣다가 급기야 눈치채고 한쪽으로 차를 세우더니 웃습니다. 이 노땅 한참만에 볼일 보고 올라탑니다. 이제 조용합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사투리와 달리 완전 외계어로 들리는 모양이에요. 

 

서파를 향해서 가는 도중 일기불순으로 천지를 가지 못한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그래서 가다 말고 백두산 못 미쳐 둘레길을 만들어 놓은 계곡 한바퀴 돌아보고 사진을 찍고 뭐 그러다가 하산. 내일 북파가 진짜이니 꼭 천지 보게 해달라고 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여러분. 가이드가 그럽디다. 

 

일인당 가이드비 400위안 전신맛사지 송이버섯 백두산 온천 VR 체험 어쩌고 저쩌고 하여 일인당 250달러로 적지 않은 돈을 받아 갔습니다. 군말없이 줬지요. 온천은 안 가겠다는 사람이 12명 간다는 사람은 여덟명.

 

온천 들리기 전 침향 파는 곳에 쇼핑차 들렀습니다. 내가 제일 싫어 하는  짓입니다. 이런 사기성 물건을 사는 한심한 사람이 아직도 있나보다. "지금부터 한시간 반 가량 설명을 들을 터인데 중간에 나가지 마십시오. 싸인을 받아야 합니다." 마치 다단계 회사나 사이비 종교 집회에 와서 여권 빼앗아놓고 강제 입회나 입교 시키는 기분입니다. 이런 개잡놈들을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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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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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부메랑. | 작성시간 24.07.20 핫핫핫!!!
    넘 쟁나게 읽었슴돠^^
    근데... 웃어도 되님유?
    감사합니다! 힘!!
  • 작성자찔레향 | 작성시간 24.07.20 관광회사 가이드 문제가 있군요 기분 좋은 여행이 되어야 하는데
    저는 황산.백두산 2번 다녀왔는데 너무 친절하고 쇼핑은 기본적으로 있나 봐요
    저는 중국 상품 카우보이 모자 5.000원 딱 한점 구입
    국산이 더 좋은데 왜 구입하나요
  • 작성자기우 | 작성시간 24.07.21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투어는 신뢰가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저질 상품도 있군요

    일기가 좋아 북파에서는
    백두산 천지를 쾌적하게
    관광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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