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의 라텍스 매장은 엄청나게 넓었습니다. 대형 버스 주차장엔 관광버스가 이십여대 머물러 있습니다. 부장인지 본부장인지 설명하는 놈의 인상은 사기꾼상을 띄고 있어요. 관상 공부는 한 적 없지만 연식이 있어 얼굴에 풍기는 숨길 수 없는 표정을 어느정도 파악을 하지요. 살 생각이 전혀 없어 부스 파티션 바깥의 복도쪽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차없이 짜증난 목소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거기는 손님들이 끊임없이 지나가는 통로이니 서서 방해하지 말라고. 싸가지 읎는 재수덩어리 새끼.
건방을 떨며 말합니다. "여러분 라텍스의 장점은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계실겁니다. 설명은 생략하고요. 이 메트리스와 베개에는 아주 건강에 좋은 고가의 귀한 검은색의 음이온 신소재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쩌고 저쩌고."
아마도 전 편에 올린 포털뉴스 기사는 너무 길어 읽기도 번거로와 대충 훑어 봤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요점은 이렇습니다. 가짜 라텍스에 50배 튀긴 4,000원 짜리 베개를 20만원에 팔고 있었다는... 그것까진 괜찮은데 건강에 좋은 음이온이 들어간 게 아니라 유해물질이 들어간 쓰레기만도 못한 것이라 당장 버려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가이드는 그랬지요. 요즈음 어떤 세상인데 가짜를 팔며 폭리를 취하느냐고. 인터넷에 그런 사실이 뜨면 당장 문닫아야 할 거라고 걱정말라면서.
몇 백평 되는 큰 매장에 직원도 백수십명 되지 않을까? 우리한테 붙은 직원이 여섯명이니 버스 20대면 120명? 아마 쉽게 망하진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타격이 커서 조만간 문닫지 않을까요? 아니면 사람들이 까마귀 정신이라 다시 잠잠해질라나?
나는 역시 5분 정도 지나 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가서 섰으나 작동이 되질 않습니다. 여기가 3층이니 올라오기만 하지 내려가는 건 계단으로만 되나? 맨 끝 비상계단을 찾아 내려갔습니다. 일층엔 큰 철문이 있는데 열리질 않습니다. 쥐새끼 한마리도 없고 싸합니다. 겁이나서 3층으로 다시 올라 갔지요. 다른 계단을 찾아 내려왔는데 어마어마한 일층 매장은 물건들이 전부 뭔가로 덮혀 있고 적막합니다. 다행히 불은 켜져있어 돌고 돌아서 간신히 뒤편 버스 주차장으로 나올 수가 있었지요. 설마 그렇지야 않겠지만 혼자 행동하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남선생 부부가 베개 두개를 사십만원에 샀답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쓸만해서 샀겠거니 했지만 돌아온지 이틀만에 그 뉴스를 읽어보곤 기분 잡쳐할까봐 아직도 그 기사 내용을 감추고 있답니다. 조만간 알려줘야 되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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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우 작성시간 24.07.29 아직도 그런 매장이
존재한다고 하니
이해가 안갑니다
아마 라텍스 매장
고객이 거의 한국인
이라는 사실이 더
화가 납니다
오늘도 날씨가 엄청
덥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29 아마도 까마귀 정신이라 생각하고 계속 장사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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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찔레향 작성시간 24.07.29 저는 쩐이 없어 라텍스 구경만 하고 나왔지요 함께 간 친구들은 마구잡이 사지만
저는 못 산 것도 창피했지만 귀국해서 소문 들어보니 효과도 없고
후회 스런 소리만 합디다
나도 구매 안 하기 잘 했구나 생각했어요 -
작성자알베르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29 저도 이거 산 사람들 후회 안 하는 꼴을 못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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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들장미 원조 작성시간 24.07.30 알베르또님은 어찌 글을 맞갈나게 쓰시나요
내가여행을 다녀온것 같아요
여행을 함께하는 느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