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에 도착한지 삼일째 아침 일찍 북파로 향했지요. 우리가 탄 버스는 천지까지 가지 않습니다. 대형 주차장에 세워놓고 세 번을 갈아타야 합니다. 중간 크기 버스 두 번 갈아타고 마지막엔 10여명이 타는 소형 승합차로 바꿔타고 천지까지 갑니다.
이 갈아타는 과정이 지랄 같습니다. 애초 북파 입장료가 65달러로 옵션에 적혀 있었는데 가이드가 이 돈을 요구하질 않았습니다. 그 돈이 뭐냐하면 Vip 입장료랍니다. 이 금액을 내게 되면 리무진이 호텔까지 와서 복잡한 여권 대조 과정이나 환승없이 무사통과로 천지까지 데려다 주고 오는 것이라네요.
50달러 입장료의 백두산 온천을 가지 말고 이 돈으로 천지 입장 VIP 대접을 받았더라면 쌩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을 이 가이드가 우리의 의향을 물어보지도 않고 지 뜻대로 우리 돈을 아껴준 결과 엄청난 고생을 하였지요.
첫번째 환승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얼핏 수천명의 입장객이 몰려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줄지어 떼지어 서 있는 긴 줄의 사람들 앞에는 표시로 뭔가를 꽂아놓은 작대기를 하나씩 들고 가이드들이 서있어요. 서로들 먼저 들어가겠다고 막 백미터 달리기를 합니다.
중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공항에서 짐 부치려고 구불구불 줄 서있는 것과 비슷한데 통로 입구까지도 길고 빽빽한 줄인데 막상 대기 라인 입구에 들어서도 구불구불한 길이가 1킬로는 족할듯 보입니다. 직선 거리로는 20미터를 안 넘는데. 답답하고 짜증나고 지루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일사 후퇴 때 쌀 반가마 등에 메고 울 아버지 따라 흥남부두에서 남쪽행 미군함 탈 때 그 난리 이후로 첨 겪는 난리였지요. 그 눈보라 치는 와중에 금순이와 떨어져 국제시장 장사치로 연명하면서 금순이 수소문하며 찾느라 한평생을 보내온 불쌍한 사람이 모처럼 북한 고향 땅 구경 좀 하겠다고 이 난리법석을 체험한 것입니다.
울 아버지 어떤 놈 꾐에 빠져 만주에서 개장사하면 큰 돈 만진다는 소리 듣고 북간도로 갔다가 당나귀 타고 개장사 하면서 힘들게 번 돈을 독립군 자금으로 홍범도 장군에게 갖다 바치면서 우리 온 식구들 밥 굶기기 일수였답니다.
결국 만주에서 이주해 함남 함흥에서 살다가 일사 후퇴로 부산에서 잠시 장사치로 살다 서울로 또 베트남과 미국으로 흘러흘러 제부도꺼정 와서 사는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겪어온 전설적인 Sanda Shin.----
이미 짐작했겠지만 개장수 이야기나 일사후퇴 어쩌고는 내가 술자리에서 헛소리 할 때 자주 써먹는 완전 뻥입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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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들장미 원조 작성시간 24.08.01 뻥 소리에 놀라서 들어와밨네요
재미 지게두하시네요 -
작성자부메랑. 작성시간 24.08.01 고생 끝에 낙이라는데..,
즐거웠던 얘긴 다음에?? ㅋ..
힘! -
작성자기우 작성시간 24.08.01 북한에서 백두산
가는길이 아주
멋지다고 하는데
그런 날이 오길
바랍니다 -
작성자이봐요 작성시간 24.08.03 그렇게가서 백두산천지 구경잘했는가 ?
그것보다 일사후퇴~ 뭐~ 만주개장사 ~
그 뻥이 더재미 있구만~ㅎㅎ -
작성자솔지오 작성시간 24.08.03 맛깔지게 써 내려 ㅡㅡ 재밋슴돠. 소설을 마니 보시는 모양ㅡ
뻥 소리도 즐겁게 들리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