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아끼꼬 언냐가 백두산 아직 안 올라간겨? 이러네요.
한동안 씰데읎는 일에 바빠 의무를 소홀히 했씨요. 지난번에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 다시 한번 읽어봤지요. 1.4 후퇴 당시의 난리 못지않은 아수라장을 겪은 우리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장백산 꼭대기 넓고 넓은 주차장에 도착했지요.
안 가본 친구들께서는 북파 주차장에 내려 천지꺼정 꽤 걸어 올라가지 않을까 염려스럽겠지만 앉은뱅이 아니 이런 용어는 금물 지체부자유자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제로 엎드리면 코닿는 거리에 천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로프가 길게 쳐진 곳이 있습니다. 왼쪽으로는 평지요 오른쪽으로는 약간의 경사가 진 계단으로 올라가면서 로프가 죽 쳐있어요.
올라가는 오른쪽엔 많은 인파가 몰려있어 좀 사람이 뜸해보이는 왼쪽 평지로 가봤으나 안개가 짙게 깔려 천지 호수를 전혀 볼 수가 없었어요. 우리 네명은 오리털 잠바를 입었으나 바람도 세고 추워 이대로 주차장 건물 안으로 들어갈까 하였으나 경사진 오른쪽 둘레길을 한번 걸어나 보자 하고 올라갔어요. 그냥 떠밀려서 올라갔다가 사진이나 찍자고 약간 빈자리를 차지했는데 그 순간 일진광풍이 일며 순간 안개가 걷히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푸른색의 천지가 환하게 나타났습니다.
관광객들은 와 하며 환호의 소리를 일제히 지릅니다. 꼭대기에서 쳐다보는 천지는 너무 멉니다. 파란색의 물 외에는 볼 것이 없습니다. 둘레길도 걸어보고 야생화도 사진 찍어 보고 물도 손으로 떠먹어 보고 그라고 싶은디. 앞으로 천지를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냉수를 끼얹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삼대가 덕을 쌓아야 어쩌고 하는 소리는 좀 과한 말이라 듣기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모르지요. 사람마다 보고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니. 내 성격도 매사가 부정적이진 않은 것 같은데 실망스러운 패키지 투어를 쓰자니 본의 아니게도 이렇게 네거티브 성격인 인간으로 묘사되었을 수도.
다음으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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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찔레향 작성시간 24.08.05 다행히 안개가 걷혀 천지 못 인증샷 도 하시고 눈으로 직접 천지 보았으니 기쁘셔겠어요
저도 황산 투어할 때 하루 종일 비가 내려 우증 산행하면서 풍경이 아름답다는
황산 배경 사진 한 장 담지 못하고 왔네요
경험하신 투어 이야기 잘 봤습니다 -
작성자부메랑. 작성시간 24.08.05 아~~,
이십여년만에 보는 천지닷!
역시 멋진 곳입니다.
내려가서 풍덩! 하고픔돠^
감사합니다! 힘!! -
작성자기우 작성시간 24.08.06 찜통 더위에
백두산 천지수를 보니
시원한 감이 듭니다 -
작성자솔지오 작성시간 24.08.18 음ㅡㅡㅡ
천지의 황홀함에 용서가 되엇으려니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