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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바보

작성자낭만|작성시간24.03.14|조회수82 목록 댓글 5
천하바보가 따로 없죠
좋은 시절 다 보내고 이제 무슨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여지껏 바보로 살아온 것도 부족해서 현재도 진행형.


코로나 이후 작년 몇개월 전 시작했는데
어쩌다 하루에 한 10분이나 20분 할까?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사서 고생이 이만 저만
어린이 바리엘 상권을 아직도 못떼고 겨우 띵똥 띵똥.


피아노 선생님은 어린애 달래듯 아주 잘 하신다고.
포기하지 말고 다음 시간에 꼭 오시라고. 신신 당부. 


나는 고등학교까지 12년간 무슨 음악 교육을 받았을까
음악에 대한 이론도 모르고  겨우 가곡 '그 집앞' 기억 뿐이다. 


딸에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응. 엄마 힘들면 그만두세요. 할줄 알았는데 이 딸년 하는 말 
"엄마  죽어도 해" 내가 예전에 저한테 한 말을 그대로 써 먹는다.
난 이 싸가지 하려다 그래 해보자. 다시 띵똥. 띵똥.


꾀가 나면 하루에 단 10분.
이건 음악도 아니고 더듬거리는 작은 잡음이다.


하지만 디지털이라 마음대로 소리 죽여
낮에도심심하면, 밤에도 잠 안 오면 또 앉아 두드리니 나에겐 장난감.


그러다 간간이 임윤찬 피아노치는 모습을 보면 언제 건반에 닿는지
마는지 손가락은 초당 수백번  파득이는 벌새 날개짓이다.  
또한 머리칼이 갈갈이 휘날리며  랜덤의 몸과 혼이 하나로 격정으로 치닫다
아주 심오한 고요 속에 잠겨 음악을 빚어내는 것을 보면 바로 신이다.


이런 피아노 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왜 망상에 잡힌 이 바보짓을 할까
그만두고 차라리 좋은 음악회에가서 감상하며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그래도 매력있는 것은 정말 못할 것 같은 내가  과연  양손으로 칠 수있을까
겁부터 먹었는데.  정말 눈앞이 하얀데 그래도 악보 한 줄을 5번 10번
계속하니 겨우 음계 따라 손가락이 짚어간다.


그리고 겨우 겨우 악보 한장을 넘겼을 때  해 냈다는 작은 희열로 
사서 고생도 할만 하다고 내 스스로 그만 두지 못한다.


자꾸 자꾸 1년 2년 하다 보면 '학교종이 땡땡땡'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정도는 칠 수있겠지.


나이 더 들어 오래 산 삶, 회한의 한숨을 쉬다 피아노에 앉을 것이다. 


고요하고 고적한 공간을  피아노 소리가 울림을 줄 때 푸른 호숫가,
일몰에 흔들리는 갈대 속을 스치며 재잘대는 물새를 상상하게 되겠지.


아니 음악에 따라 "첨벙"  번쩍이며 금빛 잉어가 뛰어 오르고
작은 물고기마다 자맥질 하다 사라진 자리엔 어느새  아득하고도 
멀리 번져나가는 고운 물결인 낭만의 세계가 나를 품어주겠지.   


미숙해서 정겹고 서투른 애잔함이  더 마음을 맑게 하는지
꾸는 꿈이 향기로워 주름 진 얼굴에 조용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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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채송 | 작성시간 24.03.14 늦지않아요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ㆍ
    글도 예쁘게도 쓰시고
    일상이 다 보여져서 정겹고 부럽네요
    오늘도 핫 팅 하세요
  • 작성자사랑해 | 작성시간 24.03.14 초등학생들 띵동띵동~~낭만선배님 그모습 떠오릅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시니~ 존경스럽습니다
  • 작성자로제 | 작성시간 24.03.14 우리 나이엔
    무엇이든 해서 머리를 깨워기억을 시켜야
    치매 예방이 돈다고해요
    나도 치매 예방 하려고
    끝말잇기방에 들억가
    끝말잇기,, 여섯번 3자 4자잇기 6번,,
    4자 6자잇기 여섯번,,
    삼행시 6번을 꼭 하지요
    젊어서는 삶의길이 힘들어도 이겨내고 살았지만
    이제는 건강 지켜야할일이 우리내삶 희 로 애 락이지요
    우리내가 이겨내야할 길이니 이겨 내야겠지요
    힘내시길,,,,!!
  • 작성자이슬비 | 작성시간 24.03.14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선배님의 모습이 아음답습니다~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로도 젊으시고, 멋지세요~
  • 작성자디디맘 | 작성시간 24.03.17 와~~저도 피아노 새로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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