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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손에 들린 찻잔

작성자용오름|작성시간24.05.15|조회수35 목록 댓글 0




★중년의 손에 들린 찻잔★

언제 누가 나에게..
예쁜 접시 받쳐 주었나

뜨거운 물속으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차 알갱이를 보면
나도 조금씩
허물어지는 것 같다

급히 마시다가
입술 데이고..
생각에 잠기다가
식어 버리는
찻잔을 저으면
왜 마음 깊은 곳에서
파문이 이는지

중년의 손에 들린 찻잔..
잠시 늙으신 어머니 생각을 하며
눈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땀 내나는 허물을 바라보니

취업 걱정에
속상하다는 아이
어깨 펴고 살라는 정겨운 사람

얼굴 하나씩
찻잔에 어른거려
설탕 한 숟갈 듬뿍 넣어 마셔버렸다

쓴맛이 없었던들
달콤한 맛을 어떻게 알까..

중년 자신의
얼굴에 책임이 있다는데
하늘을 호령할 수 있다는데

거울 앞 내 모습은
왜 이리 초라한지
주머니 가볍고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내 앞의 잔보다
남의 잔 먼저 채우며
살아야지 않겠나

언제나..
은은한 헤즐럿 향처럼

나의 곰삭은
삶의 향기 지키며 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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