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지랄 총량의 법칙

작성자금나라|작성시간24.05.18|조회수315 목록 댓글 0

 

지랄이란?

사전적 의미로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비속어로 지랄이라고 한다.

 

지랄 총량의 법칙은 다음을 전제로 한다.

첫째, 인간이라면 태어나 성장하면서 어쨌든 지랄을 떤다는 것이다.

즉, 자라면서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출하면서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그렇지 않으면 이 법칙에 따라

어른이 된 뒤에 성장기에 쓰지 않은 지랄을 꼭 다 소비하게 된다는 거다.

어떤 사람은 성장기에 이미 정해진 지랄의 양을 다 써버리지만

어떤 사람은 다 성장하고 나서야 남은 양의 지랄을 소비하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한 사람이 죽기 전에 지랄의 총량은

반드시 다 쓰게 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 지랄을 떨면 개구쟁이라 부르고

젊어서 떠는 지랄은 청춘이나 낭만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년이 돼서 떠는 지랄은 그냥 미쳤다고 하고

늙어서 하는 지랄을 주책이나 노망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일생에서 언젠가는 분출될 지랄이라면

차라리 한 살이라도 적을 때 때 떨어 버리는 게

듣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나이 먹었을 때의 지랄은

늦바람이 나서 아내고 남편이고 자식이고

다 내팽개치고 두 눈이 뒤집어지는 지랄,

혼자 잘난 줄 알고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고 간섭하는 지랄,

거짓말과 꼼수로 과거를 포장하면서

카멜레온처럼 조석 변신을 밥 먹듯이 하는 지랄,

대화와 타협과 연대와 공존이라는 사회 구성의 기본 정신도 모른 채

이익과 욕심에만 매몰돼 상대의 주장과 의견은 들은 척도 않는 지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우월감에 빠져

주위를 온통 제 입맛대로 재단하려는 지랄 발광 등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딱히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지랄의 총량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분명히 지랄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에 늘 내재되어 있다는 건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것을 받아줄 사람 곁에서 부려야지

받아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데 부린다면 과연 누가 받아주겠는가?

지랄 총량은 사춘기 때 다 써버리고 끝내는 것이 좋지만

아무리 늦어도 중장년기까지는 다 써버려야 한다.

한데 세상 떠날 날이 그다지 멀지 않은 늙은이가 되어서도

지랄 총량이 남아있다면 누가 뭐래도 그는 분명 골치 아픈 물건이다.

다 쓰지 않았으면 더 이상 쓰려고 하지 말고 묻어버려야 하는데

그걸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수시로 지랄을 떠는 화상이 있으니

참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렇다면 나의 지랄 총량은 얼마큼 일까?

나이 들어 지랄이 찾아오면 남에게 창피요 손가락질받기 딱이다.

괜히 늘그막에 이 지랄이 발현되면

낭패가 아니겠느냐는 사실에 절대 공감한다.

중년 이후의 지랄은 까딱하면 그간 쌓아온 명예에 먹칠이요

패가망신의 불씨라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세상에는 수많은 지랄들이 존재하지만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한테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는 것이라 위험하다.

암만 생각해도 지랄 총량은

이미 오래전에 다 써버렸다고 큰소리칠 자신이 없다.

 

자기 기준으로 판단해 잘난 척하고 싶어서 시끄럽다.

대접받고 싶어서 엉뚱한 주장을 해 비웃음을 산다.

내게도 아직 부릴 지랄이 더 남아 있는지 찬찬히 살펴봐야겠다

아니지, 지랄은 살핀다고 보이는 게 아니라

불쑥 튀어나오는 게 지랄 아닌가?

나잇값을 하고 살아야지 남보다 잘난 척, 더 아는 척

이 나이에 지랄이 풍년이면 망조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