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우리들의 이름 세계

작성자금나라|작성시간24.07.07|조회수155 목록 댓글 1

                                                                                                    

이름은 그야말로 부르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이름은 존재 자체가 되기도 하고 관계가 되기도 한다. 

한국 사람은 예로부터 이름을 아주 소중하게 다루어서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옛사람들은 본명 대신 호와 자를 따로 만들어 

스스로도 사용하고 남들이 부르게도 하였다. 

 

서양인들의 애칭과는 다른 개념인데 

존재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들의 이름 세계인 것 같다.

서양 사람들은 아주 쉽고 단순하게 서로를 부른다. 

 

하지만 우리들은 가까운 친구가 아니라면 이름 부르기가 껄끄럽다. 

형, 언니, 누나 하면서 나이대 접도 해야 하고 

선생님, 사장님으로 신분 구별도 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호칭이다.

You와 같은 2인칭 대명사가 없기에 더욱 난감하다.

요즘은 남자는 몽땅 오빠인데 오빠, 누나로 부르나 보다. 

 

직업이 없는 결혼한 여자를 부르기가 가장 어렵다. 

아줌마라는 총칭으로 불려지던 아줌마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아줌마는 파출부 아줌마, 시장 아줌마에 붙는 접미사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결혼하자마자 아가씨에서 아줌마로 전락하는 충격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사모님이 되기로 했다. 

아주머니라는 정중하고 정다운 우리말을 개천에 갖다 버리면서 

한국 남자들은 모조리 선생님이 되었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저씨한테

아저씨, 사모님은 어디 가셨어요? 이러고 있다. 

연속극에서는 사장이 과장한테 사모님은 안녕하신가?  

회사원들이 저 여자 우리 회사 사장 사모 이러고 있다. 

그들은 존대한답시고 아내분이 젊으시네요, 남편분이 고생하시네요 이러더니 

마침내 여자는 다 어머니 남자는 다 아버지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부인 이 좋은 말을 쓰면 될 것을 

부인 영부인 대부인 남편 관직에 따라 

부인도 승진을 하지만 그냥 부인에 만족하자 

청와대에 영부인이 계시니까? 

특별히 부를 호칭이 없을 경우에는 경우에는 댁에서는 이라고 했다.

요즘은 댁이 어쩌고 하는 건 삿대질하고 

덤빌 때나 쓰는 말이니 아예 없어지는 편이 낫겠다.

 

남자를 붙여 부르기는 하지만 직함 자체가 님 일 수는 없다. 

그런데 유독 스님은 자기 직업이 스님이라 한다. 

중, 승려, 모두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존재의 이름이 아닌가 

호칭이 먼저 있어  나중에 생겨난 재미있는 직업도 있다.

사모라는 한국에만 있는 직함이다. 

목사의 부인을 2인칭으로 사모님이라고 부르다가  

3인칭으로 사모라는 직책이 된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경우이다.  

 

이래저래 호칭은 까다롭다. 

처음 만나 인사할 때 이름

000이라 불러 주세요 하면 좋지 않을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친근감 있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러주면 그 사람에게서

따뜻한 느낌과 함께 친밀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그린이 | 작성시간 24.07.07 참 옳은 말씀 공감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