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가는 소 팔려가는 소 팔려가는 소보다 쓸쓸한 풍경이 또 있으랴 시골 버스 창 너머로 줄지어 보이는 장터로 가는 소들 나는 그 눈들을 볼 수가 없다 강을 끼고 도는 어느 읍내 가까운 긴 장길 자동차 나팔 소리에 놀라며 피하며 두리번두리번 끌려가는 소들 그 순종에 젖은 한국의 눈들을 어찌 차마 볼 수 있으리 눈을 감으면 어렴풋이 보이는 먼 부처님 미소 죽음을 철학해 왔지만 나는 아직 죽어서 가는 길을 모른다 미련을 덜어내며 이쯤 살아온 길 소망이 있다면 고통 없는 죽음뿐 팔려가는 소의 가슴으로, 오늘은 내가 내게 팔려간다. -조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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