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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데이빗정|작성시간24.09.21|조회수52 목록 댓글 3

어머니 말씀

다 들 그렇게 사는 것이지.

​세수 남 보라고 씻는다냐 ?

머리 감으면 모자는 털어서 쓰고 싶고
목욕하면 헌 옷 입기 싫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것이 얼마나 가겠냐만은

날마다 새 날로 살아라고
아침마다 낯도 씻고 그런거 아니냐..

안 그러면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낯을
왜 만날 씻겠냐 ?

고추 모종은
아카시아 핀 뒤에 심어야 되고

배꽃 필 때
한 번은 추위가 더 있다.

뻐꾸기가 처음 울고 세 장날이 지나야
풋보리라도 베서 먹을 수 있는데,

처서 지나면
세 솔나무 밑이 훤하다 안 하더냐.

그래서
처서 전에 오는 비는 약비고,

처섯비는
사방 십리에 천석을 까먹는다 안 허냐.

나락이 피기 전에
비가 쫌 와야 할텐데....

들깨는 해 뜨기 전에 털어야
꼬타리가 안 부서져서 일이 수월코,

참깨는 해가 나서 이슬이 말라야
꼬타리가 벌어져서 잘 털린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든
살펴 봐 감서 해야 한다.

까치가
집 짓는 나무는 베는 것 아니다.

뭐든지 밉다가 곱다가 허제.
밉다고 다 없애면 세상에 뭐가 남겠냐?

낫이나 톱 들었다고
살아 있는 나무를 함부로 찍어 대면

나무가 앙 갚음하고,
괭이나 삽 들었다고

막심으로 땅을 찍으대면
땅도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쓸데 없는 말은 있어도
쓸데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나뭇가지를 봐라.

곧은 건 괭이자루,
휘어진 건 톱자루,

갈라진 건 멍에,
벌어진 건 지게,

약한 건 빗자루,
곧은 건 울타리로 쓴다.

나무도 큰 놈이 있고
작은 놈이 있는 것이나,

야문 놈이나 무른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도 한가지다.
생각해 봐라.

다 글로 잘 나가먼 농사는 누가 짓고,
변소는 누가 푸겠냐?

밥 하는 놈 따로 있고
묵는 놈 따로 있듯이,

말 잘 하는 놈 있고
힘 잘 쓰는 놈 있고,

헛간 짓는 사람 있고,
큰 집 짓는 사람 다 따로 있고,

돼지 잡는 사람,
장사 지낼 때 앞소리하는 사람도

다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라도 없어 봐라.

그 동네가 잘 되겠냐.
내 살아보니

그닥시리 잘난놈도 못난놈도 없더라.
허기사 다 지나고 보니까

잘 배우나 못 배우나 별 다른 거 없더라.
사람이 살고 지난 자리는,

사람마다 손 쓰고 마음 내기 나름이지,
많이 배운 것과는 상관이 없는 갑더라.

거둬감서 산 사람은
지난 자리도 따뜻하고,

모질게 거둬들이기만 한사람은
그 사람이 죽고 없어지도 까시가 돋니라.

어쩌든지 서로 싸우지 말고
도와 가면서 살아라 해라.

다른 사람 눈에 눈물 빼고 득 본다 싶어도
끝을 맞춰 보면 별 거 없니라.

누구나 눈은 앞에 달렸고,
팔다리는 두개라도 입은 한개니까

사람이 욕심내 봐야 거기서 거기더라.
갈 때는 두손 두발 다 비었고.

말 못하는 나무나 짐승에게 베푸는 것도
우선 보기에는 어리석다 해도 길게 보면 득이라.

모든 게 제 각각,
베풀면 베푼대로 받고,

해치면 해친대로 받고 사니라.
그러니 사람한테야 굳이 말해서 뭐하겠냐?

내는 이미 이리 살았지만
너희들는 어쩌든지

눈 똑바로 뜨고 단단이 살펴서,
마르고 다져진 땅만 밟고 살거라.

개가 더워도 털 없이 못 살고,
뱀이 춥다고 옷 입고는 못 사는 것이다.

사람이 한 번 나면,

아아는 두 번 되고
어른은 한 번 된다더니,

어른은 되지도 못하고 아아만 또 됐다.
인자 느그들도

아아들이 타던 유모차에도
손을 짚어야 걷는 다고 하니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디에 있냐?

하다 보면 손에 익고 또 몸에 익고
그러면 그렇게 용기가 생기는 것이지

다 들 그렇게 사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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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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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흐르듯이(無香) | 작성시간 24.09.21 구구절절 옳은 말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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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큰언니 | 작성시간 24.09.21 어른들 말씀
    공자 말씀 입니다
  • 작성자용오름 | 작성시간 24.09.21 좋은 글에
    머물러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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