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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배고픈 적 있었나

작성자백두리|작성시간24.09.26|조회수50 목록 댓글 0

살아 가면서
인생이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사는 것은
밥 때문에
사는 것이리다

배가
고파도 문제고
배가
불러도 문제고
그래서
문제고 문제다

자고로
밥은 하늘이고
밥은 법이라 했다

언제
배고픈 적 있었나
라면 세대는
알려나 모르지만

2024. 9. 26

#밥에대하여
#언제배고픈적있었나
#밥은하늘이고밥은법이다

■ 밥에 대하여 / 이성복

1
어느 날 밥이 내게 말하길
<참, 어저씨나 나나.....
말꼬리를 흘리며 밥이 말하길
<중요한 것은 사과 껍질
찢어버린 편지
욕설과 하품,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중요한 것은
빙벽(氷壁)을 오르기 전에
밥 먹어두는 일.

밥아, 언제 너도 배고픈 적 있었니?

2
밥으로 떡을 만든다
밥으로 술을 만든다
밥으로 과자를 만든다
밥으로 사랑을 만든다 애인은 못 만든다
밥으로 힘을 쓴다 힘 쓰고 나면 피로하다
밥으로 피로를 만들고 비관주의와
아카데미즘을 만든다
밥으로 반대와 파렴치와 방범대원과 창녀를 만든다
밥으로 천국과 유곽과 꿈과 화장실을 만든다 피로하다 피로하다 심히 피로하다
밥으로 고통을 만든다 밥으로 시(詩)를 만든다 밥으로 철새의 날개를 만든다
밥으로 오르가슴에 오른다 밥으로 양심 가책에 젖는다 밥으로 푸념과 하품을 만든다 세상은 나쁜 꿈 나쁜 꿈 나쁜
밥은 나를 먹고 몹쓸 시대를 만들었다 밥은 나를 먹고 동정과 눈물과 능변(能辯)을 만들었다, 그러나
밥은 희망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 밥이
법(法)이기 때문이다 밥은 국법이다
오 밥이여, 어머님 젊으실 적 얼굴이여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중에서>

목판화가 이철수의 '밥이 하늘이다'
일러스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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