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로 활약 중인
김수현 씨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주는 청량제 같다.
갑질하는 꼰대들에게 너나 잘하세요 외치라는
그녀의 말을 듣자면 나는 정작 못 할 것 같은데
그런 샤우팅을 대신 듣는듯한 통쾌함을 느낀다.
먹고살 만해졌기에 생존의 위협은 사라졌으나
현대인들에게는 크고 유일한 스트레스로 남았다.
때문에 모든 이에게 좋은 이미지로만 남으려고 한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당연한 일로 비치지만 불가능하다.
모든 이에게 다 좋은 이미지로 남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지나가는 사람은 지나가는 대로 놔두고
새로운 관계를 찾아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남들의 기준에 맞춰서 살다 보면 자연히 불행해진다.
또한, 나의 행복을 인정받듯 SNS 등에 인위적인
행복한 모습을 인증하는 삶은 불행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남들과 나는 같을 수 없고 같아서도 안된다.
정직하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가난한 자의 삶을
부끄러워해선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청량제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제는 구조적으로 정형화된 세습 자본주의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개인들의 불행을 좋은 쪽으로 전환시키는 변화를
이끄는 것도 개인들이라고 꼬집어 이야기한다.
남들의 불행을 보고 지나치지 않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불행을 개선하려는 작은 발걸음을 이어갈 때
불행의 원인이 되는 사회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논리는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고도성장하던 시기에나 맞는 말이다.
이제는 열심히 일해도, 공부해도 그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에 내몰린 우리 청년들에게
과거의 슬로건만을 강요하기에 너무 잔인한 현실이다.
어쩌면, 요즘 젊은이들의 자존감은 바닥인 것은 당연하다.
자기 효용성과 자기 결정권을 반복적으로
장기간 경험해야 자존감으로 이어지는데 무한 경쟁 속에서
초중고를 한우 등급처럼 성적으로 서열화하는 시기를 경험했으니
자존감이 높으면 오히려 이상한 지경이다.
남들의 평가와 시선에 굴복하지 않고
사람 관계 속에서 좋은 이미지만 주려 애쓰지 않고
때로는 쿨하게 잊어버리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남들과 비교된 행복을 검증받으려 하지 않고
남들을 존중하는 만큼 나도 존중하는 삶
그것이 바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이다.
세상이 나의 존재를 무가치하게 여길지라도 나는 나를 존중하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의 삶은 평가와 비교 경쟁 속에 있다.
오랜 세월 타인의 시선에 우리 자신을 맞추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우리가 추구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도달하는 목적지가 아닌 과정을 소중히 여기자
타인을 배려하는 그 과정의 가치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어 나는 누군가에게
누군가는 나에게 그렇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이길 바란다.
아무런 잘못 없이 스스로를 질책해야 했던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우린 잘못이 없다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