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 반칠환
소풍을 딱 한번만 더 가자면
다람쥐가 솔방울을 물고 가는
그 뒤를 쫓아가서는
혹시나 다람쥐가
재주나 홀딱 넘어 만든
공산에 들게 될는지나,
마냥 뒤쫓아 가겠다
거기 열매 한 개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도
천둥 만하게 크게 나는
공산에서나,
설령 죄 있다 하더라도
다람쥐처럼 기고 숨고
금빛 꼬리를 둥글게
말아 올리곤 하겠다
다람쥐를 쫓아가다
다람쥐가 되는 시인을 보겠다
재주를 넘다가
꽁무니에 복슬 꼬리 돋는
시인을 보겠다
사람이었을까 싶게
다람쥐가 된 시인을 보겠다
열매 한 개 떨어지는 소리를
천둥으로 여기니,
작아져서 커지는
세계를 보겠다
볼주머니가 터지게
도토리 재테크에 열중하지만
땅굴마다 휴면 계좌를 둬
참나무가 싹트게 하는
다람쥐를 보겠다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호모사피엔스와 달리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사는
작은 생명들의 재주를 보겠다
운명을 살지 않고,
소풍을 나온 생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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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수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3.27 네 저도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고향에서
홀로 늙어 가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색동이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굿밤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수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3.28 청담김명수님!
굿모닝입니다~
시인님의 댓글
영광인데요
잘생긴 다람쥐까지..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수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3.28 벚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꽃을 사랑하시는
수선화님!
신나고 복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