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하심(下心)이란 ?

작성자색동이|작성시간23.07.03|조회수30 목록 댓글 6
하심(下心)이란 ?
마음을 내려 놓는다는 뜻 입니다.

광주에서 이름 석자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말'이라면 청산유수라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는 할머니였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말빨이 아주 센 할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 며느리 역시 서울의 명문 대학교를 졸업한 그야말로 '똑소리'나는 규수였습니다.

그래서 이웃의 많은 사람들이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며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니가 이상하게도 조용했습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참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 올 때부터 시어머니는 벼르고 별렀다고 합니다.

며느리를 처음에 꽉 잡아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 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뜻밖에도 의연했고,

전혀 잡히지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그 때마다 시어머니의 발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느냐?"며 생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친정에서 배워온다고 했어도 시집 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그러니까 모르는 것은 자꾸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이렇게 다소곳하게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또 한 번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을 나왔다고 하느냐?"며,

공연히 며느리에게 모욕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대학을 나왔다고 해 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한 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밑으로 기어 들어가니,

불안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 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오히려 이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엔 이기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만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됩니다.

나중에는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모든 일은 이제부터 네가 다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와 힘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며느리가 '겸손'으로 내려가니 아무리 어른이라 해도,

겸손에는 이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내려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죽기 만큼이나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겸손보다 더 큰 덕목은 없다고 하는가 봅니다.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올라간 것입니다.

아니 내려가는 것이 바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인간이 있고,

또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썩지 않고 맛있게 발효되는 인간은,

끊임없이 내려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겸양과 비우기를 위해 애쓰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명시(銘心)할 일 입니다.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자신의 잣대를 아는 사람,

부단히 비우고 내려 놓으면서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끊임없이 비우고 내려 놓으면서 영혼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

이렇게 내려 갈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삶을 통달한 현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색동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7.03 방갑습니다~순주님~^(^
  • 작성자최순주 | 작성시간 23.07.03 ㅉㅉㅉㅉ
  • 답댓글 작성자색동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7.03 고맙습니다~최순주님~^(^
    시원하게 지내세요~
  • 작성자솔바람소리 | 작성시간 23.07.03
    댓글 이모티콘
  • 답댓글 작성자색동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7.03 솔바람님 방갑습니다~^(^
    더위는 이기고 지내세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