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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追跡者)-22

작성자제임스안|작성시간23.05.27|조회수72 목록 댓글 0

 

 

 

 

추적자(追跡者)-22

16.

 

“자. 지금부터 더블치즈 버거로 일치된의견을 가진 새로운 팀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동의합니까?”

내가 웃으며 말했다. 뭔가 일치점을자꾸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팀으로 움직이는 동안은.

 

“I agreed that”

릭 경감이 버거를 잡은 왼손을 높이 들었다.

 

“Me, too.”

케롤이 활짝 웃으며 버거를 같은 높이로 치켜들었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버거를 잡고 있었다.

 

“Me, three.”

에드먼드가 엉거주춤 엉덩이를 들고 일어날 듯하며 오른손의 버거를 두 버거로 합쳐갔다. 삼각형이었다.

 

“Four in one!”

내가 소리치며 왼손의 버거를 삼각버거 밑에 놓고 위로 올려 받쳤다. 안정된 삼각 피라미드였다.

 

 

가을의 일요일 오후는 늘 그렇듯 잔 바람이 온타리오 호수로 부터 불어왔다. 민물에서 풍기는 비릿한 내음을 담고서. 내 코에 무엇이 묻었나 하여 핸들을 왼손으로 꽉 잡고 오른손으로 몇 번씩이나 문질러봐도 변함이 없는 것은 비릿한 내음이었다. 분명 온타리오 호수의 물 내음이다. 평화롭고 한가하기까지 한 레이크 쇼우 로드를 타고 서쪽을 향해 달렸다. 버링턴에 들어서자 길 양옆으로 늘어선 케네디언 단풍나무와 플라타너스의 잎들은 노랗게 물들어 이제는 짙어지고 낙엽이 되고 있었다. 옥빌 경찰서를 1 킬로미터 지점에 두고있는 네거리에서 차를 유턴하여 다시 동쪽으로 천천히 달렸다. 곧 그 가로수 나무들의 터널을 뚫고 옥빌 20948 에 도착하였다. 집 주변은 아직 폴리스 라인의 태잎이 둘러쳐져 있었다. 입구에는 한 명의 블랙경관이 포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엘리자벳의 집 건너편 길에는 폴리스라고 옆에 검은 글씨로 인쇄된 포드 메퀴즈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 뒤로 도로변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지역이 말해주듯 메르세데스와 비엠떠브류(BMW) 그리고 검정색 혼다 어코드가 눈에 띄었다. 포드 메퀴즈는 경비를 서고 있는 경관의 차일 것이다. 외견상 별 문제가 없는 하우스였다. 말리부를 엘리자벳의 하우스 앞 도로 옆에 주차했다. 그리고 케롤에게 전화하였다.

 

“케롤라인 경사! 에드의 집에 들어가 보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도 옥빌에 있어요. 제가 달려갈까요?”

“지금은 아니고, 30 분 후 만납시다. 우선은 경비 경관에게 전화해 주십시오. 내가 들어간다고.”

“알았어요. 저는 공항 출입국 관리국에 접선하고 있어요. 결과를 가지고 당신을 만날게요.”

“그렇게 해 주길 바랍니다. 릭 경감은?”

“조경순 살해 범인이 당신이 격투 끝에 쓰러트려 잡은 용의자 중 한 명임이 밝혀졌어요. 심문하고 있어요.”

“그건 놀라운 소식이군요. 저녁에 다시 릭경감을 만나고 싶군요.”

“문제없어요. 그럼, 그곳에서 만나요.”

말리부에서 나와 차 문을 닫고 돌아서니 엘리자벳이 자기 집 대문을 조금 열고 머리만 내민 채 손짓을 하였다.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잠깐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엘리자벳에게로 갔다. 엘리자벳은 반갑다며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다른 한 손에는 오렌지 주스가 담긴 크리스탈 잔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 잔을 내 손에 쥐여주며 속삭였다.

 

“제임스. 길 건너 저쪽에 잇는 검은차가 좀 수상해. 아침부터 저곳에 주차하고 있는데 이웃

사람의 차는 아니야. 검은 양복을 입은 동양인 아니 히스패닉 같은 두 사람이 타고 있어. 내가 늘 제니 집을 주시하며 지켜보고 있거든. 조심해. 제임스.”

혼다 어코드였다. 엘리자벳의 집 건너편 길에서 다섯 번째 차이다. 약 100 미터 거리였다. 에드의 집을 출입하는 자들을 감시하기 좋은 위치이었다. 나는 즉시엘리자벳을 떠나 서쪽으로 잔디밭에 흰색 돌로 담을 표시한 옆집을 우측으로 돌아 그 집 뒤 정원을 통해 다시 동쪽으로 엘리자벳의 집 뒷 정원을 거쳐 에드의 집 뒤 정원에 잠입하였다. 정원 끝의 호숫가에 있는 임시 거처였던 창고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지난 화요일의 그대로였다. 창고의 출입문에 난 유리창으로 에드의 집 뒷문 쪽을 잘 볼 수 있었다. 집 뒷문 쪽에는 별 움직임이 없었다.

경비경관은 사건 현장의 과시용이었다. 바람막이 상록수 담을 거쳐 뒷문에 다가가서 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문은 열어둔 채 그대로였다. 이 상태라면 다른 누군가도 들어 왔을 수가 있었다. 소리 나지않게 문을 열었다. 그 문은 부엌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흐트러짐이 특별히 없었다. 아직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다시 문을 닫고 좌측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소리 나지않게 조심하여 내려갔다. 계단은 정확히 10 개였다. 지하실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 있었다.

주머니에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꺼내 손잡이를 통해 문 벽면에 꽂혀 있는 자물쇠바를 칼끝으로 밀어 넣어 재꼈다. 문은 열렸다. 지하실은어두웠다.

 

지하실 안은 문 우측으로 본채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다. 계단이 끝나는 거실의 문은 닫혀 있었다. 지하실의 천장에는 백열등 하나가 전체를 희미하게 밝히고 있었다. 벽 천장 코너마다 조명등은 있었지만, 굳이 켤 필요가 없었다. 넓은 지하실 바닥은 엎어지고 부서진 음향기구들과 의자들의 파편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카펫은 중심부에서 사방으로 가위로 자른 듯 잘려서 검은 혀를 내 물고있었다. 그 사이로 곰팡이 냄새가 났다. 거실로 향하는 계단 밑의 탁자에는 아직도 조경순이 흘린 핏자국이 검게 변하여 난해한 그림을 그려둔 채 남아 있었다.

 

나는 계단과 지하실 문이 마주 보이는 남쪽 코너에 부서지지 않은 의자를 옮겨두고 앉았다. 이 방 어딘가에 무엇이 있을 것이다. 어딘가에는 그 무엇이. 누가 무엇을 숨기자면 어떻게 하였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천장은 마감을 하지 않은 시멘트 그대로였다. 나는 피터앤잭슨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품어낸 담배 연기는 허공에 머물고 있었다.

바람이 들어오거나 나가지 않고 있었다. 공기의 움직임이 미약하였다. 계단 밑은 붙박이 하우스용 가스탱크가 있었고, 그옆 벽에는 전기 스위치가 붙어 있는 메인 터미널이었다. 바닥은 바위로 조성되어 있었다. 암반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은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이리라. 삼면의벽은 이미 누군가 조사한 흔적들이 곳곳에 있었다. 두드려 보았거나 날카로운 장비로 찔러 본 흔적들이 바닥의 암반과 카펫이 들쳐진 곳곳에 남아 눈에 띄었다. 역시 조경순을 포함한 누군가도 같은 생각을 하였음 이리라. 그리고 숨소리조차 얼어붙은 고요한 적막이었다. 밖에는 가랑비가 오고있었다. 지면이 보이는 지하 유리창에, 빗물에 튄 작은 모래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발자국 소리였다.

 

나는 소리를 죽여서 신속하게 거실에서 내려 올 수 있는 계단 끝과 내가 밖에서 문을 열고 들어 온 지하실 문 사이에 섰다. 지하실 문을 따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빈손이었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는 문을 열자 곧 담배 연기를 맡을 것이다. 진퇴양난이었다. 그가 문을 열자마자 그를 제압하여야 하였다. 실패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긴장한 채 소리를 듣고 있었다. 엘리자벳이말한 그들 일 것이다. 둘 아니면 혼자서. 행동을 미리 계산할 수가 없다. 필요가 없었다. 생존 본능에 맡겨야 하였다. 그는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돌리고 있었다. 문은 잠겨 있었다. 금속성 소리가 들렸다. 틈사이로 칼을 밀어 넣어 문을 열려고 하였다. 오직 가늘게 들리는 금속성 소리뿐이었다. 그는 혹은 그들은 내가 들어간 것을 알고 있었다. 소리가 멈췄다. 계단을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잔디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그들은 돌아간 것일까. 아니면? 지하실 천장. 거실 바닥을 조심스럽게 딛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실내로 들어갔을까. 정문에서 사건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관을 피해 뒤 정원으로 난 문을 통해 들어갔을 것이다. 거실에서 지하실로 들어갈 수 있는 문 가까이서 소리는멈췄다. 나는 신속히 소리를 죽여 계단 위 문 바로 뒤편에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카펫이 깔린 계단은 8 개 층이었다. 문은 지하실 안쪽으로 열리게 되어 있다. 그가 문을 열고 내려오자면, 좌측 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손에 무기를 들어야 한다. 소리없이 문을 반쯤 열고 왼발로 먼저 첫 번째 계단을 밟을 것이다. 기회는 그때 뿐이다. 핸들이 서서히 돌아갔다. 문이 조금 열리고 검은 물체의 한발이 첫번째 계단을 내려밟았다. 예상대로였다. 문 뒤에서 기다렸던 나는 그의 핸들을 잡은 왼손을 재빨리 오른손으로 잡고 동시에 그의 몸 전체를 가로질러 내 왼발을 두 번째 계단에 올려 버틴 채 왼손으로 그의 오른 손목을 수도로 내려쳤다. 그와함께 곧 바로 잡은 그의 왼손을 당겨 계단 아래도 밀어 내치려는 순간,

 

“아아악. 제임스!”

여자의 목소리였다. 케롤라인이었다. 나는 재빨리 그녀의 왼손을 내 가슴 쪽으로 당겼다. 이미 공격을 거두어 들이기에는 늦었다. 그녀는 앞으로 넘어지려다 중심을 잃은 채 위를 향해 돌아서게 되었고 나는그녀를 안은 채 중심을 잃었다. 둘은 계단을 미끄러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한번 돌기에 충분한 높이였다.

 

“아아~ 제임스. 당신 괜찮아요?”

그녀는 내 배 위에 그녀 배를 천장으로 하여 넘어진 채였다.

 

“제임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돌아누워 얼굴을 가까이 한 채 내 눈을 살폈다. 두 손바닥으로 내 양볼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는 긴장의 해소에 인한 허탈감에서 오는 육체적 일탈을 느꼈다. 그녀는 자기의 뺨을 내 뺨에 비비며 체온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무런 말을 할 수도 움직임도 할 수가 없었다.이대로 좀 더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갑자기 밀려오는 피로를 깨듯 케롤라인이 일어나 물러서며 말했다.

 

“제임스. 너무 놀랐어요. 당신 괜찮아요”

두 번째 물었다. 그녀는 무릎 꿇고 내 옆에 앉아 걱정하였다. 다행히 카펫이 깔렸고, 적이 아님을 순간적으로 알아채고 공격력을 거두었기에 미끄러 떨어지며 부딪친 뒷등만 얼얼하였지 특별히 상한 곳은 없었다.

 

“나는 괜찮습니다. 케롤라인. 당신은?”

“저도 괜찮아요. 너무 놀랐어요. 순간적으로 죽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아찔하였어요.”

“진작 나를 부르지 그랬습니까? 밖에서는별 일 없었습니까?”

“별 일 있었어요. 거실 유리창 문으로누군가 뒤뜰에서 사라지는 기척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름을 부를 수가 없었어요.”

“저 역시 누군가 지하실 문을 열려는 소리를 들었어요. 침입하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곧

거실에서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고. 침입자가 거실에서 다시 지하실로 침입하려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당신. 나에게 한번 신세를 진 셈이어요.”

“틀렸습니다. 케롤이 나에게 한번 신세를 진 셈이지요. 내가 밑에서 받아 주었으니까.”

“그것은… 우연히 그렇게 되었잖아요. 제말은, 침입자가 나의 출현을 알아채고 황급히 돌아갔다는 거예요. 제가 적당할 때에 나타난 셈이지요. 그렇잖아요?”

“음. 그렇군요. 시기적절하게 나타나 불행한 사태를 막았다. 말이 되는군요. 인정하지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우리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검정색 어코드는 사라지고 없었다. 정문 출입문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은 그들을 볼 수가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다. 호숫가를 따라 접근하여 뒷편 정원으로 침입하였다 사라진 그들을 예상하지못했었다. 그는 정문의 출입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는임무에 충실하였다. 나는 말리부의 뒷 범퍼에 기댄 채 물었다.

 

“나에게 줄 다른 무엇은?”

그녀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은 경찰답지 않은 해맑고 청순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검은색의 크고 맑은 눈동자는 연민과 갈구를 담고 있었다. 그러면서 부착한 장비를 한 손으로 점검하였다. 시간을 벌고 있었다. 아마도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싶었을 것이다. 안개비는 가랑비로 변해 내리고 있었다. 그 비는 우리를 거슬리게 하지 못했다.

 

“강일성이 입국하였어요. 친지 방문으로 되었어요. 2 주 전에, 3 일간 사업관계로 입국하여 체류하였고 다시 이틀 전 친지 방문으로 입국하였어요. 그린레벨이어요. 출입국에서는 별다른 주의해야 할 사항이 없어요. 아직 경감님에게서는 다른 정보가 없어요. 조경순을 살해한 범인으로 밝혀진 자를 심문하고 있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있답니다.”

케롤경사가 정상을 되찾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강일성은 조경순이 살해되기 이틀 전에 입국하였다. 물론, 그는 혼자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주 전 입국 또한 혼자가 아닐 것이었다. 조경순은 살해되기 전 칼림교인들과 분명 통화를 했을 텐데 통화 흔적이 없다?. 내가 침묵을 지키고 있자 케롤경사는 답답하여 다시 물었다.

 

“제임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케롤라인 경사! 홀스 스탁톤의 현재 주소를 찾을 수 있지요? 내가 그를 만나봐야 겠습니다.”

“현재 우리 수사팀이 그를 찾고 있어요. 이미 그를 만났을지도 모르지요. 그 전에 릭 경감님을 먼저 만나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닙니다. 그들과는 별도로 내가 만나는것이 좋겠습니다. 레드플라워와 칼림교 그리고 강일성을 포함한 그들 역시 그곳까지 손을 뻗쳤을 겁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감이 잡히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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