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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59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6.19|조회수94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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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68회-1

단경주가 헐레벌떡 달려와 임충 등에게 말했다.

“제가 양림·석용과 함께 북쪽으로 가서, 튼튼하고 근력이 있으며 털색이 좋은 준마 2백여 필을 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청주를 지나는데, 욱보사(郁保四)라는 놈이 2백여 명의 도적떼를 이끌고 와서 말을 모두 약탈하여 증두시로 끌고 갔습니다. 욱보사라는 놈은 키가 엄청 커서 장례행렬 때 앞장서는 신과 같다 하여 험도신(險道神)이라 불립니다. 석용과 양림은 어디로 간지 모르고, 저는 밤새 달려와 이렇게 보고하는 겁니다.”

임충이 듣고서, 산채로 올라가 형님을 뵙고 상의하자고 하였다. 모두 호수를 건너 충의당에 당도하여 송강에게 인사했다. 관승이 단정규와 위정국을 인도해 와서 두령들에게 인사시켰다. 이규는 산을 내려가서 한백룡을 죽이고 초정과 포욱을 만나 함께 능주성을 깨뜨린 일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송강은 또 네 호걸을 얻게 된 것을 기뻐하였다. 단경주가 말을 빼앗긴 일을 얘기하자, 송강은 크게 노하여 말했다.

“지난번에는 내 말을 탈취하더니, 이번에 또 이런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조천왕의 원수도 아직 갚지 못해 밤낮으로 근심하고 있는데, 만약 이번에도 원수를 갚지 못한다면 남들의 비웃음을 받을 것이다.”

오용이 말했다.

“마침 따뜻한 봄날이라 쳐들어가기 좋을 때입니다. 지난번에 진병했을 했을 때에는 지리적 이점을 잃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지혜로 취해야 합니다.”

송강이 말했다.

“이 원한이 골수에 깊이 박혔으니, 원수를 갚지 않으면 맹세코 산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오용이 말했다.

“우선 처마 위를 날아다니고 벽을 탈 수 있는 시천을 보내 소식을 정탐한 다음에 상의하시지요.”

시천이 명을 받고 떠난 후, 2~3일 지나 양림과 석용이 산채로 돌아와 증두시의 사문공이 양산박과는 양립할 수 없다고 큰소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송강이 그 말을 듣고 바로 병력을 일으키려고 하자, 오용이 말했다.

“시천이 돌아와 보고하기를 기다렸다가 가도 늦지 않습니다.”

송강은 노기가 가슴에 가득 차 당장이라도 원수를 갚고 싶어 잠시도 참기가 어려워, 또 대종을 보내 정탐하게 하였다. 며칠 후 대종이 돌아와 보고했다.

“증두시는 능주의 원수를 갚겠다고 군마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금 증두시 입구에 큰 영채를 세우고 법화사 안에 중군 막사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수백 리에 걸쳐 깃발이 꽂혀 있어서, 어디로 진격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다음 날, 시천이 돌아와 보고했다.

“제가 증두시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정탐했습니다. 지금 5개의 영채를 세웠고, 증두시 앞에는 2천여 명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모든 영채는 교사 사문공이 관장하고, 북쪽 영채는 증도와 부교사 소정이, 남쪽 영채는 둘째 증밀이, 서쪽 영채는 셋째 증삭이, 동쪽 영채는 넷째 증괴가, 중앙 영채는 다섯째 증승과 부친 증롱이 지키고 있습니다. 또 청주 욱보사란 놈은 신장이 10척이고 허리가 여러 아름이 될 정도여서 험도신이라 불리는데, 약탈한 말들을 법화산 안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오용은 모든 두령들을 모아 상의했다.

“저들이 다섯 개의 영채를 세웠다고 하니, 우리도 다섯 부대로 나누어 공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노준의가 일어나 말했다.

“저는 여러 두령들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산에 올라왔는데, 아직 보답을 못했습니다. 이번에 목숨을 바쳐 앞장서고자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강이 기뻐하며 말했다.

“원외께서 산을 내려가시겠다고 하니, 선봉이 되어 주시죠.”

오용이 간했다.

“원외께서는 이제 막 산채에 오셨기 때문에 아직 전투를 경험해 보지 못하셨습니다. 게다가 산길이 험하여 말을 타는 데에도 불편하므로, 선봉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따로 한 부대를 거느리고 평지에 매복하고 있다가, 중군에서 화포 소리가 울리면 접응하도록 하십시오.”

오용이 이렇게 말한 속내는, 혹시 노준의가 사문공을 사로잡게 되면 송강이 조개의 유언에 따라 그에게 자리를 양보할까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를 선봉으로 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송강의 속내는, 노준의로 하여금 공을 세우게 하여 그 기회에 그를 산채의 주인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용은 송강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노원외는 연청과 함께 5백 보군을 거느리고 평지의 소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게 하였다.

오용은 다섯 부대를 편성하였다. 증두시 남쪽 영채는 마군두령 벽력화 진명과 소이광 화영이 마린과 등비를 부장으로 삼아 군사 3천을 이끌고 공격한다. 증두시 동쪽 영채는 보군두령 화화상 노지심과 행자 무송이 공명과 공량을 부장으로 삼아 군사 3천을 이끌고 공격한다. 증두시 북쪽 영채는 마군두령 청면수 양지와 구문룡 사진이 양춘과 진달을 부장으로 삼아 군사 3천을 이끌고 공격한다.

증두시 서쪽 영채는 보군두령 미염공 주동과 삽시호 뇌횡이 추연과 추윤을 부장으로 삼아 3천 군사를 이끌고 공격한다. 증두시 중앙 영채는 총두령 송공명과 군사 오용·공손승이 여방·곽성·해진·해보·대종·시천을 부장으로 삼아 5천 군사를 이끌고 공격한다. 보군두령 흑선풍 이규와 혼세마왕 번서는 항충과 이곤을 부장으로 삼아 마보군 5천을 이끌고 뒤를 받친다. 나머지 두령들은 산채를 지킨다.

한편, 증두시의 정탐꾼이 달려가 양산박의 침공을 보고하자, 증장관은 사문공과 소정을 불러 상의하였다. 사문공이 말했다.

“양산박 군마가 올 때, 많은 함정을 파 놓으면 저들의 맹장과 강병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도적놈들을 상대할 때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증장관은 즉시 사람들에게 삽과 괭이를 가지고 가서, 마을 입구에 수십 개의 함정을 파고 그 위에 흙을 살짝 덮어놓게 하였다. 그리고 사방에 군병을 매복시키고, 적군이 오기를 기다리게 하였다. 또한 증두시 북쪽 길에도 10여 곳에 함정을 파놓게 하였다.

한편, 송강의 군마가 출발할 때, 오용은 먼저 시천을 다시 보내 정탐하게 하였다. 며칠 후 시천이 돌아와 보고했다.

“증두시 남쪽과 북쪽에 함정을 파놓았는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저들은 우리 군마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용은 보고를 받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까짓 것은 기묘한 계책이라 할 수도 없지!”

송강은 군마를 거느리고 전진하여, 증두시 가까이에 당도하였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선봉부대가 바라보니, 멀리서 한 기마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말의 목에는 방울이 달려 있고 꼬리에는 꿩의 꼬리털이 묶여 있었다. 말 위에 탄 사람은 파란 두건을 쓰고 흰 전포를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단창을 들고 있었다. 선봉부대가 추격하려 하자, 오용이 저지하였다.

오용은 군마를 하채하고, 사면에 참호를 파고 적병의 침입을 막는 세모꼴로 된 뾰족한 철질려를 뿌려 놓게 하였다. 그리고 명을 전하여, 다섯 부대는 각기 하채하고 마찬가지로 참호를 파고 철질려를 뿌려 놓게 하였다.

사흘이 지났는데, 증두시에서는 아무도 출전하지 않았다. 오용은 다시 시천을 매복한 병졸로 변장시켜, 증두시에서 출전하지 않는 의도가 무엇인지 정탐하게 하였다. 그리고 함정이 있는 곳에 몰래 표시를 하고, 영채로부터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몇 개나 되는지 알아보게 하였다. 시천은 하루 동안 자세히 알아보고 몰래 표시를 한 다음, 돌아와 오용에게 보고하였다.

다음 날 오용은 명을 전하여, 선봉보군은 각자 괭이를 들고 두 부대로 나누어 대기하게 하였다. 또 군량을 싣고 온 수레 백여 대에 갈대와 마른 장작을 실어, 중군 속에 감추어 두게 하였다. 그날 저녁에 또 명을 각 영채의 두령들에게 전하여, 내일 아침에 동서 양쪽의 보군이 먼저 적의 영채를 공격하고, 증두시 북쪽 영채를 공격하게 되어 있는 양지와 사진은 마군을 ‘一’ 자로 벌려놓고 북을 요란하게 울리고 깃발을 흔들며 마치 공격할 듯한 형세만 취하고 결코 진격하지 말라고 하였다.

한편, 증두시의 사문공은 송강의 군마가 영채를 공격하도록 유인하여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다. 영채 앞의 길은 좁았기 때문에, 달아날 길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영채 앞에서 화포 소리가 울리면서 대부대가 남문으로 쳐들어왔다. 이어서 동쪽 영채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한 중놈이 철선장을 휘두르고 또 행자 한 놈이 쌍계도를 휘두르며 앞뒤로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사문공이 말했다.

“그 두 놈은 필시 양산박의 노지심과 무송일 것이다.”

혹시 실수가 있을까 염려되어 군사를 나누어 증괴를 도우러 보냈다. 이번에는 서쪽 영채에서 또 보고가 들어왔다.

“수염이 긴 사내와 호랑이 같이 생긴 사내가, ‘미염공 주동’과 ‘삽시호 뇌횡’이라고 쓴 깃발을 앞세우고 급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사문공은 또 군사를 나누어 증삭을 도우러 보냈다. 그때 또 영채 앞에서 화포 소리가 울렸다. 사문공은 병력을 움직이지 않고, 적이 쳐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함정에 빠지면 산 뒤의 복병을 일제히 일으켜 사로잡으려고 하였다.

오용은 마군을 산 뒤편에서부터 두 길로 나누어 증두시 영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전면의 보군은 단지 영채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앞으로 나아가지 않게 했다. 양쪽의 복병은 영채 앞에 늘어서 있다가 배후에서 오용의 군마가 밀고 내려오자 모두 자신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사문공이 막 출전하려고 할 때, 오용이 채찍 끝으로 가리키자 양산박의 영채 안에서 징소리가 울리면서 백여 대의 수레가 일제히 나오면서 불이 붙었다. 수레 위에는 갈대와 마른 장작, 유황과 염초 등이 실려 있어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웠다. 사문공의 군마는 불붙은 수레에 가로막혀 급하게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공손승이 진중에서 검을 휘두르며 술법을 부리자, 바람이 크게 일어나면서 화염이 남문까지 불어 닥쳐 망루와 목책들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오용은 징을 울려 군대를 철수하고 영채로 들어가 그날 밤은 쉬게 하였다. 사문공은 그날 밤 영채를 수리하게 하였다. 양쪽 군대는 싸움을 멈추었다.

다음 날, 증도가 사문공에게 말했다.

“도적의 수괴를 먼저 참하지 않으면 이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문공에게 영채를 굳건히 지키게 하고, 증도는 군병을 이끌고 나가서 싸움을 걸었다. 송강은 중군에서 증도가 싸움을 걸고 있다는 것을 듣고, 여방과 곽성을 데리고 진 앞으로 나갔다. 문기의 그림자 아래에 증도가 보이자 오랜 원한이 폭발하여, 송강은 채찍으로 증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누가 저놈을 사로잡아 지난날의 원수를 갚겠는가?”

소온후 여방이 방천화극을 들고 말을 박차고 달려 나가 곧장 증도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교전하여 30여 합에 이르렀을 때, 곽성이 달려 나가 두 사람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원래 여방의 실력은 증도를 대적하기에는 부족했다. 30합이 되기 전에는 그럭저럭 대적할 수 있었지만, 30합이 넘어가자 화극을 쓰는 법이 점점 어지러워지면서 간신히 막아내면서 피할 뿐이었다. 곽성은 여방이 실수할까 염려되어 방천화극을 들고 달려 나가 증도를 협공한 것이었다. 세 말이 뒤엉켜 한 덩어리가 되어 싸움을 벌였다.

원래 화극에는 표범꼬리가 달려 있었다. 여방과 곽성이 증도를 잡으려고 일제히 화극으로 찌르자, 증도가 재빠르게 창으로 두 화극을 휘저어 밀쳐냈다. 그 순간 두 화극의 표범꼬리와 증도의 창에 달린 붉은 술이 뒤엉켜 버려 풀리지 않았다. 세 사람은 각기 무기를 빼내려고 애를 썼다. 그때 소이광 화영이 진중에서 그걸 보고 있다가, 두 사람이 패할까 염려되어 말을 몰아 달려 나가며 증도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이때 증도는 창을 막 빼냈는데, 두 사람의 화극은 여전히 얽혀 있었다.

증도가 창으로 여방의 목을 찌르려는 찰나, 화영의 화살이 먼저 증도의 왼팔에 명중하였다. 증도는 두 다리가 허공으로 솟구치며 말에서 떨어졌다. 여방과 곽성의 화극이 동시에 증도를 찌르자, 증도는 비명을 지르며 숨이 끊어졌다. 10기의 마군은 나는 듯이 돌아가 사문공에게 보고하였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증장관은 방성대곡하였다.

증승은 무예가 절륜하였으며 두 자루의 비도(飛刀)를 잘 써서 누구든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증도의 죽음을 듣고 이빨을 부드득 갈며 소리쳤다.

“빨리 내 말을 가져와라! 형님의 원수를 갚아야겠다!”

증장관이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증승은 말에 올라 비도를 쥐고 곧장 앞쪽 영채로 달려갔다. 사문공이 맞이하며 말했다.

“소장군은 적을 가벼이 보지 마시오. 송강의 군중에는 지용을 겸비한 맹장들이 아주 많소. 내 생각에는, 다섯 영채를 굳게 수비하면서 몰래 사람을 능주로 보내 조정에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소. 그래서 조정에서 장수를 선발하고 많은 관군을 동원하여 두 방면으로 나누어, 한편으로는 양산박을 공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증두시를 보호하게 해야 하오. 그리하면 적들은 싸울 마음이 없어져 필시 퇴각하여 산으로 돌아가려 할 것이오. 그때 내가 여러 형제들과 함께 추격하면 반드시 대승을 거둘 수 있을 것이오.”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북쪽 영채에서 부교사 소정이 달려와, 굳게 수비해야 한다는 사문공의 말을 듣고서 말했다.

“양산박의 오용은 속임수와 지모가 많아 가벼이 대적할 수 없습니다. 물러나 굳게 수비하면서 구원병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증승이 소리쳤다.

“저놈들이 내 친형을 죽였는데, 그 원수를 갚지 않고서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린단 말이오! 도적들의 기세가 더 오르기를 기다리다가는, 적을 물리치기가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사문공과 소정은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증승은 말에 올라 수십 명의 마군을 거느리고 영채를 나가 싸움을 걸었다. 송강은 보고를 받고, 명을 전하여 선봉부대가 나가서 대적하라고 하였다. 진명은 명을 받고 낭아곤을 휘두르며 진을 나가 증승과 싸우려고 했는데, 돌연 흑선풍 이규가 쌍도끼를 들고 튀어나오더니 불문곡직하고 적진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이규를 알아본 한 병사가 증승에게 말했다.

“저놈은 양산박의 흑선풍 이규입니다.”

증승은 이규를 보고 병사들에게 활을 쏘라고 명하였다. 원래 이규는 진에 있을 때에도 웃통을 벗고 있었는데, 항상 항충과 이곤이 방패로 막아 주었었다. 그런데 이때는 혼자서 뛰어들었기 때문에 증승이 쏜 화살을 다리에 맞고 태산 같은 덩치가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증승의 뒤를 따르던 군마들이 일제히 이규에게 달려들었다.

송강의 진에서 진명과 화영이 달려 나가 필사적으로 이규를 구해 내고, 뒤를 이어 마린·등비·여방·곽성이 일제히 접응하여 진으로 돌아왔다. 증승은 송강의 진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감히 다시 싸우지 못하고 영채로 돌아갔다. 송강도 군사를 거두었다.

다음 날, 사문공과 소정은 싸우지 말고 지키기만 하자고 주장했지만, 증승은 형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며 출전을 재촉했다. 사문공은 어쩔 수 없이 갑옷을 입고 말에 올랐는데, 그 말은 바로 지난번에 단경주로부터 빼앗은 천리마 조야옥사자(照夜玉獅子)였다.

송강도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진세를 펼쳤다. 사문공이 쳐들어오자, 송강의 진에서는 진명이 수훈을 세우고자 나는 듯이 달려 나갔다. 두 사람이 어울려 싸운 지 20여 합이 되었을 때, 진명은 힘이 달려 본진으로 달아났다. 사문공이 용맹을 떨쳐 추격하여 창을 내질렀는데, 진명은 다리를 창에 찔려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여방·곽성·마린·등비가 일제히 달려 나가 목숨 걸고 싸워 진명을 구출하였다. 하지만 진명을 구하기는 했으나 이미 한번 기가 꺾였기 때문에 군사를 철수하여 10리나 퇴각하여 하채하였다.

송강은 진명을 수레에 실어 산채로 보내 휴식을 취하게 하고, 다시 오용과 상의하여 관승·서녕·단정규·위정국을 불러 돕게 하였다. 송강은 향을 사르고 기도하며 점을 쳐 보았다. 오용이 점괘를 보고 말했다.

“이곳에서 적을 격파하게 되겠는데, 오늘 밤에 필시 기습이 있을 것입니다.”

“미리 준비를 해야겠소.”

“걱정 마십시오. 먼저 명을 전해 세 영채의 두령에게 알리십시오. 그리고 오늘 밤에는 동쪽과 서쪽의 영채를 일으켜 해진은 왼쪽에 해보는 오른쪽에 있게 하고, 나머지 군마는 모두 사방에 매복하라고 하십시오.”

그날 밤, 하늘이 맑아 달빛도 밝았고 바람도 고요하여 구름도 한가로이 흘렀다. 사문공은 영채 내에서 증승에게 말했다.

“적병이 오늘 두 장수를 잃었기 때문에 필시 겁을 내고 있을 것이니, 그 틈을 타서 기습하는 것이 좋겠소.”

증승은 그 말을 듣고, 즉시 북쪽 영채의 소정, 남쪽 영채의 증밀, 서쪽 영채의 증삭과 함께 적의 영채를 기습하기로 하였다. 밤 10시경 말방울을 떼고 사람들은 가벼운 갑옷을 입고 살그머니 송강의 중군 영채로 다가갔다. 그런데 사방 어디에도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영채는 텅 비어 있었다.

계략에 빠진 것을 알고 급히 소리쳐 몸을 돌려 달아났다. 그때 왼쪽에서는 양두사 해진이, 오른쪽에서는 쌍미갈 해보가, 뒤에서는 소이광 화영이 쳐들어왔다. 증삭은 어둠 속에서 해진의 강차에 맞아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불길이 치솟으면서 영채 뒤에서 함성이 일어나더니, 동서 양쪽에서 병력이 공격해 왔다. 한밤중에 혼전이 벌어졌는데, 사문공은 겨우 길을 뚫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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