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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64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6.21|조회수61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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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70회-2

한편, 임충과 화영은 공왕과 싸우고 여방과 곽성은 정득손과 싸웠다. 공왕은 당황하여 비쟁을 날렸으나, 화영과 임충을 맞히지 못했다. 공왕은 무기가 없어져 임충과 화영에게 사로잡혀 진으로 끌려왔다. 정득손은 비차를 휘두르며 사력을 다해 여방과 곽성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때 낭자 연청이 진문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잠깐 사이에 우리 장수 15명이 돌에 맞았는데, 저런 편장 하나 사로잡지 못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지!”

연청은 봉을 내려놓고 석궁을 들고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핑’ 소리를 내며 날아가 정득손의 말 발굽을 맞혔다. 말이 쓰러지자 정득손은 여방과 곽성에게 사로잡혀 진으로 끌려왔다. 장청은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 공왕과 정득손을 구하지 못하고 유당만 붙잡아 동창부로 돌아갔다.

태수는 성 위에서 장청이 양산박의 대장 15명을 물리치는 것을 보았다. 비록 공왕과 정득손을 잃기는 했지만 유당을 사로잡아 관아로 돌아갔다. 우선 유당은 칼을 씌워 감옥에 가두고, 다시 전략을 상의했다.

한편, 송강은 군사를 거두고 돌아와, 공왕과 정득손을 양산박으로 보냈다. 송강은 노준의·오용과 다시 상의하며 말했다.

“오대(五代) 시대에 대량(大梁)의 왕언장은 하루 동안에 당나라 장수 36명을 연이어 이겼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장청이 잠시 동안에 우리 대장 15명을 연이어 이겼으니, 왕언장 못지않은 맹장입니다.”

아무도 말이 없자, 송강이 다시 말했다.

“내가 볼 때, 장청은 전적으로 공왕과 정득손을 우익으로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수족 같은 우익이 사로잡혔으니, 좋은 계책을 사용하면 그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용이 말했다.

“형님은 마음 놓으십시오. 제가 장청이 출몰하는 것을 보고 이미 계책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우선 다친 두령들을 산채로 돌려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노지심·무송·손립·황신·이립으로 하여금 수군과 함께 수레와 배를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수륙으로 병진하여 장청을 속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용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한편, 장청은 성중에서 태수와 상의하며 말했다.

“우리가 비록 이기기는 했지만, 도적의 세력을 뿌리 뽑지는 못했습니다. 몰래 사람을 보내 허실을 정탐한 다음 방도를 찾아야겠습니다.”

그때 정탐꾼이 와서 보고했다.

“적의 영채 후방 서북쪽에서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수레 백여 대가 많은 식량을 싣고 오고 있습니다. 강에도 식량과 마초를 실은 크고 작은 배 5백여 척이 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수륙으로 배와 수레가 함께 오고 있는데, 길을 따라 몇 명의 두령들이 감독하고 있습니다.”

태수가 말했다.

“저 도적놈들에게 어떤 계책이 있는 게 아닐까요? 저놈들의 독수에 걸릴까 두려우니, 다시 사람을 보내 진짜 식량과 마초인지 정탐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 날, 병졸이 와서 보고했다.

“수레에 실려 있는 것은 모두 식량입니다. 수레 아래에 쌀이 흩어져 있습니다. 강에 있는 배들은 덮개가 덮여 있긴 하지만, 쌀 포대가 드러나 보입니다.”

장청이 말했다.

“오늘 저녁 성을 나가 먼저 수레를 가로막아 빼앗고, 그 다음에 강에 있는 배들을 탈취하겠습니다. 태수께서 싸움을 도와주시면, 북을 한번 울리는 사이에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태수가 말했다.

“그 계책이 아주 묘합니다. 잘 살펴서 처리하십시오.”

군사들에게 술과 음식을 배불리 먹인 후 갑옷을 입고 포대를 가지고 가게 하고, 장청은 장쟁을 들고 1천 군병을 거느리고 조용히 성을 나갔다.


그날 밤은 달빛이 흐릿하고 별빛만 하늘에 가득했다. 10리를 채 못 갔는데, 앞에 수레들이 보였다. 수레에 꽂힌 깃발에는 ‘수호채 충의량(水滸寨 忠義糧)’라고 쓰여 있었다. 장청이 살펴보니, 노지심이 검은 장삼을 입고 선장을 메고서 앞장서서 오고 있었다. 장청이 말했다.

“저 민대가리 대갈통부터 내 돌 맛을 보여 주마.”

노지심은 선장을 메고 앞만 보고 성큼성큼 걸어오면서 날아오는 돌을 방비하는 걸 잊고 있었다. 장청이 말 위에서 소리쳤다.

“받아라!”

노지심은 날아온 돌에 정통으로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리며 뒤로 나자빠졌다. 장청의 군마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무송은 급히 계도 두 자루를 빼들고 달려가 사력을 다해 노지심을 구출하고, 수레를 버린 채 달아났다. 장청이 수레를 탈취하여 보니, 과연 식량이었다. 장청은 기뻐하면서, 노지심을 추격하지 않고 수레를 끌고 성으로 돌아갔다. 태수는 크게 기뻐하면서 수레를 거두어 보관하였다. 장청이 말했다.

“다시 나가서 이번에는 강에 있는 식량을 뺏어 오겠습니다.”

태수가 말했다.

“장군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장청은 말에 올라 남문으로 갔다. 저 멀리 포구를 바라보니 식량을 실은 배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었다. 장청은 성문을 열라고 명하고,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강변까지 돌격해 갔다. 그때 어두운 구름이 하늘에 가득 퍼지고 검은 안개가 깔리면서, 마보군은 서로 마주보고도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것은 공손승이 술법을 썼기 때문이었다. 장청은 눈앞이 캄캄해지자 당황하여 돌아가려고 했지만, 나아갈 길도 물러날 길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사방에서 함성이 어지럽게 일어나면서, 어디서 오는지도 알 수 없는 군병들이 들이닥쳤다. 임충이 철기군병을 이끌고 와서 장청의 인마를 모두 강물 속으로 밀어 넣었다. 강에는 이준·장횡·장순·삼완·동위·동맹 8명의 수군두령이 배를 ‘一’ 자로 늘어세워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장청이 설혹 머리가 세 개고 팔이 여섯 개라 하더라도 어찌 벗어날 수 있겠는가? 완씨 삼형제에게 사로잡혀 포박당한 채 송강의 영채로 끌려갔다.

수군두령들이 달려가 송강에게 보고하자, 오용은 두령들에게 성을 공격하라고 명하였다. 태수가 어떻게 혼자서 버틸 수 있겠는가? 사방에서 화포가 터지고 성문이 열리자, 깜짝 놀란 태수는 달아나려고 했지만 길이 없었다. 송강의 군마가 성안으로 쇄도해 들어와 먼저 유당을 구출하고 창고를 털었다. 재물과 식량을 한편으로는 양산박으로 보내고, 한편으로는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태수는 평소에 청렴했기 때문에 죽이지 않고 살려 주었다.

송강은 관아로 가서 두령들을 모두 모았다. 수군두령들이 먼저 장청을 압송해 왔다. 많은 형제들이 장청에게 돌을 맞고 다쳤기 때문에, 다들 이빨을 부드득 갈면서 장청을 죽이려고 하였다. 송강은 친히 대청 아래로 내려가 장청을 영접하고 사과하며 말했다.

“범 같은 위엄을 잘못 범하였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송강은 장청을 대청 위로 청하였다. 그런데 송강의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계단 아래에서 수건으로 머리를 싸맨 노지심이 철선장을 들고 달려와 장청을 치려고 하였다. 송강이 급히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손대지 마라!”

장청은 송강의 그런 의기를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투항했다. 송강은 땅에 술을 뿌리고 화살을 꺾으며 맹세했다.

“형제들 가운데 누구라도 이 사람에게 원수를 갚으려 한다면, 황천이 보우하지 않고 칼날 아래 죽을 것이다!”

두령들은 그 말을 듣고, 아무도 감히 다시 말하지 못했다. 장청도 본래 천강성의 일원이라 자연히 의기가 투합하였다. 송강이 맹세를 하고서 말했다.

“형제들은 서로 정을 상하지 말라.”

두령들은 모두 크게 웃으며 기뻐하였다. 송강이 군마를 수습하여 산채로 회군하려고 하자, 장청이 동창부의 수의사 한 사람을 천거하였다.

“황보단(皇甫端)이란 사람이 있는데, 말의 관상을 잘 보고 어떤 질병이든 약과 침을 써서 고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옛날에 말을 잘 다루기로 유명했던 백락(伯樂)과 같은 인재입니다. 원래 유주 사람인데, 푸른 눈에 누런 수염이 있어 외국인 같은 외모이므로 사람들이 ‘푸른 눈과 긴 수염의 사나이’ ‘자염백(紫髯伯)’이라 부릅니다. 양산박에도 이 사람을 쓸 곳이 있을 것이니, 가족과 함께 데리고 가시지요.”

송강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했다.

“황보단이 함께 한다면 참으로 좋은 일이지요.”

장청은 송강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즉시 달려가 황보단을 데려와서 송강과 여러 두령들에게 인사시켰다. 송강이 황보단을 보니, 평범한 모습이 아니었다. 푸른 눈에 겹눈동자를 가졌고, 꼬불꼬불한 수염이 배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황보단은 송강이 의기가 있음을 보고 기뻐하면서 대의를 따르고자 하였다. 송강도 기뻐하면서 위로하였다.

송강이 호령을 내리자, 모든 두령들은 식량과 재물을 실은 수레를 수습하여 일제히 출발하여 양산박으로 돌아갔다. 충의당에 당도한 송강은 공왕과 정득손을 불러오게 하여, 좋은 말로 위로하였다. 두 사람은 고개를 숙여 절하고 투항하였다. 황보단도 산채에서 가축을 치료하는 일을 전담하고, 동평과 장청 역시 산채의 두령이 되었다.

송강은 연회를 열어 자축하면서, 모든 두령들을 충의당에 모아 서열에 따라 앉게 하였다. 송강이 두령들을 둘러보니, 모두 108명이었다. 송강이 말했다.


“우리 형제들이 산에 올라와 모인 이후 여러 곳을 다녀왔지만 한 사람도 잃지 않은 것은, 모두 하늘이 보우하신 것이지 사람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오른 것은 모두 여러 형제들이 지혜롭고 용맹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다함께 의를 모으고 둘째는 내가 또 할 말이 있으니, 형제들은 함께 들어 주기 바랍니다.”

오용이 말했다.

“형님의 약속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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