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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78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6.29|조회수60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78


수호지 제78회-1

송강과 오용이 상의하여, 한 사람을 동경으로 보내 소식을 정탐하여 미리 대비하고자 하였는데, 신행태보 대종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군정을 정탐하는 일은 항상 아우의 덕을 많이 봤네. 또 아우가 가더라도 반드시 도와줄 사람을 하나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네.”

이규가 말했다.

“제가 따라가서 형님을 돕겠습니다.”

송강이 웃으며 말했다.

“넌 사고뭉치 흑선풍이잖아!”

이규가 말했다.

“이번에 가면 절대로 사고치지 않겠소.”

송강은 이규를 꾸짖어 물리치고 다시 물었다.

“어떤 형제가 같이 가겠소?”

적발귀 유당이 말했다.

“제가 대종형님과 같이 가면 어떻겠습니까?”

송강이 기뻐하며 말했다.

“좋아!”

그날 두 사람은 행장을 수습하여 산을 내려갔다.

한편, 동관은 필승과 함께 돌아가면서 패잔병들을 모았는데 약 4만 명이 되었다. 동경에 거의 다 와서, 다른 곳에서 불러온 군마들은 원래 소속된 곳으로 돌려보내고 어영군만 데리고 성으로 들어갔다. 동관은 무장을 풀고 곧바로 고태위의 부중으로 갔다. 두 사람은 인사를 마친 후 후당 깊은 곳으로 들어가 좌정하였다. 동관은 두 번의 패전으로 팔로군마와 많은 장병들을 잃었으며 풍미는 사로잡혔음을 자세히 얘기하고, 어찌하면 좋겠는지 물었다. 고태위가 말했다.

“추밀상공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 일은 천자께 감추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감히 누가 아뢰겠습니까! 저랑 같이 채태사를 찾아가 말씀드리고, 다시 방도를 생각해 봅시다.”

동관은 고구와 함께 채태사의 부중으로 갔다. 채경은 이미 동관이 돌아온 것을 알고 있었는데, 승전하지 못했으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동관이 고구와 함께 찾아왔다는 것을 듣고, 채경은 두 사람을 서원으로 불러들였다. 동관이 절을 하면서 눈물을 비 오듯 흘리자, 채경이 말했다.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오. 나는 당신이 패전한 것을 이미 알고 있소.”

고구가 말했다.

“그 도적놈들은 호수에 있기 때문에 배가 아니면 토벌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추밀상공은 마보군만으로 저들의 소굴을 공격하려 했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 적의 계략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동관이 패전한 일을 자세히 얘기하자, 채경이 말했다.

“당신은 많은 군마를 잃고 많은 전비와 군량을 허비했으며, 또 팔로군마까지 잃었소. 이런 일을 어떻게 천자께 감히 아뢸 수 있겠소!”

동관이 재배하고 말했다.

“태사께서는 이 일을 덮어 주시고 저의 목숨을 살려 주십시오!”

채경이 말했다.

“내일 천자께 아뢸 때, 날씨가 너무 뜨겁고 군사들이 그곳의 풍토를 이기지 못해 싸움을 그치고 퇴각했다고 하겠소. 하지만 만약 천자께서 진노하여 ‘이 뱃속에 든 큰 근심거리를 제거하지 못하면 후에 필시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면, 그때는 어떻게 대답하겠소?”

고구가 말했다.

“고구가 큰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만약 태사께서 저에게 그놈들을 토벌하라고 명하시면 일고(一鼓)에 평정하고 오겠습니다.”

채경이 말했다.

“태위가 가겠다면 좋습니다. 내일 천자께 아뢰어 태위를 원수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고구가 또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군사를 마음대로 일으키고 배도 만들 수 있도록 천자의 성지를 받아 주셔야 합니다. 관아의 배든 민간의 배든 징발하여 쓸 수 있어야 하고, 관아에서 정한 값으로 목재를 사서 배를 건조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수륙으로 함께 진격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채경이 말했다.

“그건 쉬운 일입니다.”

애기를 나누고 있는데, 문지기가 와서 알렸다.

“풍미장군이 돌아왔습니다.”

동관은 크게 기뻐하였다. 채태사는 풍미를 불러들여 그간의 일을 물었다. 풍미는 절을 하고 나서 말했다.

“송강은 사로잡아 갔던 모든 장병들을 죽이지 않고 노자까지 주면서 고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 소장도 이렇게 태사님을 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구가 말했다.

“그게 바로 도적놈들의 간사한 계책입니다. 일부러 나라를 업신여기는 겁니다. 이번에는 경성 근처에서 군마를 선발하지 않고, 바로 산동과 하북으로 가서 군사를 선발하여 가겠습니다.”

채경이 말했다.

“이렇게 계책을 정했으니, 내일 만나서 천자께 상주하도록 합시다.”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다음 날 아침, 조회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대신들은 품계에 따라 계단 아래에 문관과 무관이 나누어 서서 천자에게 절을 올렸다. 채태사가 나와서 아뢰었다.

“지난번에 추밀사 동관이 대군을 통솔하여 양산박 도적을 토벌하러 갔다가, 날씨가 너무 뜨겁고 군마들이 풍토를 이기지 못한데다, 도적들은 호수에 살고 있어 배가 없이 마보군만으로는 진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잠시 싸움을 멈추고 각자 영채로 돌아와 쉬고 있습니다. 이에 폐하의 성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날씨가 그렇게 뜨겁다면, 다시 가지 말아야지!”

채경이 아뢰었다.

“동관은 지금 태을궁에서 죄를 청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을 원수로 삼아 다시 토벌하러 보낼까 합니다. 페하의 성지는 어떠하신지요?”

천자가 말했다.

“그 도적들은 뱃속의 큰 근심거리이니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가 과인을 위하여 근심을 덜어주겠는가?”

고구가 출반하여 아뢰었다.

“소신이 비록 재주 없으나,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여 도적들의 소굴을 토벌함으로써 폐하의 성지를 받들고자 합니다.”

천자가 말했다.

“경이 과인을 위하여 근심을 덜어주겠다 하니, 군마는 경이 알아서 선발하도록 하시오.”

고구가 또 아뢰었다.

“양산박은 둘레가 8백여 리나 되어 배가 없으면 나아갈 수 없습니다. 양산박 근처에서 목재를 벌채하여 배를 건조하고, 관아의 돈으로 민간의 배들을 사들여 전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천자가 말했다.

“경에게 일임했으니, 경이 알아서 처리하시오. 준비가 되면 출발하되 백성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고구가 아뢰었다.

“소신이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다만 기한을 넉넉히 허락하시면,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천자는 비단 전포와 황금 갑옷을 고구에게 하사하고, 길일을 택해 출병하라고 하였다.

그날 백관이 퇴청한 다음, 동관과 고구는 채태사의 부중으로 가서 중서성 관리를 불러 천자의 성지를 전하고 군사를 선발하였다. 고구가 말했다.

“전에 열 명의 절도사가 국가를 위해 공을 많이 세웠습니다. 서쪽의 이민족 국가인 귀방과 서하를 정벌하기도 했고, 금나라나 요나라와도 전쟁을 치러 무예가 뛰어납니다. 그들에게 명을 내려 장수로 삼게 해 주십시오.”

채태사는 고구의 청을 허락하고, 열 명의 절도사에게 공문을 보내 각각 정병 1만을 이끌고 제주로 와서 명을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 열 명의 절도사는 만만찮은 자들이었다. 하남 하북 절도사 왕환, 상당 태원 절도사 서경, 경북 홍농 절도사 왕문덕, 영주 여남 절도사 매전, 중산 안평 절도사 장개, 강하 영릉 절도사 양온, 운중 안문 절도사 한존보, 농서 한양 절도사 이종길, 낭야 팽성 절도사 항원진, 청하 천수 절도사 형충이었다.

이 10로 군마는 모두 훈련이 잘 된 정예병이고, 열 명의 절도사들은 모두 예전에 녹림 출신이었다가 후에 초안을 받아 높은 관직에 오른 자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용맹하고 공도 많이 세운 자들이었다. 그날 중서성에서 공문을 보내 10로 군마는 기한 내에 제주에 도착해야 하며, 늦는 자는 군령에 의거하여 조치할 것이라 하였다.

한편, 금릉 건강부에 수군부대가 하나 있었는데, 그 통제관은 유몽룡이란 자였다. 그는 태어날 때, 그 어머니가 흑룡이 뱃속으로 날아드는 꿈을 꾸고 잉태했다고 한다. 체격이 장대하고 물의 성질을 잘 알아 서천 협강에서 도적을 토벌하여 공을 세우고 승진하여 통제관이 되었다. 1만5천의 수군과 전선 5백 척을 거느리고 강남을 지키고 있었다.

고태위는 유몽룡에게 공문을 보내 수군부대와 배를 모두 이끌고 밤을 새워 달려와 명을 기다리게 하였다. 또 자신의 심복인 우방희를 보군교위로 삼아 강가에 있는 배들을 모두 제주로 끌고 오게 하였다.

또 고태위의 수하에는 아장(牙將)들이 아주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당세영·당세웅 형제가 가장 뛰어났다. 그들은 현재 통제관으로서 만부부당(萬夫不當)의 용맹을 지니고 있었다. 고태위는 또 어영에서 정병 1만5천을 선발하였으니, 각처의 군마를 모두 합치면 13만이 되었다. 사람을 여러 곳으로 보내 군량을 마련하여 도중에 공급하게 하였다. 고태위는 연일 갑옷을 정돈하고 깃발을 제작하는 등 준비에 바빴다.

한편, 대종과 유당은 동경에 며칠 머물면서 자세한 소식을 정탐하여, 산채로 돌아가 그 사실을 보고했다. 송강은 고태위가 직접 천하의 군마 13만과 열 명의 절도사를 거느리고 온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오용과 상의했다. 오용이 말했다.

“형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오래 전부터 그 열 명의 절도사 이름을 들어 왔습니다. 그들이 조정을 위해 공을 세웠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애초에 그들의 적수가 없었기 때문에 호걸의 명성을 얻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이리 같고 호랑이 같은 형제들이 있습니다. 그 열 명의 절도사는 이미 구시대 인물이니, 형님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10로 군마가 오면 깜짝 놀라게 만들어 놓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군사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한단 말이오?”

“저들의 10로 군마가 모두 제주로 모여들 건데, 우리는 먼저 날랜 두 장수를 제주 근방으로 보내 한바탕 혼쭐을 내서 우리의 실력을 고구에게 보여주는 겁니다.”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겠소?”

“몰우전 장청과 쌍쟁장 동평을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송강은 두 장수를 불러 각각 1천 마군을 거느리고 제주로 가서 정탐하다가, 몇 갈래 군마를 공격하라고 하였다. 또 수군두령들에게 준비하고 있다가 적의 배를 탈취하라고 명하였다. 그리고 산채의 여러 두령들에게도 모두 임무를 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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