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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80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6.29|조회수6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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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79회-1

고태위는 수로의 군사가 패한 것을 보고 회군하려고 했는데, 사방에서 화포가 터지자 급히 장수들을 모아 길을 찾아 달아났다. 원래 양산박에서는 사방에서 화포만 터뜨리고 복병은 두지 않았다. 하지만 제풀에 놀란 고태위는 간담이 서늘해져 쥐새끼가 도망치듯 밤을 새워 제주로 달아났다.

군사를 점검해 보니, 보군은 많이 잃지 않았지만 수군은 절반 이상을 잃었고 전선은 한 척도 돌아오지 못했다. 유몽룡은 목숨을 건져 돌아왔는데, 수군들 가운데 물에 익숙한 자들은 살아 돌아왔지만 물에 익숙하지 못한 자들은 모두 물속에 빠져 죽었다.

고태위의 군대는 위세가 꺾이고 예기가 손상되어, 한동안 성중에 군마를 주둔하면서 우방희가 배들을 모아 오기를 기다렸다. 고태위는 다시 사람을 시켜 우방희에게 공문을 보내, 어떤 배든 막론하고 가능한 모든 배들을 거두어 빨리 제주로 와서 정돈하라고 재촉하였다.

한편, 수호산채에서는 송강이 동평과 함께 산으로 올라가 화살을 뽑고 신의 안도전을 불러 치료하게 하였다. 안도전은 상처에 금창약을 바르고, 동평은 산채에서 요양하게 하였다. 오용은 여러 두령들을 철수시켜 산으로 올라왔다. 수군두령 장횡이 당세웅을 충의당으로 끌고 와 공을 청했다. 송강은 당세웅을 산채 뒤편의 감옥에 가두게 하고, 탈취한 관군의 배는 모두 수채에 들여놓고 수군두령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였다.

한편, 고태위는 제주성에서 장수들을 모아놓고 양산박을 토벌할 계책을 상의했다. 상당절도사 서경이 아뢰었다.

“제가 젊었을 때 강호를 떠돌며 약을 팔다가 알게 된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는 육도삼략에 통달하고 전쟁에 밝아 손자·오자의 재능과 제갈공명의 지모를 갖추었습니다. 이름은 문환장인데 현재 동경성 밖의 안인촌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을 참모로 삼으시면, 오용의 간사한 계책을 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태위는 그 말을 듣고, 한 장수에게 비단과 말을 가지고 동경으로 가서 문환장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 장수가 동경을 떠난 지 사나흘이 지나지 않아, 송강의 군마가 성에 다가와 싸움을 걸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보고를 받은 고태위는 크게 노하여, 즉시 본부 군병을 점검하여 성을 나가면서 각 영채의 절도사들도 모두 출전하라고 명하였다.

한편, 송강의 군마는 고태위가 병력을 거느리고 오는 것을 보고, 급히 50리를 후퇴하여 넓은 들판으로 물러났다. 고태위가 추격해 가 보니, 송강의 병마는 이미 산기슭 밑에 진세를 펼쳐 놓고 있었다. 홍기부대에서 한 맹장이 나오는데, 깃발에 ‘쌍편 호연작’이라고 쓰여 있었다. 호연작이 쟁을 비껴들고 진 앞에 나와 말을 세우자, 고태위가 말했다.

“저놈은 연환마를 거느리고 왔다가 조정을 배신한 놈이다!”

운중절도사 한존보를 출전시켜 호연작을 대적하게 하였다. 한존보는 방천화극을 잘 썼다. 두 장수는 말 한 마디 주고받지 않고 화극과 쟁을 휘두르며 교전하였다. 싸운 지 50여 합이 되었을 때, 호연작이 파탄 난 척하며 몸을 슬쩍 빼더니 말을 박차고 산 아래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존보는 공을 세우고자 말을 몰아 호연작을 추격했다. 마치 여덟 개의 잔이 철판을 두드리듯이, 여덟 개의 말발굽이 땅을 두드리면서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약 5~6쯤 추격하여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 이르자, 호연작은 쟁을 안장에 꽂고 말을 돌려 쌍편을 휘두르며 한존보에게 달려들었다. 또 다시 몇 합을 싸우다가, 호연작은 쌍편으로 화극을 밀쳐내고는 말을 돌려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존보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저놈은 쟁으로 나를 이기지 못하고 쌍편으로도 나를 이기지 못했다. 이제 저놈을 추격하여 사로잡지 않고서 또 어느 때를 기다릴 것인가!”

한존보가 호연작을 추격하여 산기슭을 돌아가자 두 갈래 길이 나왔는데, 호연작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한존보가 언덕 위로 올라가 말을 세우고 바라보았더니, 호연작이 계곡을 따라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한존보가 크게 소리쳤다.

“야! 이 도적놈아! 어디로 달아나느냐! 빨리 말에서 내려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호연작은 더 이상 달아나지 않고 한존보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 틈에 한존보는 돌아가서 호연작의 뒷길을 가로막았다. 두 사람은 계곡 옆에서 맞붙었다. 한쪽은 산이고 다른 한쪽은 계류가 흘러, 그 사이의 길은 말을 돌리지도 못할 정도로 좁았다. 호연작이 말했다.

“네놈은 빨리 항복하지 않고, 또 어느 때를 기다리느냐!”

한존보가 말했다.

“네놈은 이미 네 손아귀에 들어온 패장인데, 되레 나보고 항복하라는 거냐!”

“내가 네놈이 여기까지 따라오도록 만든 것은, 네놈을 사로잡기 위해서였다. 이제 네놈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나야말로 네놈을 사로잡을 것이다!”

두 사람은 기운을 떨쳐 다시 맞붙었다. 한존보는 화극을 들고 호연작의 가슴을 향해 빗발치듯 연이어 찔렀고, 호연작은 쟁으로 이리저리 막고 피하면서 바람처럼 찔러 들어갔다. 두 사람은 다시 30여 합을 싸웠다. 싸움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 한존보가 화극으로 호연작의 옆구리를 향해 찌르고 호연작은 쟁으로 한존보의 가슴을 찔렀다. 두 사람이 각기 몸을 틀어 피하면서 서로 상대방의 무기를 손으로 잡았다. 호연작은 한존보의 화극을 겨드랑이 밑에 꼈고, 한존보는 호연작의 쟁 자루를 잡았다. 두 사람은 말 위에서 밀고 당기다가, 한존보의 말 뒷발이 계류에 빠지면서 호연작도 말과 함께 계류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두 말은 일어났지만, 두 사람은 물속에서 한 덩어리가 되어 맞붙었다. 호연작이 화극을 옆구리에 낀 채 쟁을 버리고 급히 쌍편을 꺼내려 하자, 한존보는 쥐고 있는 호연작의 쟁 자루를 놓고 두 손으로 호연작의 두 팔을 잡았다. 밀고 당기다가 둘 다 물살에 휩쓸려 내려갔다. 두 필의 말은 계류에서 뛰쳐나와 산 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두 사람은 물속에서 무기도 잃어버리고 투구도 벗겨지고 갑옷은 찢어진 채 맨주먹으로 싸웠다. 그렇게 치고받으면서 깊은 곳에서 차츰 얕은 곳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두 사람이 뒤엉켜 싸우고 있는데, 언덕 위에 한 떼의 군마가 나타났다. 앞장선 대장은 몰우전 장청이었다. 장청은 병사들을 보내 한존보를 사로잡았다. 또 두 필의 말을 찾게 하였는데, 말들은 사람들이 외침소리를 듣고 제 발로 돌아왔다. 계류 속에서 무기를 건져 호연작에게 돌려주었다. 호연작은 흠뻑 젖은 몸으로 말에 올랐고, 병사들은 한존보를 말 위에 꽁꽁 묶어 계곡 입구로 나갔다.

그때 앞에서 한 떼의 군마가 한존보를 찾으러 와서, 양군이 맞닥뜨리게 되었다. 한존보를 찾으러 온 부대는 두 절도사 매전과 장개였다. 물에 젖은 채 말 위에 묶여 있는 한존보를 본 매전은 크게 노하여 삼첨양인도를 휘두르며 곧장 장청에게 달려들었다. 교전한 지 3합이 되지 않아 장청이 달아나자 매전이 추격하였다. 장청은 이리 같은 늘씬한 허리를 비틀며 원숭이 같은 긴 팔로 돌을 잡아 날렸다. 돌은 매전의 이마에 정통으로 맞았다. 매전은 피를 흘리며 손에 쥐었던 칼을 내던지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장청이 급히 말을 돌리는데, 장개가 장청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장청이 말 머리를 들어 올리자, 화살은 말의 눈에 꽂혔다. 말이 쓰러지자, 장청은 말에서 뛰어내려 쟁을 들었다. 그런데 원래 장청은 돌은 잘 던지지만 쟁을 쓰는 데는 조금 서툴렀다. 장개는 먼저 매전을 구하고 나서, 장청에게 달려들었다. 장개가 말 위에서 쟁을 쓰는 솜씨가 신출귀몰하여 장청은 단지 막아내기에만 급급하다가 마침내 쟁을 버리고 마군 속으로 숨어 몸을 피하였다. 장개는 쟁을 휘두르며 장청의 마군 속으로 뛰어들어 마구 베었다. 장청의 마군들은 장개를 당해내지 못하고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장개는 한존보도 다시 탈환했다.

장개가 막 돌아가려고 하는데, 함성이 크게 일어나면서 계곡 입구에서서 두 부대가 나타났다. 벽력화 진명과 대도 관승의 부대였다. 두 맹장이 돌격해 오자, 장개는 다만 매전만 보호하면서 달아났다. 양산박의 두 부대는 다시 한존보를 빼앗았다. 장청은 다시 말에 올랐고 호연작도 기력을 회복하여, 네 장수가 한꺼번에 관군을 공격하였다. 관군들은 그 기세를 당하지 못하여 제주로 퇴각하였다. 양산박의 군마는 관군을 추격하지 않고, 한존보만 붙잡아 산채로 돌아갔다.

송강은 충의당에 앉아 있다가 한존보가 포박되어 끌려오는 것을 보고, 군사를 꾸짖어 물리친 다음 친히 밧줄을 풀어 주고 대청 위로 청하여 은근하게 대접하였다. 한존보는 감격하였으며, 먼저 잡혀 온 당세웅을 만나보기를 청하였다. 당세웅을 보니, 역시 좋은 대접을 받은 것 같았다. 송강이 말했다.

“두 분 장군께서는 결코 의심하지 마십시오. 송강 등은 다른 마음이 없습니다. 단지 탐관오리들의 핍박을 받아 이렇게 되었을 뿐입니다. 만약 조정의 사면과 초안을 받을 수만 있다면 국가를 위하여 힘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존보가 말했다.

“지난번에 진태위가 초안한다는 조서를 가지고 왔을 때에는, 어찌하여 그 기회에 그릇된 길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송강이 대답했다.

“조정의 조서가 있기는 했지만 그 내용이 분명하지 않았고, 시골 막걸리를 어주와 바꿔치기 했기 때문에 형제들이 심복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장간판과 이우후가 제멋대로 위세를 부려 여러 장수들을 모욕했기 때문에……”

한존보가 말했다.

“중간에 나쁜 놈들이 끼어들어 국가의 대사를 그르쳤군요.”

송강은 연회를 열어 대접하고, 다음 날 안장을 얹은 말을 내주고 계곡 입구까지 두 사람을 배웅했다. 한존보와 당세웅은 도중에 송강의 좋은 점들을 서로 얘기하면서 제주성으로 돌아갔다. 그날은 이미 날이 어두워져,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성으로 들어가 고태위를 찾아가서 송강이 자신들을 돌려보낸 일을 얘기했다. 고구는 크게 노하여 말했다.

“그건 도적놈들이 간사한 계책으로 우리 군심(軍心)을 태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 둘은 무슨 면목으로 날 보러 온 거냐! 여봐라! 저놈들을 끌어내 참수하라!”

왕환 등 관원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이번 일은 두 사람이 간여한 것이 아니라, 송강과 오용의 계책입니다. 만약 이 두 사람을 참한다면, 도리어 도적놈들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고태위는 여러 사람들이 애원하자, 두 사람의 목숨을 살려주되 직위를 박탈하고 동경 태을궁으로 압송하여 죄를 청하게 하였다.

원래 한존보는 한충언의 조카였는데, 한충언은 국로태사(國老太師)로서 조정의 관원들 중에는 그의 문하 출신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정거충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한충언이 천거해 어사대부로 있었다. 한존보가 그간의 사실을 호소하자, 정거충은 그를 데리고 상서(尚書) 여심을 찾아가 의논했다. 여심이 말했다.

“반드시 태사께 아뢰어야 천자께 상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채경을 찾아가 말했다.

“송강은 본래 다른 마음이 없이 조정의 초안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채경이 말했다.

“지난번에 조서를 찢고 천자를 비방하는 무례한 짓을 저질렀으니, 초안할 수 없고 토벌해야 하오!”

두 사람이 다시 말했다.

“지난번에 초안했을 때에는, 애석하게도 초안하러 간 사람이 조정의 은덕을 베풀며 어루만지지 못하고 좋은 말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위협만 했기 때문에 성사시키지 못했던 것입니다.”

채경은 비로소 승낙했다. 다음 날 아침 조회 때 도군황제가 대전에 오르자, 채경은 다시 조서를 내려 초안할 것을 상주하였다. 천자가 말했다.

“지금 고태위가 사람을 보내 안인촌의 문환장을 참모로 쓰겠다고 청하였소. 그를 군대에서 쓰기 전에 먼저 사신과 함께 양산박으로 보내시오. 만약 저들이 투항하면 본죄를 면해 주겠지만, 투항하지 않는다면 고구에게 모조리 소탕하고 돌아오라고 이르시오.”

채태사는 조서를 쓰는 한편, 문환장을 불러 연회를 열었다. 원래 문환장은 유명한 선비여서 조정대신들 가운데 그를 아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술과 음식을 갖추어 영접하였다. 연회가 끝난 후 문환장은 행장을 수습하여 사신과 함께 제주로 떠났다.

한편, 고태위는 제주성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문지기가 와서 보고했다.

“우방희가 돌아왔습니다.”

고태위는 우방희를 불러들여 물었다.

“배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우방희가 아뢰었다.

“도중에 모은 크고 작은 배가 1천5백여 척이 됩니다. 모두 물가에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고태위는 크게 기뻐하며 우방희에게 상을 내렸다. 고태위는 명을 내려 배들을 모두 넓은 나루터로 끌어오게 하여, 세 척을 하나로 묶어 그 위에 널빤지를 깔고 못질을 한 다음 선미는 쇠사슬로 묶게 하였다. 보군은 모두 배에 오르게 하고, 마군은 물가 근처에서 배들을 호송하게 하였다. 그리고 군사들이 배 위에서의 싸움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을 시켰다. 그러느라 보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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