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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88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03|조회수5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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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82회-1

한편, 이사사는 그날 밤 연청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심중으로 의아하게 생각했다.

다른 한편, 다음 날 고태위 부중의 하인이 아침밥을 가지고 갔다가 소양과 악화가 방에 없는 것을 보고 황망히 달려가 도관에게 알렸다. 도관이 화원으로 달려가 보니, 버드나무에 밧줄 두 가닥이 매여 있었다. 도관은 두 사람이 이미 달아났음을 알고, 고태위에게 보고하였다. 고구는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으며, 더욱 근심이 되어 병을 핑계대고 일절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다음 날 새벽, 도군황제는 조회를 열고 문덕전에 나와 앉았다. 문무대신들이 줄지어 서자, 천자는 주렴을 걷게 하고 좌우 근신에게 명하여 추밀사 동관을 불러내게 하여 물었다.


“그대는 작년에 10만 대군을 거느리고 도적을 토벌하기 위해 양산박으로 갔었는데, 승패가 어찌 되었는가?”

동관이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신이 작년에 대군을 거느리고 도적을 토벌하러 갔습니다만, 신이 힘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날이 너무 더워 군사들이 풍토를 이기지 못하여 병이 난 자가 많아 열에 두셋이 죽었습니다. 신은 군마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잠시 병력을 거두어 싸움을 끝내고, 각자 본영으로 돌아가 훈련을 하게 했습니다. 어림군도 병이 나서 많은 장병을 잃었습니다. 후에 조서를 내렸지만, 도적들이 초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고구가 수륙으로 진격했지만, 역시 중도에 병이 나서 회군하였습니다.”

천자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소리쳤다.

“그건 모두, 어진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들을 시기질투하고 아첨만 일삼는 너희 간신배들이 과인을 속이는 것이다! 너는 작년에 병력을 거느리고 양산박을 토벌하러 가서, 두 번 패전하여 많은 인마를 잃고 퇴각하면서 갑옷 한 조각, 말 한 필도 제대로 건지지 못했다. 조정의 군대가 패전을 기록했던 것이다. 그 뒤에 고구란 놈도 여러 지방의 많은 전비와 군량을 허비하고서 허다한 병선과 군마를 잃었다. 그리고 자신은 도적들에게 사로잡혀 산채로 끌려갔는데, 송강 등이 죽이지 않고 돌려보냈다.

송강의 무리는 고을을 침략하지 않고 양민을 약탈하지 않으며, 오로지 초안을 받아 국가를 위해 힘을 다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과인은 들었다. 재능은 없으면서 재물만 탐하고 아첨만 하는 네놈들이 조정의 작록만 받아 국가 대사를 망치고 있구나! 너는 추밀원을 관장하는 자로서 부끄럽지도 않으냐? 본래 너를 엄하게 문책해야 하지만, 이번만은 용서하겠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있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동관은 아무 말도 못하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천자가 또 말했다.

“대신들 중에 누가 양산박으로 가서 송강의 무리를 초안하겠는가?”

태위 숙원경이 출반하여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신이 비록 재주 없지만, 한번 가겠습니다.”

천자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과인이 친히 조서를 쓰겠노라.”

천자는 책상 위에 종이를 펼치고 친히 조서를 썼다. 좌우근신이 옥새를 가져오자, 천자는 친히 날인했다. 그리고 창고를 관리하는 관원에게 명하여, 금패 36개, 은패 72개, 붉은 비단 36필, 푸른 비단 72필, 황봉어주 108병을 숙태위에게 내주라고 하였다. 또 옷감 24필과 금박으로 ‘초안’이라 쓴 깃발을 하사하였다.


숙태위는 문덕전에서 천자에게 하직 인사를 올렸고, 백관은 조회를 파하고 돌아갔다. 동추밀은 얼굴 가득 부끄러운 빛을 띠고 부중으로 돌아가, 병을 핑계대고 감히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고태위도 그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며 역시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한편, 숙태위는 어주·금패·은패·비단 등을 가지고 말을 타고 성을 나섰다. 천자가 하사한 ‘초안’이라고 쓴 황기를 앞세우고 나가 제주를 향해 출발하자, 관원들이 남훈문까지 나와 전송했다.

다른 한편, 연청·대종·소양·악화는 산채로 돌아가, 그간의 일을 송공명과 여러 두령들에게 모두 얘기했다. 연청이 도군황제의 친필 사면서를 꺼내 보여주자, 오용이 말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송강이 향을 피우고 구천현녀의 천서를 꺼내 기도를 올린 다음 점을 쳤더니, 대길의 점괘가 나왔다. 송강은 크게 기뻐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초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다시 대종과 연청을 내려보내 소식을 정탐하게 하는 한편, 사신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며칠 후 대종과 연청이 돌아와 보고했다.

“조정에서 숙태위를 보냈는데, 천자의 친필 조서와 어주, 금패, 은패, 붉은 비단과 푸른 비단 등을 가지고 초안하러 온다고 합니다. 조만간에 당도할 것입니다!”

송강은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충의당에서 바쁘게 명을 내려 서둘러 준비하게 하였다. 양산박에서 제주에 이르는 길에 24개의 임시 무대를 설치하고, 위에는 꽃을 매달고 아래에는 피리와 북 등의 악기를 늘어놓았다. 여러 고을에서 악사들을 고용하여, 무대마다 배치하여 사신을 영접하게 하고, 무대마다 각각 소두목을 배정하여 감독하게 하였다. 다른 한편 과일·해산물·안주 등등을 사서 연회 준비를 하였다.

한편, 숙태위는 양산박을 초안한다는 조서를 가지고 제주에 당도하였다. 태수 장숙야는 성을 나가 영접하고 역관으로 안내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태수가 환영주를 권하며 아뢰었다.

“조정에서 저들을 초안한다는 조서를 이미 두 번이나 내렸지만, 올바른 사람을 얻지 못해 국가 대사를 그르쳤습니다. 이번에는 태위께서 이렇게 오셨으니, 반드시 국가를 위하여 큰 공을 세우실 겁니다.”

숙태위가 말했다.

“천자께서 근래에, 양산박 무리들이 대의를 으뜸으로 여겨 고을을 침략하지 않고 양민을 해치지 않으며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한다고 말한다는 것을 들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에게 친필 조서를 내리시고, 금패 36개, 은패 72개, 붉은 비단 36필, 푸른 비단 72필, 황봉어주 108병, 옷감 24필을 하사하시면서 저들을 초안하라 하셨습니다. 예물이 적지는 않을까요?”

장숙야가 말했다.

“저들은 예물의 경중을 따지지 않습니다. 오로지 충의로써 나라에 보답하고 이름을 후세에 떨칠 생각뿐입니다. 태위께서 진즉에 오셨더라면, 많은 장병들이 죽고 전비와 군량을 허비하는 일이 없었을 겁니다. 이 의사들이 귀순하게 되면 필시 조정을 위하여 큰 공을 세울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번거롭겠지만 태수께서 친히 산채로 가서 알려주고 준비하여 조서를 영접하도록 해주시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장숙야는 즉시 10여 명의 종자를 거느리고 말에 올라 양산박으로 갔다. 산 아래에 당도하자, 소두목 하나가 영접하고 산채에 알렸다. 송강은 보고를 받고 황망히 산을 내려와, 장태수를 영접하여 산채로 모시고 갔다. 충의당에 당도하여 인사를 마치고, 장태수가 말했다.

“의사 여러분! 기뻐하시오! 조정에서 숙태위가 친필 조서를 가지고 초안하러 왔습니다. 그리고 금패·은패·옷감·어주·비단 등을 하사하였는데, 지금 제주성 안에 있습니다. 의사들께서는 조서를 영접할 준비를 하십시오.”


송강은 크게 기뻐하며 손을 이마에 대고 말했다.

“송강 등은 다시 태어나는 천행을 만났다!”

송강이 장태수에게 음식을 대접하려 하자, 장태수가 말했다.

“제가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체하면 태위께서 이상히 여길까 봐 염려됩니다.”

송강이 말했다.

“간단하게 술 한 잔 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장태수가 굳이 가겠다고 하자, 송강은 황망히 금은 한 쟁반을 가져오게 하여 건넸다. 장태수가 금은을 보고 말했다.

“이건 결코 받을 수 없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약소한 것으로, 저희 작은 마음을 표한 것입니다. 일이 잘 끝난 다음에 다시 보답하겠습니다.”

장태수가 말했다.

“의사의 후의에는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단 산채에 놔두시고, 나중에 다시 와서 청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장태수는 정말 청렴한 인물이었으니, 진정으로 송강을 아낀 것이지 황금을 좋아한 것이 아니었다. 송강은 오용·주무·소양·악화로 하여금 장태수를 따라 함께 제주로 가서 숙태위를 만나게 하였다. 그리고 며칠 뒤에 두령들을 이끌고 산채에서 30리 밖에까지 나가 숙태위를 영접하기로 약속하였다.

오용 등 네 사람은 장태수를 따라 산을 내려가 제주로 갔다. 다음 날, 네 사람은 역관으로 가서 숙태위를 만났다. 네 사람이 절을 하고 무릎을 꿇자, 숙태위가 모두 일어나서 앉으라고 명하였다. 네 사람은 겸양하여 그대로 꿇어앉아 있었다. 숙태위가 이름을 묻자, 오용이 대답했다.

“소생은 오용이며, 이 사람들은 주무, 소양, 악화입니다. 송공명 형님의 명을 받들어 특별히 상공을 영접하러 왔습니다. 형님과 여러 형제들은 산채에서 30리 밖에까지 나와 상공을 영접할 것입니다.”

숙태위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가량선생! 화주에서 작별한 후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소! 나는 당신네 형제들이 마음속에 충의를 품고 있음을 알고 있소. 하지만 간신들이 천자를 가로막고 아첨하여 권력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진심이 천자께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오.

이제 천자께서도 모든 것을 다 아시고, 특별히 나에게 친필 조서를 가지고 가라고 명하셨소. 아울러 금패와 은패, 붉은 비단과 푸른 비단, 어주 등을 하사하시며 여러분을 초안하라 하셨소. 그대들은 의심하지 말고 마음을 다해 초안을 받아들이시오.”

오용 등은 다시 절하고 감사하며 말했다.

“산골에 사는 미친놈들이 상공께서 수고롭게 여기까지 오시게 하였습니다. 이제 천자의 은혜를 입게 된 것은 모두 태위 덕분입니다. 우리 형제들은 각골명심(刻骨銘心)하여 보답하겠습니다.”

장태수는 연회를 열어 네 사람을 대접하였다.

사흘째 되는 날 새벽, 제주에서는 장식한 마차 세 대를 마련하였다. 용봉합에 담은 어주를 마차 한 대에 싣고, 금패·은패와 비단 등을 또 한 대에 싣고, 조서를 담은 용정(龍亭)을 또 한 대에 실었다. 숙태위는 말에 올라 용정을 실은 마차를 따라가고, 태수 장숙야는 말을 타고 마차 맨 뒤를 따라갔다. 오용 등 네 사람도 말을 타고 일행 뒤를 따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숙태위 일행을 호위하여 나아갔다.

맨 앞장선 말에는 금박으로 ‘초안’이라 쓴 황기가 꽂혀 있고, 그 다음에는 징과 북, 깃발을 든 군사들이 대오를 지어 길을 열며 나아갔다. 제주를 출발하여 천천히 나아갔는데, 10리를 채 못 가서 임시 무대가 나타났다. 숙태위가 말 위에서 바라보니, 위에는 꽃들이 걸려 있고 아래에는 피리를 불고 북을 치는 악사들이 일행을 영접하고 있었다. 다시 10쯤 가니 또 무대가 나타났는데, 앞에는 향을 피워 놓았고 그 뒤에는 송강과 노준의를 비롯하여 많은 두령들이 무릎을 꿇고 조서를 영접하고 있었다. 숙태위가 말했다.

“모두들 말에 오르시오.”

일행이 물가에 당도하자, 양산박의 1천여 척 배들이 사람과 짐을 싣고 금사탄으로 건너갔다. 세 관문의 아래위에서도 풍악소리가 하늘을 울리고, 군사들이 엄숙한 자세로 도열하고 있는 가운데 기이한 향내가 피어올랐다. 충의당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리고, 마차들은 충의당 앞으로 끌고 왔다.

충의당에는 세 개의 탁자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용봉을 수놓은 비단보가 덮여 있었다. 가운데 탁자에는 조서를 올려놓고, 금패와 은패는 좌측 탁자에 붉은 비단과 푸른 비단은 우측 탁자에 올려놓았다. 어주는 탁자 앞에 놓았다.

황금 향로에서 향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송강과 노준의가 숙태위와 장태수를 당상으로 청하여 좌정하게 했다. 왼쪽에는 소양과 악화가 시립하고, 오른쪽에는 배선과 연청이 시립하였다. 송강과 노준의 등은 모두 모두 충의당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배선이 절을 하라고 외쳤다. 절을 마치자, 소양이 조서를 읽기 시작했다.

짐이 즉위한 이래 인의로써 천하를 다스리고, 상벌을 공정히 하여 전쟁을 평정하였다. 어진 이를 구하는데 게으른 적이 없었고, 백성을 사랑하였다. 원근의 모든 백성이 그런 짐의 마음을 알 것이다.

송강과 노준의 등은 평소에 충의를 마음에 품고 포학한 짓을 하지 않았으며, 오래 전부터 조정에 귀순하고 나라의 은혜에 보답할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비록 죄악을 짓기는 했지만 각기 그 까닭이 있었을 것이니, 그 충정을 살펴 가련하게 여기노라.

이제 짐이 태위 숙원경에게 조서를 내려 양산박으로 가서 송강 등 대소 인원이 지은 죄악을 모두 사면하게 하노라. 금패 36개와 붉은 비단 36필은 송강 등 상급 두령들에게 하사하고, 은패 72개와 푸른 비단 72필은 송강의 하급 두령들에게 하사한다.

사면의 조서가 당도하는 날, 짐의 마음을 거스르지 말고 빨리 귀순하라. 그리하면 반드시 중용할 것이다. 이에 조칙을 내리니 모두 널리 알게 하라.

선화 4년 봄 2월.

소양이 조서 낭독을 마치자, 송강 등은 세 번 만세를 부르고 재배하며 사은하였다. 숙태위는 금패와 은패, 붉은 비단과 푸른 비단을 배선을 시켜 차례대로 나누어주었다. 어주를 개봉하여 술 단지에 모두 붓고 충의당 앞에서 데워 술병에 담게 하였다. 숙태위가 어주를 금잔에 따른 다음 두령들에게 말했다.

“숙원경이 군명을 받들어 어주를 가지고 왔는데, 혹 의사들이 의심할까 염려하여 내가 먼저 마셔보겠소. 여러 의사들은 잘 지켜보고 의심하지 않도록 하시오.”

숙태위는 한 잔 마신 다음, 다시 술을 따라 먼저 송강에게 권했다. 송강이 무릎을 꿇고 잔을 받아 마신 다음, 노준의·오용·공손승의 순서로 108명 두령이 모두 어주를 받아 마셨다. 송강은 명을 내려 어주를 거두게 하고, 태위를 충의당 가운데 앉게 다음 두령들에게 절을 올리게 하였다. 그리고 송강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송강은 지난번에 서악에서 존안을 뵌 적이 있습니다. 태위의 두터운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태위께서는 천자의 좌우에서 힘써 상주하여 송강 등이 다시 하늘의 태양을 볼 수 있게 해주셨으니, 각골명심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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