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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98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08|조회수5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98


수호지 제86회-2

얼마 후 노루고기를 삶아 와서, 유이·유삼 형제가 해진·해보 형제를 대접했다. 술을 마시면서 유이·유삼 형제가 말했다.

“양산박의 송공명은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하며 양민을 해치지 않는다고 오래 전부터 들어왔습니다. 우리 요나라에도 소문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해진·해보가 대답했다.

“우리 형님은 충의를 으뜸으로 여기기 때문에 선량한 사람은 해치지 않고 단지 탐관오리와 강한 힘만 믿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놈들만 죽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우리가 듣던 대로 과연 그렇구나!”

두 사람은 기뻐하면서, 해진·해보에게 정이 가기 시작했다. 해진·해보가 말했다.

“우리 군마는 10여 명의 두령과 4~5천의 병졸들인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어느 곳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네들은 여기 북쪽의 지리를 잘 모를 겁니다. 이곳은 유주에 속하는데, 청석욕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들어가는 길이 하나밖에 없고, 사방은 모두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입구를 막아 버리면, 다시 나올 수가 없습니다. 아마 그곳에 빠진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그렇게 많은 인마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곳이 그곳밖에는 없습니다.

지금 송선봉이 주둔하고 있는 곳은 독록산인데, 그 앞에는 평탄한 땅이 있어 싸움을 벌일 만한 곳입니다. 산정에 올라가서 보면, 사방에서 오는 군마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잃어버린 군마를 구하고자 한다면, 목숨을 걸고 청석욕 입구를 열어야만 합니다.

청석욕 입구는 필시 많은 요나라 군마가 막고 있을 겁니다. 이 산에는 잣나무가 아주 많은데, 특히 청석욕 입구에는 마치 우산처럼 생긴 큰 잣나무 두 그루가 서 있어서, 사방 어디서나 잘 보입니다. 그리고 하통군은 요술을 잘 부리기 때문에, 송선봉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그 요술을 깨뜨리는 일일 것입니다.”

해진과 해보는 유가 형제에게 감사 인사를 한 다음, 밤새 본채로 돌아갔다. 송강이 물었다.

“자네들, 뭔가 소식 들은 것이 있는가?”

해진과 해보는 유가 형제가 한 말을 자세히 전했다. 송강은 깜짝 놀라, 군사 오용을 불러 상의했다. 얘기하고 있는 보고가 들어왔다.

“단경주와 석용이 백승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백승은 노선봉과 함께 길을 잃은 사람이다. 그가 왔다면 필시 뭔 일이 있는 것이다.”

즉시 세 사람을 불러오게 했다. 단경주가 먼저 말했다.

“제가 석용과 함께 높은 산에 올라가 골짜기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한 산정에서 담요로 싼 무언가가 굴러내려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산 밑으로 달려가 보았더니, 담요를 똘똘 뭉쳐 놓고 새끼줄로 단단히 묶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나무 아래에서 풀어 보았더니, 안에 백승이 들어 있었습니다.”

백승이 말했다.

“노두령과 우리 형제들 13명이 한창 싸우다 보니 하늘이 캄캄해졌는데, 햇빛도 없어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사람들 말소리와 말 울음소리가 들려, 노두령이 그곳으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위험한 곳인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방이 모두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빠져나올 방법이 없고, 식량도 없어 사람이나 말이 모두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두령이 저를 담요에 싸서 밑으로 굴러 보내 길을 찾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석용와 단경주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형님! 빨리 구원병을 보내 주십시오. 늦으면 모두 죽고 말 것입니다.”

송강은 밤새 군마를 일으켜, 해진과 해보를 길잡이로 삼아 큰 잣나무가 있는 청석욕 입구를 찾으러 나섰다. 마보군병에게 명을 내려, 죽을힘을 다해 싸워서 계곡 입구를 열어야 한다고 하였다. 날이 밝을 무렵 멀리 산 앞에 과연 우산처럼 생긴 큰 잣나무 두 그루가 보였다. 해진과 해보는 군마를 이끌고 산 앞으로 달려갔다.

청석욕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하통군이 군마를 벌리자, 두 아우가 다투어 출전했다. 송강군은 계곡 입구를 빼앗기 위해 일제히 앞으로 돌격했다. 표자두 임충이 앞장서서 달려가 하탁과 맞붙었다. 교전한 지 단 두 합만에 임충이 쟁으로 하탁의 배를 찔러 말에서 떨어뜨렸다. 보군두령들은 마군두령이 먼저 적장을 죽이는 걸 보고 일제히 적진 속으로 돌진했다.


흑선풍 이규는 쌍도끼를 휘두르며 요군을 마구 베면서 돌진하고, 그 뒤에서는 혼세마왕 번서와 상문신 포욱이 항충과 이곤 및 많은 방패수들을 이끌고 요군 속으로 뛰어들었다. 돌진하던 이규는 하운과 마주치자, 도끼로 말다리를 찍었다. 말이 넘어지면서 하운이 말에서 떨어지자, 이규는 쌍도끼를 휘둘러 말과 사람을 한꺼번에 묵사발을 만들어 버렸다. 요군들이 하운을 구하러 달려들었지만, 번서와 포욱이 이끄는 방패수들에게 가로막혔다.

하통군은 두 아우가 죽는 걸 보자, 주문을 외면서 요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미친 듯한 바람이 크게 일어나고 땅에서는 구름이 피어오르는데, 산 위에서는 검고 어두운 기운이 내려와 계곡 입구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때 송군 속에서 공손승이 나와 말 위에서 보검을 빼어 들고 주문을 외면서 크게 소리쳤다.

“가라!”

그러자 사방에서 바람이 일어나 구름을 씻어 버리니 밝은 해가 다시 나타났다. 송나라 마보 삼군은 일제히 돌진하여 요군을 공격했다. 하통군은 요술이 풀려 버리고 송군이 무섭게 돌격해 오자, 말을 박차고 칼을 휘두르며 송군에 맞섰다. 그리하여 양군은 일제히 혼전을 벌이게 되었는데, 끝내 송군에게 밀린 요군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마군은 요군을 추격하고, 보군은 계곡 입구를 열었다. 원래 요군은 큰 바위를 첩첩히 쌓아 계곡 입구를 막아 놓았었다. 보군이 바위를 들어내고 청석욕 안으로 들어가자, 노준의는 송강의 군마를 온 것을 보고 부끄러워했다. 송강은 명을 내려, 요군을 추격하지 말고 독록산으로 회군하여 인마를 쉬게 하였다. 노준의는 송강을 보고 방성대곡하며 말했다.

“형님이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 아우는 몇 번이나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송강과 노준의는 오용·공손승과 함께 본채로 돌아왔다. 송강은 삼군에게 갑옷을 벗고 쉬게 하였다.

다음 날, 군사 오학구가 말했다.

“이 기회에 유주를 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주만 얻는다면, 요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손바닥에 침을 뱉는 것처럼 쉽게 이룰 수 있습니다.”

송강은 노준의 등 13명의 군마는 계주로 돌아가 쉬게 하고, 자신은 대군을 거느리고 독록산을 떠나 유주로 진격하였다.

한편, 하통군은 성중으로 퇴각했는데, 두 아우를 잃고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탐마가 와서 보고했다.

“송강의 군마가 유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요군들이 몹시 당황하여 성 위로 올라가 바라보니, 동북쪽에서는 한 떼의 붉은 깃발이 몰려오고, 서북쪽에서는 한 떼의 파란 깃발이 몰려오고 있었다. 보고를 받은 하통군은 크게 놀라 친히 성 위로 올라가 보았는데, 요나라 깃발임을 알아보고 크게 기뻐하였다. 붉은 깃발은 요나라의 부마 태진서경이 거느린 5천 군마였고, 파란 깃발은 이금오 대장이 거느린 군마였다.

이금오는 황문시랑 좌집금오 상장군으로 이름은 이집인데, 이금오라고 불렸다. 한나라 명장 이릉의 후손으로 금오(金吾) 작위를 세습하였으며, 웅주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1만의 군마를 거느리고 온 것이었다. 지난날에 송나라 국경을 침범한 것도 바로 이들 무리였는데, 요나라 군주가 성을 잃었다는 것을 듣고 도우러 온 것이었다.

하통군은 사람을 보내, 양로 군마는 성으로 들어오지 말고 산 뒤에 매복하고 있다가 아군이 성을 나가 송강의 군마와 싸울 때 좌우에서 협공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전하고 나서, 하통군은 군대를 거느리고 적을 맞이하러 유주성을 나갔다.

한편, 송강이 유주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오용이 말했다.

“만약 저들이 성문을 닫고 나오지 않으면 준비가 없는 것이고, 만약 병력을 이끌고 성을 나와 대적하면 필시 매복이 있는 것입니다. 아군은 세 갈래로 나누어 나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 갈래는 곧장 유주로 진격하여 적군을 맞이하여 싸우고, 두 갈래는 두 날개처럼 좌우에서 호위하게 하는 겁니다. 만약 매복군이 일어나면 그 두 갈래 군마가 대적하면 됩니다.”

송강은 관승으로 하여금 선찬·학사문과 함께 왼쪽을 맡게 하고, 호연작으로 하여금 단정규·위정국과 함께 오른쪽을 맡게 하였다. 각각 1만 명을 거느리고 산 뒤편 소로를 따라 천천히 가게 하고, 송강은 대군을 거느리고 곧장 유주로 진격하였다.

한편, 하통군은 병력을 이끌고 나오다가 송강의 군마와 마주쳤다. 양군이 대치하자, 임충이 출전하여 하통군과 교전하였다. 교전한 지 5합이 되지 않아 하통군은 말을 돌려 달아났다. 송강의 군마가 추격하자, 하통군은 병력을 두 갈래로 나누어 유주성으로 들어가지 않고 성을 돌아 달아났다. 오용이 말 위에서 소리쳤다.

“추격하지 마라!”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좌측에서는 태진부마가 튀어나왔는데 관승이 가로막았다. 우측에서는 이금오가 나왔는데, 또 호연작이 가로막았다. 각각 세 갈래의 군마가 맞붙어 크게 싸움을 벌려, 시체가 들판을 뒤덮고 흐르는 피가 강을 이루었다.

하통군은 요군이 이기지 못할 것을 알고 유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두 장수가 가로막고 달려들었다. 바로 화영과 진명이었다. 결사적으로 싸운 하통군은 서쪽으로 달아났는데, 거기서 또 쌍쟁장 동평을 만났다. 또 죽기 살기로 싸워 남문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주동을 만났다. 하통군은 더 이상 성으로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 큰길을 택해 북쪽을 향하여 달아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앞에서 진삼산 황신이 큰 칼을 휘두르며 하통군에게 달려들었다. 하통군이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에, 황신의 칼이 하통군의 말 머리를 베었다. 하통군은 말을 버리고 달아났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옆에서 두 명의 보군두령 양웅과 석수가 나타나 하통군을 쓰러뜨리고 배를 깔고 앉았다. 그때 송만이 쟁을 들고 달려와, 여러 사람들이 공을 다투다가 의기를 상할까 염려되어 아예 하통군을 쟁으로 찔러 죽여 버렸다.

요군들은 이미 자신들이 패했음을 알고 각자 흩어져 달아났다. 태진부마는, 하통군 부대의 수자기(帥字旗)가 넘어지고 군사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알고 홍기부대를 이끌고 산 뒤편으로 돌아 달아났다. 이금오도 한창 싸우다가 홍기부대가 보이지 않자, 더 이상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청기부대를 이끌고 산 뒤편으로 퇴각하고 말았다.

송강은 세 갈래 군마가 모두 달아나자, 대군을 이끌고 유주성으로 달려 들어갔다. 크게 소란을 피울 것도 없이 일고(一鼓)에 성을 점령하였다. 송강은 유주성 안에 삼군을 주둔시키고, 방을 내걸어 백성을 안정시켰다. 즉시 사람을 단주로 보내 승첩을 보고하는 한편, 조추밀로 하여금 병력을 계주로 이동하여 지키게 하였다.

그리고 수군두령들은 배들을 모두 유주로 끌고 와서 대기하게 하고, 부선봉 노준의는 패주로 가서 지키게 하였다. 이리하여 네 개의 큰 군(郡)을 얻게 되자, 조안무는 크게 기뻐하면서 한편으로 조정에 표문을 올려 아뢰고 다른 한편으로 계주와 패주에도 승첩을 알렸다.

한편, 요나라 군주는 문무관원을 소집하였는데, 좌승상 유서패근, 우승상 태사 저견, 통군대장 등이었다. 요주가 말했다.

“지금 송강이 국경을 침범하여 네 개의 큰 군(郡)을 점령하였소. 조만간 필시 황성도 침범할 것이니, 연경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오. 하통군 형제 세 사람이 이미 죽었으니, 여러 문무대신들은 극가의 위급을 어떻게 할 것이오?”

도통군 올안광이 아뢰었다.

“주군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난날에 제가 몇 번이나 병력을 이끌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가로막혀 적의 세력만 키워 놓고 이렇게 큰 화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성지를 내려 신에게 군마를 맡겨주시면 송강을 사로잡고 빼앗긴 성들을 되찾겠습니다.”

요주는 칙령으로 황월백모(黃鉞白旄)와 주번조개(朱旛皂蓋) 등을 올안통군에게 내리며 말했다.

“금지옥엽이든 황친(皇親)·국척(國戚)이든 어떤 군마든 가리지 말고 경이 원하는 대로 선발하여 속히 진격하라!”

올안통군은 병부를 받고 교장으로 나가 장수들을 소집하여, 여러 곳의 군마들을 모두 불러들이라고 명하였다. 올안통군의 맏아들 올안연수가 연무정에 와서 아뢰었다.

“아버지께서 대군을 점검하실 동안, 소자는 맹장 몇 명을 데리고 가서 태진부마와 이금오장군의 군마를 한곳에 모아 먼저 유주로 가서 그 오랑캐 놈들을 팔분 정도 때려 부셔 놓겠습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서 오셔서 독 안에 든 자라를 잡듯이 일고에 송군을 청소해 버리십시오. 아버지의 뜻은 어떠신지요?”

올안통군이 말했다.

“우리 아들의 말이 옳구나. 너에게 날랜 기병 5천과 정병 2만을 주어 선봉으로 삼을 테니, 태진부마와 이금오의 부대와 합쳐 진격해라. 승전하게 되면 빨리 보고하도록 해라.”

소장군은 명을 받고 삼군을 점검하여 유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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